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위에 퇴비를 옮겨 실었다. 축분 퇴비 22포와 유박 퇴비 3포를 골고루 뿌려 놓았다. 일하는 방식이 차분해야 하는데, 이리저리 마구 힘을 쓴다. 퇴비 뿌려지는 것도 고르지가 않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천천히 차분하게 일했다. 아마도 빨리 뿌리고, 어제 못다 한 컨테이너 밭을 정리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항상 마음만 급하다.
세월아 네월아 천천히 작업을 했더니 훨씬 보기에도 좋고 일도 잘 마무리된다. 내년에 비료 받을 자리를 정리해 두어야 해서 남은 퇴비와 비료들을 한 쪽에 쌓아두는 작업까지 끝냈다. 10시 10분.
휴식도 취할 겸 선베드에 누워 빵과 물을 마시며 조용히 음악을 들었다. 썩 괜찮은 휴식. 콘테이너 밭으로 가서 해야 하는데 2장의 부직포와 2장의 비닐을 벗겨내어 정리해 두었다. 아직도 두 장을 더 정리해야 하는데, 일을 멈추고 읍내에 다녀왔다 (무안 c : 94).
정화조를 청소하면서 하수도도 같이 청소를 했다. 꽤 많은 모래와 이물질이 나왔다고 한다. 올해 김장할 때는 깨끗하게 배수가 잘 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는 매년 하수도 작업까지 해야 할 모양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런 배관들이 잘 돌아가면 좋은데, 막히거나 하면 마음이 쓰인다. 이렇게라도 작업을 해 놓으니 마음이 놓인다. 작업비 10만 원.
3시 반에 마늘 심기용 비닐을 사고, 금왕 농기계 임대센터에서 관리기를 빌려 왔다. 교육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농기계 교육을 받고 있었다. 교육을 받을 때는 정말 즐거웠는데, 막상 내가 기계를 가지고 일을 하니까 만만치 않았다. 부디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비닐과 부직포 두 장을 마저 걷어낸 다음에 관리기의 시동을 걸고 작업을 했다. 앞바퀴가 너무 높아서 제대로 갈아지지 않는다. 앞바퀴 높이를 너무 낮추었더니 너무 깊게 갈아진다. 적당한 높이는 알 수가 없다. 시동이 꺼졌다. 이런, 다시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센터에 전화를 걸었더니 작업 도중에 시동이 꺼지면 플러그가 젖어서 다시 시동을 걸려면 한참 동안 말려야 한단다. 30분 정도 엔진이 완전히 식을 정도로. 결국 팔 운동만 하다가 기계를 세워두고 샤워를 했다.
기계. 아,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