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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처가 농활단과 반딧불이 탐험대_180808 쓰리다

부모님을 부천에서 휴가를 즐기시게 하고 그리미와 함께 농원으로 내려왔다. 천재가 두 분을 모시고 스파게티도 해 드리고, 컴퓨터도 가르쳐 드리고, 보청기 회사에 다녀오는 등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드렸다 한다.


처가집 농활단이 내려 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매우 고마운 일이다. 매년 농활단이 내려오기를 학수고대했지만 기대에 그치고 말았다. 이번에는 동서가 적극 추진하여 여섯 명에 이르는 대규모 농활단이 꾸려졌다. 시골에 사는 보람이 느껴지고, 처가 농활단 모두에게 고맙다. 외로운 시골 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다.


윤영이가 좋아하는 캔디바 한 상자를 사서 싣고 오전 9시 반에 농원에 도착해서 청소도 하고 밥도 앉히고, 음식물의 위치도 확인한 다음에 부족한 물과 음료수, 맥주와 소주를 각 한 병씩 샀다. 오후 한 시가 되어 농활단 모두가 안전하게 내려오니 모두 여덟 명. 집안이 그득하다. 태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처남이 새우 커리와 소스를 얹어먹는 생선 튀김을 보내 와서 늦은 점심을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다. 에어컨 두 대를 돌리고 센베드에 누워서 쉬고, 참외도 깎아 먹었다. 






전체 일정을 의논하다가 오후에는 백야산 휴양림에 다녀와서 풀을 뽑고 아로니아를 따기로 했다. 해 기운이 좀 떨어지는 오후 4시에 출발. 휴양림에 4시 반에 도착했는데, 물놀이장은 5시에 끝난단다. 부리나케 효빈이와 윤영이가 옷을 갈아입고 노는데, 물은 미지근해도 깨끗하고 조용하고 사람이 적어서 좋았다. 5시가 다 되어갈 즈음에는 두 아이가 그 넓은 물놀이장을 전세 내고 놀고 있었다. 샤워장도 무료, 주차장도 무료라 좋았다. 휴양관과 야영장도 있는데, 비용은 알지 못한다. 내일은 월정사에 가기로 했는데, 이곳 물놀이장이 너무 시원하고 좋아서 내일도 이곳으로 오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 하나로마트에 들려 냉면 재료를 샀다. 칡냉면을 대신해 흑모밀냉면을 사고, 육수와 비빔장과 오이를 샀다. 빵을 살까 하다가 밥을 먹으면 되겠지 생각하고 그냥 온 것은 잘못이었다. 


새끼 고양이를 안아 본 효빈이는 너무 행복했다. 겁이 많은 윤영이도 두어 번 쓰다듬어 보았다. 즐거웠다.


여섯 시가 다 되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밭으로 갔다. 어른들은 김장 무우를 심을 밭에 비닐을 벗기고 풀을 뽑은 다음에 천막으로 덮어 두었다. 아이들은 잘 익은 아로니아를 따러 갔다. 첫 날 노동은 적응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천천히 했다. 사람 수가 워낙 많으니 일이 금방 끝났고, 좋은 성과를 보아 모두들 행복했다.








동서가 가져 온 기름기 좔좔 흐르는 삼겹살을 굽는데, 에어컨 2대, 냉장고 3대, 전기밥솥, 전기레인지, 전기주전자 등등을 돌리다 보니까 차단기가 떨어진다. 떨어진다. 떨어진다. 합계 다섯 번을 내려오고 나서야 전기가 안정이 되었다. 겁 많은 그리미는 불 나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 한다. 차단기가 떨어지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이야기했지만 소용이 없다. 30A 수준의 차단기가 너무 용량이 작아서 교체가 필요할 듯하다. 한전에 문의해 봐야겠다. 11시가 다 되도록 술과 고기를 먹었다. 기름기 많은 삼겹살이 고소하고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쉬다가 반딧불이를 찾아서 습지를 찾아갔다. 한 시간 여를 모기와 더위와 싸우며 다녀 왔는데 반딧불이는 만나지 못했다. 반딧불이 원정대는 실패다. 하늘에 별이 희미하다. 덥다. 다시 샤워를 해야겠다.  운동을 했는데도 너무 많이 먹고 마셔서 배가 더부룩하다. 간신히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