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비가 갑자기 내려서 논둑을 밟고 쥐똥나무를 베다_190618 вторник

밤새 비가 내렸다. 예고 없이 하루 빨리 비가 내렸다. 시원해서 좋았다. 오늘 아침 계획은 마늘을 캐는 것이었는데, 어쩔 수 없이 일을 뒤로 미루고 논둑을 보러 나갔다. 다행이 논둑은 이상이 없었다. 지난 주말 동안에 펌프를 꺼두어서 물이 줄어 어떻게 해야 할까 망설였는데, 하늘이 그냥 해결해 줘 버린다. 물이 많은 상태에서는 너무 심하게 논둑을 밟을 수 없다. 가볍게 가볍게 새지 않도록 밟아주었다.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무릎도 퍽퍽하다.


점심을 먹고 음성에 다녀오면서 웃거름으로 요소 비료 4포를 사왔다. 7마지기의 논에 3포를 뿌리고 한 포는 밭에 쓸 수도 있으니 미리 사다 놓았다.


어제 오후에 뿌린 난황유는 밤새 내린 비로 흔적도 없이 논으로 흩어져 버렸다. 기름이니 쉽게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논가에 잘 자리잡고 있어야 물바구미에 효과가 있을텐데. 다음 주에 상황을 봐서 한 번 더 뿌려야 할 모양이다. 난황유를 뿌리는 적기는 우렁이를 넣은 직후라고 들었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모가 뿌리를 잘 내리고 있어서 올해는 그냥 넘어갈 생각을 했으나 갈수록 상태가 좋지 않아지기에 늦게라도 뿌린 것이다. 잘 이겨내기를 바란다.


비가 내릴 듯 말듯 계속 왔다갔다 해서 마늘을 캘 수는 없고, 예초기를 둘러메고 쥐똥나무 가지치기와 풀베기를 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예초기를 돌리는데 쌩쌩 잘 돌아간다. 2주 전까지 쥐똥나무에 꽃이 피어 있어서 꿀벌들에게 좋은 먹이가 되었다. 이제는 정리를 해야 한다.


쉬엄쉬엄 작업을 하는데도 예초기는 역시 힘들다. 좀 더 가벼우면 좋겠다. 8시가 넘어서 일을 멈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