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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이앙기와 트랙터를 예약하고, 제초매트를 자르다_210420 el veinte de abril el martes_двадцать апрель вторник

졸린 눈을 비비고, 5월 13일(목) 써레질을 위한 트랙터와 20일 모내기를 위한 이앙기를 예약했다. 모내기를 20일에 할 것인가 21일에 할 것인가만 결정하면 된다. 써레질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21일이 좋은데 몸이 너무 고달플 것이다. 흙을 퍼 날라야 하기 때문이다. 써레질을 하고 논을 오래 방치하면 흙이 단단해져 모내기가 어렵다는 말은 믿기 어렵다. 물이 채워져 있으니 수렁에 가깝기 때문이다. 써레질을 하고 5일 이내에 우렁이를 넣으라는 말은 아직 확신이 서지 않는다. 5일 이내에 우렁이를 넣었어도 풀은 자랐기 때문이다. 13일에 써레질을 하고, 모내기를 끝낸 20일에 우렁이를 넣는다고 하더라도 7일이다. 일단 이렇게 하는 것으로 하자. 풀은 잡을 수 있을 때까지만 잡는다.

 

빈둥빈둥 공부를 하는데, 일 안 하고 no trabajar y estudiar 하는 공부라 훨씬 재미있다 muy interesante. 식물에 대한 공부다. 옥신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다이옥신이다. 제초제 2-4-D의 핵심 성분인데, 인체에도 큰 해를 끼쳐 사용이 금지되었다. 그러나 식물 호르몬 옥신은 없어서는 안 된다. 미량이지만 식물의 생장을 촉진하고, 너무 많으면 성장을 억제한다. 뿌리의 발근을 촉진하기도 하고, 꽃이 다 핀 사과나무에 뿌리면 더 이상의 꽃이 피지 않도록 해서 적당한 꽃과 열매가 맺도록 한다.

 

제초매트 절단 작업에 들어갔다. 청테이프가 없어서 다섯 장만 절단했다. 다리도 아픈데 잘 되었다. 청테이프 말고 좀 더 강력한 비닐 테이프를 찾아봐야겠다. 점심을 먹고 또 빈둥대며 공부를 했다. 식물은 그냥 외워야 한다. 이유를 알지 못한다. 열매가 성숙하고 숙성하는 과정에서 호흡의 변화가 없는 작물은 밀감류(귤, 오렌지, 레몬)와 딸포이(딸기, 포도, 오이). 호흡이 급격히 늘어나는 작물은 사과와 후숙 과일(바나나, 토마토, 참다래, 복숭아, 멜론, 자두).

 

테이프 작업이 필요없는 부직포를 꺼내서 10미터 단위로 절단을 한다. 한결 쉽다. 시멘트 바닥에서 칼질을 하다 보니 칼날이 한 번에 무뎌진다. 부직포 아래에 나무를 받치고 자르니 칼날도 상하지 않고 한 번에 절단이 된다. 6시까지 작업을 하고 마을 사람들과 금년 농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들 비싼 고추 모종을 심는다고 한다. 우리는 한 판에 15,000원이다. 약을 치고 키우는 것은 똑같다.

 

당조고추라는 품종이 있는데, 터키에서 본 거대한 고추다. 매운맛이 없고 고추 한 개로 밥 한 공기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다섯 포기만 사다가 심어 보기로 했다. 마늘은 볏짚을 깔지 않으면 냉해를 입어 죽는다고 한다. 수확 때까지 볏짚을 걷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

 

제초매트가 튼튼해서 좋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머니는 테이프 부치는 작업도 너무 힘들고, 올이 풀려 버려서 튼튼하지도 못하다고 반대하신다. 어느 말이 맞는지 역시 모르겠다. 규모를 줄이지 않는 한 혼자서 하는 작업은 무엇이든 힘에 부친다. 그러니 다 하려고 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까지, 재미있다고 느껴질 때까지만 한다. 오늘 총 4시간을 하고 났더니 너무 조금 일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다섯 시간은 일해야 한다.

 

30일만 지나면 잎을 따서 먹을 수 있다는 루꼴라의 파종 6일째 모습. 도라지와 바질이 2주가 지났는데도 싹이 트지 않는 것과 대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