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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어머니, 아들과 함께 들깨를 심다_180710 프또르닉 вторник

잘 잤다. доброе утро 도브라예 우뜨라. 어제 밤에 풍물 연습을 하고 책을 좀 본 뒤에 12시를 넘기지 않고 잠을 잤더니 7시 반이 되어 잠을 깨었다. 어제 오후 늦게 커피 한 잔을 마신 것이 화근이 되어 새벽 4시경에 화장실에 가려고 잠을 깬 것이 수면의 질을 조금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잘 일어났다. 천재도 일찍 자고 잘 일어났다. 잠깐 한국사 공부를 하고 아침을 먹은 뒤에 운전연습을 나갔다. 비는 완전히 갰다.


두 시간 정도 연습을 하고 돌아와 쉬다가 음성에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 치과에 들렸더니 치료가 되지 않아서 발치를 해야 한단다. 그리 하기로 했다. 어머니 진료 받으신 권외과에 갔더니 디스크 초기 증상이니 일을 하지 마시고 쉬시면서 운동을 해서 근육을 유지해야 한단다. 계속 일을 하시면 허리가 굽고 통증이 점점 심하게 되며 수술을 받아도 효과가 없다고 한다. 역시 그리하기로 했다.


풋고추 몇 십 개 따 먹었는데 장마가 지나자마자 고추에 병이 돌았다. 장마 이전부터 고추 상태를 보니 나방이 구멍을 뻥뻥 뚫어 놓아서 일부 고추들은 비를 맞고 녹아내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잎까지 노랗게 물들기 시작한다. 농약상에 문의했더니 마치 의사처럼 진단을 내리고 처방을 한다. 어떤 권위까지 느껴진다. 내년부터 고추농사는 절대로 짓지 않는다. 쥐똥나무 언덕배기에 한 판만 심어서 풋고추나 따먹으련다. 어머니가 애써 길르신 고추 모종이니 약 열심히 주어서 마지막으로 키우련다.


좀 쉬다가 어머니와 아들과 함께 참깨밭에 들깨를 심으러 갔다. 대략 300평 남짓 되는 것으로 보인다. 참깨가 어깨 높이로 자란 둑의 옆에다 들깨 모종을 심는다. 다섯 시부터 일을 시작해서 8시가 되어 일을 끝냈다. 네 번을 쉬면서 음악도 듣고 이야기도 하며 일을 했더니 덜 힘들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쇠파리가 달려든다. 마지막 30분은 강낭콩을 뜯었다.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며 어머니가 좋아하신다. 어머니도 거의 3시간을 일하셨다. 음, 의사의 경고를 받은 지 세 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마지막 쉬는 시간에 아들과 선베드 이야기를 했다. 서서 일할 때는 의자에 앉아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밭 일은 대부분 쪼그려 앉아서 일하게 된다. 휴식을 취할 때 등과 허리와 무릎을 쭉 펴고 싶어진다. 의자로는 휴식을 완성할 수 없다. 선베드에 누워서 몸을 쭉 펴고 있으면 휴식 같은 휴식이 될 것이다. 처음으로 천재가 공감했다. 쪼그려 앉아서 일 해 보니 유용성이 있겠다고 한다.











검은 하늘을 바라보며 편안하게 샤워를 했다. 삼대가 함께 일한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