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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모종들이 위기를 맞이하다_150329, 일

무일농원에서 어머니가 키우시던 고추 모종들은 500주 모두 지난 주에 전멸했다. 주말 날씨가 너무 추워서 따뜻하게 보온을 잘 해 주셨는데, 아침 날씨가 쌀쌀한데다가 정농께서 감기로 고생하시는 바람에 경황이 없으셔서 늦게 보온 덮개를 열어주셨는데, 고온에 그만 모두 녹아 버렸다고 한다.

 

부천 아파트 거실에서 그런데로 자라고 있는 모종들도 상태가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 먼저 일주일 정도 늦게 싹을 틔우는 작업을 했던 모종상에게 사온 씨앗들은 수건에서 싹을 틔우다가 수건 올 사이로 뿌리를 뻗는 바람에 옮겨 심는 과정에서 뿌리가 상했고 제대로 새잎을 낸 것은 50개 중에서 겨우 20여개 뿐이다. 제대로 옮겨 심은 것들도 대 여섯 개는 싹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싹을 내지 못한 포트에 예비로 키운 모종들을 옮겨 심는 작업을 했다. 작업하면서 보니 모종 크기가 너무 작다. 바람관리를 한다고 하면서 꽃샘 추위기간에 유리창을 열어 놓았더니 온도가 낮아서 제대로 성장을 못한 것 같다. 게다가 너무 습하면 병이 걸린다고 해서 이틀에 한 번 꼴로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 주었더니 물부족 현상이 생겼는지 제대로 자라지를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앞으로 한 달 동안에 튼튼한 모종으로 키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다. 적어도 500주 이상은 심어야 하는데 벌써 모종키우기 단계에서 500주 밖에 남지 않았으니 올해 고추농사도 완전 자립은 어렵겠다.

 

지난 주말에 불리기 시작했던 토마토 씨앗들은 그리미가 허리를 다치는 바람에 면티에 물을 주지 못해서 싹이 트다가 말라버리는 참사를 당했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70구 포트에 상토를 채우고 씨앗을 옮겨 심었지만 결과는 전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토마토는 20주만 있어도 충분하지만 그 정도도 키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앞으로 몇 년 간은 모종키우는 데 연구와 정성을 더 기울여야겠다.

 

그나저나 밭 갈려고 농기계임대센터에 4월 2일자로 트랙터 임대를 신청해 놓았는데 계속해서 비가 온다고 한다. 중고 트랙터라도 정말 구입해야 할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