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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진입로 막아버릴거야_150913 C 612

며칠 전에 느닷없는 봉변을 당했다. 우리 밭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농로길을 하나로 합치기 위해 밭을 우회해서 길을 내겠다고 여러 차례 이장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동안 사이좋게 지내왔는데, 어제도 그 이야기를 했는데, 갑자기

 

'네 돈 들여서 해라', '너네 진입로 막아버릴거야', '야, 인마 찾아와서 직접 이야기 해' 하는 것이다.

 

봉변이었다. 이유는 아마도 지금껏 다니던 길을 돌아다니라 하니 기분이 나빴던 거겠지. 황당했지만 그냥 참았고,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그동안 부모님의 생명의 은인으로 생각하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이런 일로 마음 상하지 말고 잘 의논하며 지내면 좋겠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다치셨을 때 병원까지 모시고 가 주신 분이 이장이기 때문이다. 좋은 음식은 나눠먹고, 명절 때면 선물도 잊지 않고 했었었지.

 

그러고 나서 사흘이 지났는데도 마음 한 구석이 편하지 않다. 마주 욕지거리를 해 대었으면 더 기분이 나빴을테지만 잘 참았어도 역시 기분은 매우 좋지 않구나. 회사 생활 22년 동안에도 이런 봉변은 매우 흔한 일이었다. 귀농한 이후로는 거의 없던 일이라 마음 편하게 잘 살았는데, 5년 만에 드디어 이런 일을 당하게 되는구나. 사람 사는 곳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야. 이런 일도 잘 견디고 살아내야겠지. 엄마는 아빠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봉변을 많이 안겨 주었을테니 참고 넘어가야 한다고 하더라. 그런 것 같지 않지만, 스스로에게 관대한 사람의 속성상 엄마의 말이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모욕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너도 잘 견디며 살아가기 바란다. 사랑한다.

 

오늘은 약간 부정적이며 우울한 영어 문장을 외워보자.
Why are you always picking on me? Why are you always so sarcastic? pick on은 괴롭히다, sarcastic은 냉소적인 빈정대는 이라는 뜻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