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밥을 먹고 소파에 드러누워 그대로 잠이 들었다. 20분 만에 깨고 나니 개운해서 삼양동으로 올라왔다. 씨앗 네 봉다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내곡 저수지에 있는 친구분을 만나러 갔다. 화장실 공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의논하고 왔다. 근사한 집에 착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잠깐 쉬다가 정원으로 나갔다. 제일 먼저 두릅을 땄다. 톱을 들고 길게 자라서 손이 닿지 않는 나무를 전부 잘라서 편안하게 딸 수 있도록 했다. 잠깐 쉬다가 고양이가 사냥해 놓은 쥐새끼를 논에다 던져 버리고 원예용 상토흙을 하우스에 날라다 놓았다.
인터넷을 뒤져 씨앗 심는 법을 알아 보았지만 특별한 것은 없다. 제일 심기 쉬운 해바라기를 먼저 심고 나서 그 위에 더덕 씨앗을 뿌렸다. 해바라기가 클 때 더덕 줄기가 감고 올라가도록 배치했는데, 혹시 둘다 자라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된다.
잠깐 쉬다가 루꼴라를 두 줄로 세 이랑을 심었다. 다리가 아파서 너무 고통스러웠다. 시간이 너무 걸린다. 그래도 씨앗이 남아서 일단 보관해 두었다가 나중에 뿌리기로 했다. 나무 정원에 뿌려도 될 것이다.
잠깐 쉬다가 앞마당 배수로를 정리했다. 쪼그려 앉아서 씨앗 심는 것은 너무 고통스럽다. 괭이질도 장난이 아니었다. 괭이날이 시원찮다. 하우스에 가 보니 부러진 괭이 자루를 끼고 있는 새 괭이가 보인다. 장도리로 괭이 자루를 빼냈다. 다음 주에 가서 괭이 자루를 박아와야겠다.
다시 청경채를 심었다. 씨앗이 커서 그런지 금방 심었다.
나무 아래로 장소를 옮겨서 더덕 심을 준비를 했다. 나무를 둥그렇게 감싸도록 풀을 전부 뽑고 흙을 곱게 정리한 다음 호미로 살짝 원을 그어 놓고 그 위에 더덕 씨를 뿌렸다. 이렇게 뿌린 다음에 1년 후에 뽑아서 정식을 해도 좋다고 한다. 그럴 여유가 있을까 모르겠다. 그냥 놔둘 생각이다.
삽을 들고 밭으로 갔다. 맨홀이 일부 드러나 있었다. 흙과 돌을 채우고 주변에 비닐로 물을 유도해 놓았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없으나 물은 잘 빠질 것으로 기대한다.실제로 물이 고여있는 이랑은 없었다. 그러나 하루 종일 내린 비로 일부 이랑의 흙이 제법 쓸려 내렸왔다. 물턱을 만들어 흙이 덜 쓸려 내려오도록 조치는 했는데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참깨를 심고 나서 부직포를 덮어야 안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멘트 도로를 침범한 이랑을 파내어 흙은 마당으로 옮겨 낮은 곳을 메꾸는데 썼다. 두 수레를 하고 났더니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세차까지 끝마치고 나니 7시다. 5시간이 넘도록 일했다. 심어도 심어도 심어야 하는 심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