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와 함께 슬슬 농원으로 내려왔다. 일주일만이다. 안심하고 내려 올 수 있었던 것은 태풍이나 장마 모두 얌전하게 지나가 줘서 논둑도 논의 풀도 밭도 이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전 열 시경에 도착해서 그때부터 천재의 운전연수를 시작했다. 면허를 딴 지 2년이 넘었는데도 집중 연수를 받지 못해서 이번 주 사흘 동안 열심히 해 보기로 했다.
먼저 집 앞 이면 도로 3km 구간을 열 번 정도 왕복했다. 약간 자신감이 붙기에 왕복 2차선 도로로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점심을 먹고 쉬다가 2시부터 운전 연수를 나갔다. 다시 한 번 이면 도로를 2회 왕복하고 나서 이천 율면까지 가는 지방도로를 대여섯 번 왕복하면서 운행 속도를 높였다. 부천에서의 연습과는 달리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서 마음 편안하게 연습할 수 있었다.
총 다섯 시간에 걸쳐 220km의 연수를 끝내고 한 시간 정도 쉰 다음 참깨밭으로 나갔다. 스무 이랑 가까이 되는 참깨밭 중에서 모종을 심은 일곱 개 이랑 중 한 이랑과 씨앗을 심은 이랑 세 개에 철근을 박고 줄을 매었다. 모종을 한 참깨들은 벌써 꽃이 피었고, 씨앗으로 심은 참깨들은 이제 막 꽃을 피우려고 한다. 중간에 시원한 수박으로 참도 먹어 가면서 두 시간 반 만에 줄매기를 끝냈다. 내일 아침에 한 두 개 이랑만 줄을 매고 더 이상 매지 않기로 했다. 씨앗을 심어 올라온 참깨는 뿌리가 튼튼해서 줄을 매지 않아도 잘 버틴다고 한다. 잘 살펴 봐야겠다.
저녁을 먹고 향악당에 가서 꽹가리에 북놀이까지 공연연습을 땀을 쏟으며 했다. 안성에는 콩 벌레를 잡는 포집망을 설치하여 농약을 치지 않는다 한다. 두 개 정도 구입할 수 있는지 알아 봐 달라고 했다. 제대로 효과만 볼 수 있다면 메주콩 농사도 지을 수 있게 된다. 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하늘에는 구름이 많고, 새들은 자유롭게 노래하고, 사람은 여유롭게 일한다. 기억에 남을 7월의 하루다.
'사는이야기 > 농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탈이 없어서 천천히 일하는 농부다_180711 쓰리다 среда (0) | 2018.07.11 |
---|---|
어머니, 아들과 함께 들깨를 심다_180710 프또르닉 вторник (0) | 2018.07.10 |
논이라는 늪 속으로 깊이 빠져든다_180627 (0) | 2018.06.28 |
구슬 같은 달이 뜨고, 뿌리가 깊어졌다_180627 쓰리다 среда (0) | 2018.06.27 |
비 맞으며 장난질 하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_180626 프또르닉 вторник (0) | 2018.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