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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일 없이 살 수는 없겠지_151008 C589

마당 포장 작업을 13일 화요일 오후에 하기로 결정했다. 비용은 예상보다 100만원이 더 들어서 300만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주된 이유는 콘크리트 두께를 10cm에서 15cm로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트럭이나 차량들이 다니게 되면 10cm도 깨진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늘려야 했다. 이제 남은 것은 마당 정리작업인데, 식구들이 많이 내려와서 같이 작업을 해야 그나마 쉽게 끝낼 수 있을 것같다. 날자를 급하게 잡다보니 일정을 조절해야 해서 몇 사람이나 내려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당을 포장하는 일은 5년 전부터 계속 논의했던 일이다. 비용도 많이 들고, 콘크리트로 덮인 마당의 모습이 보기 싫을 것 같아서 어떻게든 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지난 4년 동안 농장에서 살아보니 1년이면 서너번 이상은 넓은 마당의 풀을 뽑아줘야 하고, 비가 오면 흙이 밟혀서 온통 지저분해지고, 벼를 말릴 때도 습기가 올라와서 바닥에 천막과 부직포로 잔뜩 포장을 깔아야 하는 불편함이 너무 크더라. 되도록이면 일을 만들지 않고 살고 싶은데, 사람 사는 세상은 일없이 살 수는 없는 모양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일지도 모른다. 포장을 안하고 전체 마당을 꽃밭으로 만들 꿈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농사지으며 살다보니 꽃밭 가꾸기도 만만치 않아서 그 꿈을 축소하기로 했지. 포장을 하고 남는 부분만 정원으로 조성해도 충분히 아름답게 만들 수 있겠지. 정원이 작아서 예쁘게 만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관리를 못해서 아름답지 못하다는 단순한 진리를 생각하게 되었어.

 

When a problem renders the system irretrieable you just delete the main partition and replace it with your disk images. render (목적어를) 어떤 상태로 만들다, 되게 하다. irretrieable 피할 수 없는. 피할 수 없는 행복도 많고, 봉변도 가끔 있지. 언젠가는 그것들이 추억이 될테니 과도하지 않게 받아들이도록 노력하자. 보고 싶다,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