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음성에 다녀와서 잠깐 쉬다가 4시가 넘어서 밭으로 갔다. 마늘밭 비닐을 걷기 위해서다. 그리미가 열흘 전에 보고 마늘이 제대로 나지 않았다고 했는데, 비닐을 걷고 봤더니 정말로 한심한 상황이다. 20%만 싹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갈아엎고 싶은데, 어머니는 포기가 빠르시다. 나온 것이라도 거둬야 한다. 이중의 손실이다. 먹지 않고 상태가 제일 좋은 것들로 씨마늘을 했는데, 먹지도 못하고 싹도 나지 않은 것이다.
양파 쪽은 상태가 좋았다. 거의 대부분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 풀까지 뽑아주었다.
부직포와 비닐을 세 줄씩 걷어내고 여섯 시가 넘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vuelvo a mi casa.
어제저녁에 리코더를 부느라고 12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다. 2년 넘게 불었던 곡인데도 중간중간에 계속 실수를 한다. 녹화를 해 보지 않았으면 내 실력을 모를 뻔했다. 연습과 녹화를 병행해서 실력을 가늠해 봐야겠다.
공부를 좀 하다가 10시가 되어 밭으로 갔다. 어머니도 잠깐 일을 하시겠단다. 부직포를 걷으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했다. 부직포를 치고 걷느라 시간도 많이 걸리고 - 밭 500평에 부직포를 까는데 일주일은 꼬박 걸린다. 벗기는데도 일주일이 걸린다. 부직포를 사서 깔지 않으면 풀을 이기지 못하니 깔기는 해야 한다. 등산로나 산책로에 까는 두꺼운 부직포를 까는 것을 알아봐야겠다. 핀을 꽂고 빼느라 애쓰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신광 매트에 야자매트 제작 견적서를 의뢰했다. 총 200미터를 10미터와 5미터 단위로 주문해 봤다. 화성시에 있는 야자매트에 전화를 걸어 문의했더니 두께 35mm / 폭 60cm / 길이 10m의 야자매트가 65,000원이라고 한다. 개당 무게는 40kg이 조금 안된다. 비용은 65,000 x 20 = 1,300,000원. 헐, 엄청난 가격이다.
신광 매트에서는 91만 원의 견적서를 보내왔다. 매년 부직포를 교체하더라도 10년을 쓸 수 있는 돈이다. 그 대신에 깔고 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야자매트는 6년을 쓸 수 있고, 부직포는 대충 써도 3년은 쓸 수 있다. 비싸도 야자매트는 일이 쉽다. 어떻게 할까.
앞 밭의 권 선생이 약속대로 밭에다 비닐을 쳐서 우리 집으로 물이 흘러나가는 것을 예방하는 공사를 했다. 고맙다. 땅값을 물어봤더니 평당 20만 원이란다. 내가 알고 있던 가격과 5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 우리 논이 팔려도 사기 어렵겠다.
빈둥거리다가 5시가 다 되어 밭으로 갔다. 어머니가 핀을 다 빼놓으셔서 비닐을 걷어내기가 훨씬 쉬웠다. 내일까지 끝내려고 시작한 일을 오늘 다 끝냈다. 내일은 배수로를 복구하는 작업을 해야겠다. 호미로.
야외 샤워실에서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려니 힘들다. 하늘을 쳐다보는 여유를 부릴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