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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시간이 빨리 흐르니 좋기도 하고, 은근 늙는다는 것이 걱정도 되고_151028 C 567

지난 일요일에는 모처럼 여유가 생겨서 작년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단장님이 가르치는 꽹과리와 장구 장단 녹화한 것을 전부 정리해 보았다. 꽤 많은 양인데, 스마트폰의 여유공간이 없어서 클라우드로 옮겨 저장하는 작업을 하면서 한 가락 한 가락 전부 구현을 해 보았다. 들리기에는 거의 완벽하게 연습한 것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어제 부쇠(상쇠 보조 역할을 하는 꽹과리 주자)들이 모여 연습을 하는데, 단장님께서 잠깐 테스트를 하시더니 아직도 부족하다고 하신다. 내 생각에도 너무 짧게 갑자기 치다보니 소리가 가다듬어 지지를 않은 것같다. 12월 말에 발표회를 해야 해서 어떻게 하든 수준급 소리를 만들어내야 하니까 남은 두 달간 열심히 치면 되리라고 본다. 자신은 있다.

 

벼를 베는 내일 오후에 비가 내린다고 해서 농기계임대센터에 오늘 오후에 기계를 빌릴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된다고 하더라. 기쁜 마음에 기술고문에게 전화를 했더니 작업을 나가 계셔서 움직이지 못한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저녁에 기계를 빌리러 가서 내일 하루종일 작업을 해야겠다. 비는 5mm 내외로 내리니까 큰 지장은 없겠지만 서툰 기술로 작업을 할 생각에 긴장이 된다. 천천히 조심조심 해야지.

 

자정이 넘어서 자전거를 타고 향악당에서 돌아오는데, 네가 동해안 자전거길 탈 때 쓰던 장갑을 꼈는데도 벌써 손이 시려워진다는 것을 느낄 정도가 되었다. 날이 추워지면 한 해가 끝나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우주신이 마지막 관문을 잘 통과해서 새로운 대학 생활로 잘 진입하면 좋겠다. 해마다 새로운 과제와 문제가 우리를 시험하겠지만 잘 이겨내며 즐겁게 살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르겠다. 행정병이든 아니든 주어진 환경에서 나를 지키며 공동체를 위해 일할 수 있으면 좋겠지.

 

Have some of this broth. it will relieve your hangover.

broth 국물, 스프 / hangover 숙취, 유물, 후유증, 여파

 

일이든 놀이든 잘 절제할 수 있으면 숙취로 인한 고통을 겪지는 않겠지.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고, 한 박자 늦게 여유를 갖고 행동하면 훨씬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기를 바란다. 그런데, 첫 두 주 정도를 제외하면 지난 두 달을 참 잘 보냈지? 사랑한다,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