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Times의 서평이 단순하고 이런 것은 Roald Dahl이라면 좋아할 것임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Enjoyably bizarre! (인조이어블리 비자 ~ приятный причудливый 쁘리야뜨느이 쁘리츄들리브이)
말도 안되는 그의 허접한(쁘리츄들리브이 причудливый / 비자~ bizarre) 상상력 때문에 언제나 끝까지 읽게 된다. 풍부하지도 않고 오로지 허접하다. 권허접징악에 가깝다. 누군가에게 읽기를 권하는 것은 아니다. 허접한 것들을 즐기지 않는 귀족들은 알 수 없겠지만 선비는 허접한 언행의 소중한 무엇을 이해한다.
Last week, something very funny happened to the Gregg family. I am going to tell you about it as best I can. (The magic finger 7쪽)
풍요롭고 한가한 일요일 아침에 The magic finger와 THE Left를 같이 읽는다. 재미로. 대학생이었을 시절을 돌이켜 보던 여자친구들이 나를 평가하기를 '가정에 충실한 남자'가 될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고 한다. 개판이었으니까.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 나는 명예와 권력을 추구하지 않았고, 오로지 가족과 친구들과 민족과 세계인의 평화와 번영을 생각했었다. 그러다보니 엉망이었고, 한심한 외형에서는 어떤 미래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역사의 좌파는 '어지간히 훌륭한' 정도가 아니었다. 유럽에서 좌파는 끈덕지고 용감하게 민주주의의 토대를 닦았다. 좌파는 시민권의 경계를 일관되게 확장하면서 옛 체제(ancient regime)가 거부하는 민주권리를 요구하고 이미 획득한 민주주의의 성과를 제반 공격으로부터 지켜냈으며 훨씬 더 많은 권리를 포함시키도록 압박을 가했다." (THE Left 39~40쪽)
국정감사장에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김이수가 인사말을 하려고 할 때, 자유한국당 김진태가 국회에서 거부된 헌재소장이 권한대행이라는 말도 안되는 직위로 어떻게 국감에서 인사말을 할 수가 있느냐면서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력 반발한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까지 합세하여 결국 국감은 파행되고 만다. 문재인 대통령은 헌법재판관들이 만장일치로 선택한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삼권분립을 무시한 야당의 억지에 의해 모욕을 당한 것에 대해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사과를 했다.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힘내세요 김이수'가 올랐다. 정국은 어떻게 흘러갈까.
크게 보면, 파행 운영되는 국회와 검찰과 사법부에서 죄 지은만큼 처벌되는 적폐들로 2년은 흐를 것이다. 그 사이에 지자체 선거와 보궐선거가 이루어질텐데, 민심을 알 수는 없다. 전망해 보자면, 최저임금의 인상과 부동산 투기의 억제로 돈의 흐름이 좋아지기 때문에 경제가 살아날 것이므로 민심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삼성전자가 분기 최고실적인 영업이익 14조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재용은 감옥에 이건희는 병원에서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다.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시민은 시민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교만한 누군가가 심하게 판을 깨는 일만 없다면 촛불혁명의 미풍이 계속 불 것이다.
시민들과 자유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깨어있는 사람들의 노력은 정말 '어지간히 훌륭한' 정도를 넘어섰다. 한 예를 들자면, '엄마, 촛불시위에 참여하지 않으면, .. ... '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부동반으로 촛불시위에 참여했다는 목동의 개신교 신자 부부를 알고 있다. 촛불혁명이 그렇게 가능했다.
지구 위에서 사람이 하는 일은 대부분 스스로 허락 받았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면 얼토당토 않은 일인데,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힘은 강력해서 누구도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자연의 일부인 사람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모든 일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자연은 제각각 최선을 다해 자신만을 위해 산다고 본다면, 사람이 안락함과 즐거움을 위해서 하는 모든 행위는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허용된다. 자제하기가 쉽지 않다. 구계리의 거대한 논밭 속에서 한 줌 밖에 안되는 우리 땅에 농약이나 제초제가 뿌려지지 않은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각자의 생학 속에서 자기의 길을 갈 뿐이다.
"Don't shoot! Please don't shoot!
Why not? said one of the ducks. It was the one who wasn't holding a gun.
You are always shooting at us.
Oh, but that's not the same! said Mr. Gregg.
We are alloweded to shoot ducks!
Who allows you? asked the duck.
We allow each other, said Mr. Gregg.
Very nice, said the duck.
And now we are going to allow each other to shoot you."
(살아남은 오리들에게 포위당한 그렉 가족의 위기 중에서)
아주 짧고도 단순한 설정의 동화다. 학생에 대한 예의가 없는 못된 기숙학교의 선생님 때문에 see red(화가 나다) 하거나, 동물을 학대하면서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함부로 자연을 파괴하는 사람들을 보면 get cross(짜증이 나다) 되어서 tingle(따끔거리다, 들뜨다) 하는 the forefinger(검지 / thumb, fore finger, middle finger, ring finger or third finger, little finger)로 혼을 내주는 가진 여덟살 소녀의 이야기다. 그런데, 내 친구가 그렇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어쩔 수 없다. 훅 일어나는 소녀의 정의로운 울분 때문에 친구 집에서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진다. 아이들이 무섭고도 재미있게 읽었으면 좋겠다. Dahl은 영국 기숙학교의 끔찍한 추억에 복수하듯이 괴퍅한 선생들에 대한 편견을 절대로 거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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