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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논에는 물장화를 신고 들어 가리라_201005 el cinco de octubre el lunes_пять понедельник

일을 하러 나가려는데 서늘하다. 옷을 여름이나 똑같이 든든하게 입고 논으로 갔다. 벼는 잘 익어가고 있다. 보기에 물도 잘 마르고 있다. 흑미 논의 피사리를 몇 개 한 다음에 메벼 논의 피사리도 했다. 대체로 괜찮은데 중간중간에 물이 고인 곳이 있다. 배수로 쪽은 바짝 말라 있는 것을 보면 배수로 쪽으로 물이 흐르지는 않는 모양이다. 물길을 잡아줘야겠다. 내일.

 

조심조심 빠지지 않게 하려는데도 조금만 덜 마른 곳에서는 발이 푹푹 빠진다. 낫으로 논바닥을 밀면서 간신히 빠져나오고는 했다. 메벼 논은 포기하고 찰벼 논으로 갔다. 이쪽도 대충 비슷하다. 그래도 두 아름 정도의 피를 뽑아내었다. 장화가 진흙에 더럽혀지고 작업복도 더러워져서 냇물에 씻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가 삶아 놓으신 콩을 들고 반장댁으로 갔더니 예전에 담배 말리던 창고에서 청국장을 띄워주겠단다. 믿고 맡겨두고 왔다. 동생이 등심을 사 가지고 와서 소주 한 잔에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반주도 가볍게 한 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