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도 있고, 성실하게 연습도 해서 수준 높은 소리를 하는 제자가 있다. 그런데, 부족하다. 소리에 "한"이 서려 있지 못해서다. 부자를 약하게 달여먹이면 눈이 멀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을 서리게 하기 위해 다 큰 제자에게 부자를 달여 먹인다. 눈이 먼 제자는 스승에게 의지해 소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더 열심히 정진한다. 그래서 득음을 하게 되고, 스승은 눈을 감는다. 이청준 소설을 바탕으로 임권택이 만든 영화 서편제의 이야기다.
과연 스승들은 한의 소리까지 구분해 낼 수 있는 귀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얼마 전에 단장님도 쇠나 장구를 치려면 나이가 들어 세상풍파를 충분히 겪어야만 한다고 하셨다. 젊은이들이 치는 쇠소리는 빠르고 기교가 넘치지만 부족한 느낌이고, 제법 나이가 든 상쇠가 쇠를 쳐야 소리에 삶의 무게가 실려서 깊은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무슨 악기가 되었든 아직은 이런 깊은 소리를 느낄 수 없다. 오직 정진할 뿐이다. 재미있게.
이 음악은 작은거인 김수철이 작곡했다고 한다.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매우 단순하면서도 아름답다. 국악기로 연주하든 양악기로 연주하든 그 느낌이 그대로 살아나는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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