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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비바람 속을 헤쳐 나가다_200420 las veinte de abril_el lunes

건전지를 끼운 라디오를 싣고 부천을 출발했다. 바람이 viento 장난 아니게 분다. 전기자전거가 아니라면 이런 환경에서의 속도는 시속 10km도 나지 않았을 것이다. 전화 통화도 불가능할 지경이지만 강유원의 칸트 강의는 귀에 쏙쏙 들어온다. 그렇다고 칸트를 읽을 수는 없을 것이다. 시도는 해 봐야겠지. 한 10년 이상 꾸준히 하면 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군. 

농원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쉬다가 참깨를 심으러 나갔다. 비닐을 가지고 가서 고라니가 망쳐놓은 멀칭 mulching 비닐을 수선했다. 열을 내지 않고 침착하게. 벌써 무릎이 아프다.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지만 비가 내리고 있다. 습기로 축축하다. 비가 그치자 바람이 몹시 분다 hace mucho viento. 그 바람을 이기고 짧지만 8개의 ocho 이랑에 참깨를 심었다. 

한 구멍에 참깨 씨앗 3개를 심을까 5개를 cinco 심을까 고민하다가 4개를 cuatro 심기로 했다. 3개 이상 싹이 나면 뽑아내야 하고 나지 않으면 심어야 한다. 그 과정을 조금이라도 un poco 없애기 위해 4개를 심기로 했다. 

날도 춥고 hace frio 해서 그만 심고 들어가자 했는데 마늘밭에 풀이 눈에 들어온다. 금방 할 듯하다. 몸이 피로할 때 눈은 더 여유가 있다. 금방 할 수 있어. 꼬신다. 그래서 시작했다. 거의 한 시간을 일했다. 중간에 추위를 tener frio 무릅쓰고 쉬어야 했다. 휴식은  decansar 일할 체력을 제공한다. 

4시간을 넘게 비와 바람 viento 속에서 꿋꿋이 일했다 trabajar. 그래서 허리와 무릎이 아프다. 엉덩이 근육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