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이슬비가 내려 어제 심은 배추들은 잘 자리를 잡을 것이다. 8시에 배추밭으로 갔다. 괜히 선풍기를 틀고 잤더니 깊은 잠을 들지 못해 몸이 무겁다. 어제는 아침 9시 반부터 12시 반까지 오후 3시 반부터 7시 반까지 무려 6시간을 일했다. 12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다. 커피와 복숭아로 아침을 먹고 밭으로 갔다.
맨 마지막 줄은 도로에 인접한 곳이다. 배추를 뽑아 나르는 것을 고려해서 이곳에 배추를 심었다. 지나가는 차량들로 인해 배추에 먼지가 앉기는 하겠지만 겉잎을 모두 제거해야 하니 괜찮으리라. 문제는 개미굴이다. 작은 불개미 굴이 끊임없이 나온다. 안그래도 참깨 밑동을 뽑아내느라 일이 더딘데 개미의 습격이라니. 이리저리 피해다니며 작업을 했어도 어떻게 올라왔는지 한 마리 불개미가 오른 팔을 물고 있다. 얼른 털어내었다. 두 군데가 가렵다. 다행이도 지독한 녀석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샤워를 하고 약을 바르니 가라앉는다.
총 380개의 모종 중에서 320개를 심고 60개는 이웃집에 가져다 드렸다. 엔지니어 출신인 분이라 집안 고치는 것을 취미로 하신다.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도 혼자서 척척 일을 잘 해 내신다. 이런 기술자들을 만나면 무척 부럽다.
(9/27) 이틀 동안 애쓰고 심은 배추 모종은 죽었다. 어머니와 외삼촌이 시장에서 두 판을 사다가 다시 심으셨다. 벌레를 퇴치하기 위해 농약을 한 차례 뿌렸는데, 다행이도 잘 자라고 있다. 이웃집에 나눠 준 배추 모종은 물을 주고 심어서 잘 살았다고 한다. 눈물 나는 일인데, 워낙 흔한 일이라 그러려니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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