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칡덩굴의 병참기지를 제압해야 한다_200603 las tres de junio_el miércoles

용인에서 친구가 농활을 위해 온다고 한다 mi amigo va a venir. 오늘 hoy 아침부터 재활용품 정리하고 어머니가 집안 정리하신 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모양이다. 고마운 일이다 Gracias. 내친김에 다른 친구들도 오라고 초청장을 보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오전 작업은 밭 작업이다. 어제는 너무 왔다 갔다 ir y venir 해서 괴로웠다. 오늘은 hoy 그러지 말자고 결심했다. 제대로 챙겨나간 모양이다. 11시가 once 다 되도록 작업을 했지만 집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no voy a mi casa. 역시 정리정돈의 힘.

 

어젯밤에 비가 내려 제법 시원하다. 7시 반인데 해도 sol 뜨지 않고 시원하다. 밭둑을 넘어서 경계에 있는 산까지 전부 예초기로 밀어버렸다. 칡덩굴을 미리 제거하지 않으면 우리 밭까지 내려와서 뿌리를 내린다. 작년에 당했다. 환삼덩굴과 가시나무까지 밭을 조금씩 조금씩 점령해 온다. 일단 침입이 시작되면 막지 못한다. 저들의 병참 기지인 산을 제압하지 못하면 말단에서 그들과 싸우는 것은 너무 힘겹다. 올해 벌써 두 번째 작업이다.

 

내친김에 포장 농로 반대쪽의 풀도 예초작업을 했다.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널찍한 포장 농로가 좁아 보여서 자꾸만 우리 밭이랑으로 차를 몬다. 내가 사용하는 길도 아닌데도 내 땅을 길 내라고 내줘야 하는 것이 시골의 도로 상황이다.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다른 사람들의 통행을 위해서 도로관리까지 해 줘야 한다. 어디서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 나 또한 다른 사람 소유의 땅에 난 농업용 도로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고맙게 여겨야겠다.

 

부직포 덮기. 거의 마지막 작업을 한다. 어머니께서 madre 몇 줄의 이랑을 해 놓으셔서 그나마 이 정도로 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내일 아침에 마지막으로 정리 작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고추밭에 탄저병과 진딧물 약을 쳐야 한다.

 

점심을 먹고 almuerzo 일 보러 run some errands 어머니를 모시고 농협에 가서 고추에 뿌릴 진딧물, 탄저병, 벌레 약 3통(33,500원)과 예초기 날 3개(10,500원)를 샀다 yo compro. 어머니를 madre 물리치료실에 내려 드리고 농협에 들러 술과 cerveza 음료수 bebida (10,500원)를 구매한 comprar 뒤 대신 택배에 들려 수중펌프를 반품하였다. 다시 읍사무소에 들려 우렁이 종패 지원 신청서를 제출하고 은행에 들러 통장을 재발급받았다. 지원사업은 전체 금액을 업체에 지불한 뒤에 지원금을 나중에 환급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하여 아무래도 다시 한번 은행을 방문해야 tengo que visitar 하는 모양이다.

 

용인 사는 친구가 왔다 mi amigo  va a venir. 옛날 이야기를 하면 한참을 떠들다가 5시 반에 son las cinco y media 일하러 나섰다 voy a trabajar. 먼저 부직포를 3 등분해서 싣고, 별도로 4개의 부직포를 실어 날랐다. 일은 착착 진행되었다. 친구가 개울에 떨어지는 바람에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흙이 많이 쌓여 있어서 다치지 않았다. 혼자 했으면 찔찔 매고 이틀은 했어야 하는 일을 90분 만에 해치웠다. 그것도 두 번이나 쉬면서. 두 사람은 한 사람에 비해 3배 이상의 효율을 주는 것이 틀림없다.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como. 친구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bebemos cerveza 기울이니 술도 취하지 않는다. 10시가 넘어 술자리는 끝내고 음료수와 bebida 물을 agua mineral 들고 내 방으로 들어가서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새벽 2시가 넘어서 밤하늘을 보며 첫 더위를 식히고 나서 잠자리에 들었다. 역시 친구는 좋은 것이다 amigo es muy bien.

 

애플민트도 기대가 크다. 풀들과 싸워 이겨낼 뿐만 아니라 번식력도 엄청나게 강하다. 아직 칵테일 말고는 활용법을 알지 못하지만 정원의 풀을 애플민트가 정리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방향제로 차에 실어놔볼까. 어떻게. 검색을 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