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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그 모습이 그림같더라_151112 C552

주문받은 쌀을 20kg 단위로 포장해서 택배로 보내고, 읍사무소에 가서 내년 퇴비신청을 하는 등 아침 나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바빴지. 급하게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데, 시간에 쫓겨 점심도 못 먹고 물조차 챙기지 않아서 약간 힘들었지. 다행이 비상식량으로 챙겨둔 양갱과 자유시간으로 허기를 달랬어. 한강 자전거 도로의 편의점에 도착해서 김밥 한 줄(2,300원)과 참깨라면(1,200원)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한강을 산책하고 왔는지 예쁜 백인 아가씨가 야외 테이블에 앉더니 음료수를 마시며 담배 한 대를 피우더라. 백인 날라리가 하나 왔나보다 했더니, 잠시 후에 책 한 권을 꺼내서 조용히 읽고 있는데, 그 모습이 그림 같더라.

 

지난 4년 동안 자전거 도로를 달리며 수많은 사람들을 봤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은 거의 보지 못했어. 이 좋은 경치에서 놀지 않으면 바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먹고, 마시고, 뛰노는 데 열중하고 있었어. 젊을 수록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셀카놀이를 하더라구. 혼자 와서도 셀카놀이, 둘이 와서도, 셋이 와서도, 그 보다 더 많은 숫자의 젊은이들도 모여 앉아서 각자 셀카놀이를 한참 동안 하더라구. 그 모습도 재미있었지만, 그렇게 다양성이 없는 모습으로 통일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웠어. 그래서 이 백인 아가씨의 모습은 매우 신선했어. 

 

Diversiy ; the art of thinking indifferently together.

 

호주와 뉴질랜드의 멋진 도서관이 갑자기 그리워지더라. 바닷가의 제일 멋진 곳에 위치한 크라이스트처치 도서관과 강가의 포근한 곳에 거대하게 자리한 멜버른 도서관이. 새빛 둥둥섬이 새롭게 리모델링 된다고 했을 때, 저 섬을 도서관으로 만들어 무료로 개방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었지. 호주나 뉴질랜드라면, 정부나 지자체에서 아니면 독지가라도 나서서 아낌없이 도서관이나 미술관을 만들었을텐데. 우리는 좀 더 기다려야겠지, 그런 세상을.

 

이런 평화가 계속 유지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고, 평화가 유지된다면 너희들의 삶은 굉장히 풍요로울거야. 오십을 넘긴 사람으로서 젊은 너희들이 참 부럽다. 몇 번의 고비가 있기는 하겠지만,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즐겁게 살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국방의 의무도 잘 마치고.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