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자고 싶었지만 오늘은 여행 마지막 날이다. 호텔 주변이라도 간단하게 산책하려면 일찍 일어나야 한다. 깊이 잠이 들었었는지 피곤은 많이 풀렸다. 8시(восемь часов 보씸 치쏘프)에 아침을 먹기로 했다. 비록 하루밤 주차비 천원을 받고야 마는 호텔이지만 식사는 잘 차려져 있었다. 어제와 오늘의 아침 식사가 모두 만족스러워해서 다행이다. 아직도 미스테리한 것은 한 달 전에 예약할 때 57,861원 하던 숙박비(조식포함 트윈룸 4개)가 27일에 예약을 변경했더니 46,620원으로 낮아진 것이다. 미리 예약을 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예전의 일이고, 이제는 인터넷 시대라 닥쳐서 예약할수록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모양이다. 한 번 확인해 볼 일이다.
호텔 주차장으로 짐을 옮겨 놓으려고 내려갔더니 주차 요원으로 계신 할아버지 한 분이 나오셔서 친절하게 주차요금을 안내해 주신다. 우리는 지금 갈 것이 아니라고 말씀 드리는데도 영어가 전혀 안되시니 말이 아주 길어진다. 참으로 인내심이 강하고 친절하신 노인분들이다. 비록 주차요금 천원이 한국인의 정서로는 아깝지만 이분들에게 돌아가는 몫이라며 아깝지 않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사시기를 빈다.
1962년에 고딕 양식으로 건립된 주교좌 성당이라고 한다. 겉모습은 그저 그래 보였지만 일본 주택들 사이에 생경한 모습의 교회가 있어서 신선하다. 어머니는 먼 곳의 교회까지 안전하게 여행을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기도를 드리신다. 우리 식구의 교회이다보니 편안하고 조용하게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고, 가는 성당마다 예의를 따져서 즐기지를 못했는데, 잔소리하는 엄숙한 사람들이 없어서 더욱 좋았다. 신과 나와의 편안한 대화가 좋다.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도 소박하고 멋지다.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해서 출입문만 찍었는데, 안정감 있는 구도와 단순화된 표현이 좋았다. 날이 잔뜩 흐려 있는데도 충분한 빛을 받아서 아름답게 빛났다. 살아있는 예수님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할 정도로 친근한 모습이었다. 고통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돌아오는 길은 아버님의 지휘 아래 일렬 종대로 돌아왔다. 한중관계가 회복되어서 시안의 진시황릉을 함께 다녀왔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일이 마무리되는 데로 준비해 보아야겠다. 돌아가시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원하시는 일들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공항으로 가는 길은 두 팀으로 나누어 우리 식구는 열차로 이동하고 다른 식구들은 차량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해외에서 처음 운전을 하는 동생이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이틀 동안 운전연습을 충분히 했으니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뒤따라 다니면 결코 배울 수 없고, 직접 해 보는 것이 최고의 연습이다. 기름도 넣고 차량도 반납해 봐야 한다. 제수씨의 걱정어린 얼굴이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나중을 위해서라도 이 단계는 스스로 넘겨봐야 한다.
치쿠사역은 두 개의 열차가 지난다. 메이테츠선과 JR. JR을 타고 카나야마(金山)역까지 가서 공항철도를 타면 된다. 세계 어느 곳이나 전철 시스템은 같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는데, 두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기차표를 한 번에 살 수가 없어서 두 번 끊어야 했다. 또 한 가지. 카나야마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하기 위해서 개찰구를 통과하는데, 두 개의 열차표를 동시에 넣어야 퇴장과 입장이 되었다. 두 장을 같이 넣었더니 공항가는 열차표만 승차 표시가 되어 나온다. 친절한 역무원의 설명으로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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