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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쥐똥나무를 베고 마늘을 캐다_190619 среда

날이 계속 흐리다. 비가 내릴 듯 말듯 하다. 마늘도 캘 수 없고, 비료도 뿌릴 수 없다. 쥐똥나무 가지치기를 한다. 판자집을 지으면서 울타리는 하지 않아도 되지만 나무를 심어서 경계를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탱자나무를 할 수는 없고, 쥐똥나무가 튼튼하게 잘 자란다는 말을 듣고 사다가 심었다. 너무 많이 심은 모양이다. 15년이 흐르니 아주 빽빽하게 벽을 만들어 준 것까지는 좋은데, 왕성하게 자라다보니 매년 두 번씩 가지치기를 해 주지 않으면 집을 덮을 듯이 자란다. 대단하다. 꽃도 피고 울타리로서의 기능도 훌륭하지만 일 년에 두 번 이상 주인들을 괴롭히니 점점 짐이 되고 있다. 아, 어쩌런 말이냐.


천천히 천천히 쥐똥나무를 베었다. 베다가 지쳐서 쉬었다. 쉬다가 자귀나무 꽃이 예쁘게 핀 것을 봤다. 창고에서 톱을 가져다가 태양광 패널에 걸린 가지들을 베었다. 이웃집 아주머니가 잘려진 가지에 붙어있는 꽃을 가져가시겠단다. 꽃을 따 드리면서 향기를 맡으니 어라 옅은 화장품 냄새가 난다. 독하면 좋지 않을텐데 옅은 향기가 좋았다.



점심을 먹고 12시 20분에 집을 나서서 대소에 있는 수영장(бассейн 바씨인)으로 갔다. 어머니는 50분 동안 열심히 걸으셨다. 중간에 발이 저리시다며 한참을 주무르기는 했어도 물 속에서 계속 걷기 운동을 하셨다. 킥판을 잡고 수영을 해 보고 싶으시단다. 그러시라고 했다. 일단 이번 주는 걷기를 계속하고 다음 주부터 수영도 해 보실 수 있도록 해야겠다. 재미있게 하시니 나도 좋다. 7월에는 자유수영을 한 달 끊어야겠다. 대기 중에서 걷기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물 속에서 허리, 척추,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고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일이라 여겨진다.



집에 와서 쉬다가 4시가 다 되어 마늘을 캐러 나갔다. 부모님은 벌써 시작하셨다. 쉬엄쉬엄 캐 나간다. 작년까지 제대로 마늘이 나오지 않아 헛 힘만 썼는데, 올해는 모든 파종한 마늘에서 마늘이 나온 모양이다. 95% 수확을 거둔 것이다. 작은 것도 많지만 기대한 것처럼 커다랗게 자란 마늘도 많았다. 이제야 마늘 농사를 짓는 방법을 알게 된 모양이다.


먼저 좋은 씨마늘을 한 접 정도 사서 우리가 채종한 씨마늘 두 접과 함께 준비하고, 작년에 이어서 똑같은 밭에 퇴비를 충분히 주고 마늘을 심는다. 겨울이 오기 전까지 뿌리를 충분히 내릴 수 있게 하고, 겨우내 보온을 잘 해 준다. 제대로 성장하는 봄에는 풀을 한 번 잘 메주고, 봄 가뭄이 들면 호스로라도 물을 끌어다가 물을 충분히 줘야 한다. 비가 내리지 않는 상태를 열흘을 넘겨서는 안된다. 마늘을 심을 때11월 초를 넘기지 않고 심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벼베기가 10월 말까지 끝나야 한다.


수레 한 가득 마늘을 실어다 하우스에 널어놓고 너무 배가 고파서 떡을 몇 조각 먹은 다음에 논으로 갔다. 물이 많이 빠져 있었다. 찰벼 논에는 기름기가 느껴지는데 메벼 논에는 기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펌프를 돌려 물을 대면서 논둑을 한 바퀴 돌며 밟아 주었다.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가볍게 밟았다. 그래도 땀이 날 정도로 힘이 든다. 오전에 예초기 돌리고 쪼그리고 앉아 마늘을 캔 다음 다시 논둑밟기를 하는 험난한 여정이 몸을 힘들게 했을 것이다. 대략 7시간 정도 일했다.


감기 기운도 있고 해서 술을 마시지 않고 마스크를 쓰고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