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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농사일은 정리정돈이 우선이다_201007 el siete de octubre el miércoles_Семь Среда

어제 시험 가동을 했는데, 오늘 hoy 아침에 또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열을 낸다고 될 일이 아니라 햇볕에 sol 두고 다른 일을 잠깐 했다. 다시 시동을 켰더니 돌아간다. 줄이 꼬인듯 하여 돌리고 났더니 훨씬 더 잘 된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기계는 민감하다.

 

정원의 풀을 베고, 하우스 창고 앞의 풀을 베고, 쥐똥나무 앞의 풀을 베는데 또 말벌이 날아 오른다. 도망쳤다. 마당을 한 번 더 베어내고, 밭으로 가서 아로니아 나무 옆과 동쪽 밭둑의 풀을 베었다. 11시가 넘어서야 작업이 끝났다. 부리나케 씻고 어머니를 모시고 권외과에 내려 드리고 스크린 골프장. 간신히 만원에 성공. 무안 c 95. 개판이다.

 

오후 작업은 고구마 캐기다. 동생과 누나가 고구마는 열심히 캤는데, 사전 작업을 엉터리로 해서 일이 꼬였다. 먼저 고구마 순을 제거하고, 부직포를 걷고, 비닐을 벗긴 다음에 고구마를 캤어야 하는데, 고구마만 캤다. 뒷감당을 해야 할 모양이다. 농사일은 항상 정리정돈을 한다는 기분으로 해야 한다. 일도 많은데 정리정돈까지 하려니 매우 피곤하다. 일을 멈추고 정리정돈을 할 수는 없으니, 정리정돈을 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 정리정돈이 우선이다.

 

아직 두 개의 이랑이 남아 있어서 고구마 순을 걷어 내는데, 장난이 아니다. 헐떡헐떡 숨을 쉬다가 금방 지쳐 버렸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천천히, 천천히. 간신히 안정을 찾았다. 해가 정말 짧아졌다. 6시 반인데 깜깜해져 버린다. 벗겨진 비닐을 정리하고 부직포를 갠 다음에 고구마 이랑 하나의 나머지 부분을 캤다. 일단 흙이 딱딱하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벌레들이 제대로 밭을 갈지 않아서 그런 것인가 보다. 고구마는 엄청 크고 길게 자라서 상품성 완전 제로다. 세 바구니의 고구마를 캔 것으로 만족하고 돌아섰다.

 

지지대 쉼터의 은행나무와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