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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새송이버섯 간장초절임_180708 바스끄리씨예니예 Воскресенье

지금은 요리는 하지 않고 보조만 한다. 양파 까고, 양념 꺼내고 정리하고, 요리 도구 정리하고. 제주 맥주에서 제주 한 달 살기를 지원한다기에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내걸었던 공약은, 아내에게 한 달 내내 요리 해 주기. 억지로라도 요리를 한 달 가량 하게 되면 요리에 자신이 붙을 것이라 믿었는데, 이제 그럴 기회를 잃었다. 어떻게 할까_210122

 

이후로 한 번도 이 요리를 하지 않았다. 기대한 맛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매주 하기로 한 요리도 하지 않았다. 농사일에 지쳤다는 것은 핑계다. 요리가 힘들었기 때문이다_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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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놓은 새송이 버섯 8개가 있어서 이번 주의 요리로 초절임을 해 보기로 했다. 아주 간단한 요리였는데, 검색하고 어쩌고 하다 보면 하기 싫을 것 같아서 일단 새송이 버섯을 먼저 다듬었다.

 

다듬는 요령은 간단하다. 부서지기 쉬운 버섯이니까 수돗물을 틀어놓고 가볍게 손으로 문지르면서 대충 씻어서 채반에 받쳐 놓는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에 정수된 물을 한 바가지 받아서 전체를 한 번 헹궈냈다. 채반에 받쳐 물을 뺐다. 버섯이 매끄러워서 그런지 물이 잘 빠졌다.

 

물 빠진 버섯을 도마 위에 두 개씩 올려 놓은 다음에 가로로 절반을 자르고 다시 세로로 절반을 잘라 네 조각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에 칼의 두 세 배 두께로 슬라이스를 냈다. 예전에 음식점에서 먹은 새송이 초조림은 조금 작은 새송이를 통째로 슬라이스를 내어서 모양이 좋았지만 약간 컸다. 우리 새송이는 상당히 커서 일단 절반을 잘라내어 먹기에 좋은 크기로 만들었다. 슬라이스 된 새송이가 중간 크기의 채반에 가득하다.

 

그러고 나서 조리 방법을 검색해 봤다. 열 군데 정도의 사이트를 방문하고 나서야 초절임 레시피를 얻었다. 슬라이스 된 새송이를 그릇에 담고, 간장 식초물을 끓여서 부으면 된다. 간장 : 물 : 식초 : 설탕을 1 : 1 : 0.7 : 0.7로 넣어서 끓이고, 그 식초물을 그대로 버섯에 부으면 된다고 한다. 이 때 식초와 설탕은 취향에 따라 양을 조절하면 된다고 한다.

 

문제는 새송이 버섯 여덟개에 얼만큼의 식초물을 부어야 하는지가 나와 있지 않았다. 그래서 대충 물 두 국자 반, 간장 두 국자 반을 넣고 일단 끓였다. 물이 끓는 것을 보고 레인지 불을 끈 다음에 식초를 두 국자가 조금 안되게 넣고, 설탕은 한 국자 반을 넣었다. 잘 녹인 다음에 맛을 보았더니 식초는 충분한데 단맛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티스푼으로 세 개 정도 더 설탕을 넣었다. 그랬더니 적당했다.

 

완성된 뜨거운 식초물을 그대로 버섯에 부었다. 식초물에는 깐마늘 다섯 개도 넣었다 - 나중에 맛을 보았더니, 청양 고추로 매운 맛을 넣는 것이 좋지 않았나 싶다. 비린 내는 나지 않겠지만 마늘 향이 첨가되면 더 맛있을 것이다. 버섯은 반도 채 잠기지 않는다. 물이 부족해 보였지만 물을 붓고 잠시 두었더니 벌써 숨이 죽는다. 삼투압 때문에 버섯의 부피가 줄어든다. 아래 위의 버섯을 바꿔주었더니 완전히 잠기지는 않았지만 그런데로 잠긴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잠길 것이다.

 

그리미가 큰 그릇을 작은 그릇으로 바꾸라고 해서 다시 작은 그릇으로 옮겨 담아 놓았다. 삼십 분 정도 지나니 숨이 좀 더 죽기는 했지만 버섯이 완전히 물에 잠기지는 않는다.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아직 맛을 보지는 못했으나 맛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간장 식초물에 푹 잠기지 않아서 오래 두고 먹으면 흰곰팡이가 필지도 모른다. 얼른 먹는 것이 상책이다.

 

먹어 봤더니 단맛이 강한 듯 약한 듯 균형이 맞지 않는다. 고추 세 개를 손으로 뚝뚝 분질러 넣었다. 청양고추가 아니라 매운 맛인지 확신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