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각은 새벽 2시 30분이다. 15분 전에 깨어 세수를 하고 정신을 차려 봤다. 차려진다. 새벽 3, 4시면 눈이 떠져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뉴스 보다가 4시나 5시면 아침 먹고 일하러 나간다는 농부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그러시냐고 물었다.
"잘 것 다 잔다"
보통 오후 5시부터 저녁 겸 술 한 잔 하고 8시 전에 잠이 들면 6, 7시간은 푹 잠이 든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도 실행에 옮기기는 힘들었는데, 어제 저녁 보건소에 들러 두 분의 기침 감기약을 가져와서는 우주신이 보내 준 양자역학(non-relativistic qunatum mechanics) 강의를 들었다. 당연히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갑자기 잠이 쏟아졌다. 어제 밤에도 잠을 설치고 아침부터 설치고 돌아다녔더니 피로가 쌓인 모양이다. 그래서 침대에 누웠고, 2시 15분에 잠이 깬 것이다.
오늘은 관리기를 빌려서 체인 크레인으로 내려 볼 생각이다. 잘 내려서 마늘밭을 갈 계획이다. 지금보다 두 배 정도의 면적에 마늘을 심고 싶은데, 밭의 여건이 잘 나오지 않는다. 일단 올해는 이 정도로 하고 내년에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들깨 타작을 손쉽게 하려고 타작기계를 빌리려 했더니 관내 12대가 넘는 타작기가 11월 중순까지 모두 임대 상태다. 내년에는 좀 더 일찍 서둘러서 기계를 빌려야겠다. 내친 김에 찬찬히 임대기계를 살펴 봤더니 들깨 수확기라는 것이 있다. 임대료가 6만원으로 비싸고 별도의 끈까지 구매해서 사용하는데 일단 임대 신청을 해 놓았다. 기계로 수확하면 빠르고 좋은데, 들깨와 참깨는 밭에 떨어뜨리는 손실이 클 것이다. 올해 참깨의 경우, 절반은 어머니와 나머지 절반은 동서와 효빈이가 함께 작업을 해서 겨우 벨 수 있었다. 이 기계를 사용하면 묶는 작업까지 할 수 있다고 하니 한 번 사용해 봐야겠다. 적어도 4명의 인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S기 퇴비 살포기라는 것이 있다. 하루 6만원인데, 업체에서 생산된 퇴비를 뿌리는 것이다. 봄에 퇴비를 뿌릴 때 보통 두 분과 함께 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기계를 빌려서 혼자서 작업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1인 파종기라는 것이 있어서 작은 씨앗도 파종할 수 있다. 하루 만 원. 콩 심을 때 사용하거나 참깨와 들깨 뿌릴 때 사용할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도깨비 방망이라는 것이 있는데, 참깨의 경우 너무 많이 나거나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실효성이 없다. 이것도 도깨비 방망이의 일종이겠지만 일단 사용해 봐야겠다.
트랙터에 부착해 사용하는 휴립피복기가 있다. 하루 6만원인데, 로터리를 친 밭에 두 개의 이랑을 내면서 동시에 비닐을 씌울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은 로터리를 치고, 배토기로 이랑을 내고, 관리기로 비닐을 씌우느라 시간과 일손이 많이 필요했다. 오후 4시에 로터리를 빌려서 밭을 간 다음에 다음 날 아침에 휴립피복기로 작업기계를 교체해서 이랑 만드는 것과 비닐씌우는 것을 동시에 해 봐야겠다. 문제는 이랑을 어떻게 하면 똑바로 잘 내는가이다. 내년에는 휴립피복기를 이용해서 작업을 해 봐야겠다. 1일차에 퇴비살포기를 빌려서 밭에 퇴비를 뿌리고, 2일차에 트랙터와 로터리를 빌려서 밭을 갈고, 3일차에 트랙터와 휴립피복기를 빌려서 이랑을 만들어 비닐을 씌우면 밭 만들기 작업을 사흘만에 끝낼 수 있다. 내년에는 첫 해이므로 상당한 수업료를 지불해야 할 것이지만 이후로 일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음악'을 다시 듣기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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