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을 글로 정리하지 않으니 방만해진다. 글의 힘이 무섭다.
조국 장관의 번외경기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짜장면이 한식인가 중식인가라는 문제가 대두되었다 한다. 중화요리라는 범주에 있는 한국음식이다. 대한민국의 권력자들이 죄없는 조국 장관 일가에 달라붙어 정치 생명을 걸고 있다. 희대의 마녀사냥이다. 반드시 이겨내어야 한국 민주주의가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 피로하지만 지치지 말고 천천히 가자. 내년 총선까지 가 보자.
조국 장관의 건투를 빌면서 밭둑의 풀을 베러 나갈 준비를 했다. 휘발유를 가지러 창고로 가는데, 하우스 문이 떨어져 있다. 문 고정 너트 하나가 빠져있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 보아도 볼트는 보이지 않는다. 일단 휘발유를 한 병 채워서 예초기 옆에 가져다 두고 창고를 네 번 왔다갔다 하면서 맞는 볼트를 찾아 끼워 넣었다. 이런 일은 아버지가 하셨을텐데, 이제는 전부 나의 일이다.
낫으로 밭둑의 풀을 정리하고 예초기를 돌렸다. 제초 매트 두 군데가 예초기에 잘려 떨어져 나간다. 그 떄마다 내 입에서 비명소리가 흘러 나온다. 밭둑을 베다 보니 아로니아 나무의 풀이 보이고, 파밭의 풀이 보이고, 아카시아에 늘어진 칡덩굴과 환삼덩굴이 보인다. 계속해서 풀을 베어야 한다. 결국 12시 반이 넘어서 일을 멈췄다. 멈추지 않으면 지칠 것이다. 제초제를 뿌려서 깨끗하게 정리된 논과 밭을 바라보는 농부의 마음이 얼마나 즐거울까. 풀을 베다 지쳐서 제초제를 그리워한다. 농약과 제초제를 그리워하는 순간 내가 꿈꾸던 농사는 아니다. 낫과 예초기로 정리해 놓은 밭도 보기에 참 좋다. 힘이 들어서 그렇지.
막걸리에 점심을 먹고 이금주 장구 장단에 다시 도전한다. 금방 될 듯 하던 장단은 오랜 시간 쉬었더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익혀야 한다. 왼쪽 견갑골이 힘들어서 휘모리 타법의 진전이 없기도 마찬가지다. 오후일 하러 가야 하는데, 팔이 후들거린다.
미광전기에서 사람이 왔다. 보일러실 쪽에 불안하게 끝마친 공사를 완벽하게 해 주고 갔다. 저녁에 공사비로 30만원을 입금해 주었다. 서로에게 고마운 일이다. 이제 한 여름에 전기가 나가서 놀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온수기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해야겠다. 전기를 먹는 주범이다.
밭으로 가서 아로니아 나무에 붙어있는 잡초들을 제거했다. 기분이 좋다. 다시 예초기를 돌려 나머지 풀을 베었다. 호박 덩굴이 늘어진 곳에서 멈추었다. 호박이 상한다. 풀과 칡덩굴과 환삼덩굴과 호박덩굴이 한데 뒤엉켜 장관을 이루고 있다. 어찌할까. 대충 깨작거리다가 자리를 떴다. 밭 주변에 풀이 돋아난 곳을 정리했다. 어머니가 고추 묶은 끈을 정리하고 가신 뒤에 남은 고추 지지대를 뽑아서 제자리에 옮겨 놓았다. 어깨도 아프고 해도 진다.
오늘 하루도 자연 속에서 욕심없이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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