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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일본여행

쇠고기 구이와 사케로 마음을 달래다_나고야 입성_170928 취띄예르그 Четверг

드디어 날이 밝았다. 그리미가 서두른 덕분에 7시 반에 출발했다. 차는 밀리지 않았고, 인천공항의 출국장에 가족들을 내려 드리고 장기주차장에 무사히 차를 세웠다. 짐을 잘 챙겨오신 아버님은 온몸에 걸치신 금붙이 덕분에 몸수색을 여러 차례 당하셨다. 멜빵과 혁대, 동전, 등산화의 금속 클립 등등. 어제 저녁은 어머님이 사신 간장게장으로 오늘 아침은 그리미가 준비한 시레기 된장국으로 아침을 먹었는데도 출국 카운터에 앉으니 배가 살짝 고프다.


팔순이 넘으신 두 분의 여행자 보험은 현장에서만 들 수 있다고 해서 인천공항 출국장의 보험사 데스크에서 잠깐 시간을 지체하였다. 모바일 체크인으로 모든 수속이 간단하게 끝나 버렸는데, 유독 보험하는 시간이 길었다. 사망이나 상해 보험만 가능하다고 한다. 두 분 보험료 합계 7,400원. 안내 책자 비용이 더 비싸 보였다.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에 어머니께서 츄러스트와 커피와 레몬쥬스를 사오셨다. 우주신이 아주 좋아한다. 비행기는 떴다가 잠시 떠 있다가 내렸다. 귀가 많이 아프셨다고 한다. 오랜만의 여행이시라 그렇다. 출입국 수속은 잘 해냈고, 도큐호텔 앞으로 가는 리무진 승차장도 금방 찾았다. 나고야 공항의 시스템이 훌륭했다. 공항 4층의 푸드코트에서 빵과 카레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했다. 10분 동안 강풍이 부는 버스정류장에서 리무진을 기다려야 했다. 만일 이런 바람이 계속된다면 여행은 완전히 망친 것이다. 어머니의 기침이 더 심해진 것처럼 느껴졌다.


다행이도 호텔은 도큐호텔 건너편에 있었고 수속은 간단해서 쉬실 수 있도록 했다. 뜨거운 물이 마시고 싶으셨는데, 호텔에서는 생수가 제공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물이 제공되지 않는 호텔도 있구나.








 

우주신이 자유 시간을 달라고 한다. 지금 이 순간부터다. 우주신을 보내고, 나도 잠시 외출을 했다. 지리도 익히고 저녁 식사 장소도 알아봐야했다. 호텔 앞의 정식집에서 식사를 해도 좋겠다 싶었으나 내일 아침에 또 이곳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재미가 없겠다 싶어서 오아시스 21 근처까지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넓은 공원에 사람이 적어서 걷기에 좋았다.


라멘집도 있고, 고기굽는 집도, 사케집도 있었다. 십분 정도를 걸어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 걱정은 되었다. 7시가 다 되어서 두 분과 함께 호텔을 나섰다. 무엇을 드셔야 할까. 어머니의 기침 때문에 뜨거운 국물이 필요해서 라멘집으로 들어갔다. 라멘 세 그릇에 밥과 김치, 샐러드까지 주문했다. 자판기에서 쿠폰을 사는 방식이다. 맥주도 한 잔. 두 분은 이런 이상한 시스템에는 관심이 없으시다.










버지는 돼지 국물에 밀가루는 저녁 식사로 불가능하다 하시면서 김치에 쌀밥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셨다. 잘못 주문한 죄로 세 개의 음식을 처리하느라 힘들었다. 우주신에게 SOS를 쳤다. 쇠고기 구이에 사케를 먹지 않는 한 오지 않겠다 한다. 그러마 했다.


두 개의 사케집이 있었다. 직장인이 우글대고 예쁜 아가씨가 서빙하는 맛있는 냄새가 나는 꼬치구이 사케집. 사람이 제법 많다. 네 사람이라고 했더니 매우 곤란해 한다.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아쉽지만 옆의 가게로 가기로 했다. 근사한 사케집이었다. 따뜻한 물을 한 잔 받아 어머니께 드렸더니 목이 시원해서 좋다고 하신다. 쇠고기 구이 2인분을 주문하고 사케도 한 병을 시켰는데 한 홉짜리 도꾸리(とくり)가 나왔다.


고기는 맛이 있었다. 사케도 따뜻하여 아버지가 좋아하셨고, 우주신도 맛있게 잘 먹었다. 차가운 바람이 불었지만 걸어올만 했다. 자판기에서 두 병의 생수를 사서 드렸더니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하셨다. 좁은 호텔방이지만 따뜻하게 샤워를 하고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