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면서도 헬스와 수영, 자전거 타기, 걷기 등 운동을 꾸준히 해 왔고, 침과 뜸으로 다스려준 몸이라 평생 건강하게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깨끗한 농사까지 짓고 있으니 이보다 건강에 좋은 삶이 있을까.
2, 3년 전부터 120에 80이었던 혈압이 135에 80 정도로 오르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위험한 수준이 아니기에 평소대로 관리하면서 받아들이고 살고 있었다. 지난 3개월 전부터 소화가 안되는 증상이 나타났다. 술을 마시면 머리가 아프고 체해서 소화제와 진통제를 먹어야 했다. 아주 천천히 먹으면 괜찮은 듯 했으나, 술이든 밥이든 좀 많이 먹었다 싶으면 여전히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머리가 아픈 증상이 나타났다. 티침으로 방어를 해 보았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11월 말에 박내과를 방문했다. 150에 100이 나와서 고혈압 소견이 나왔다. 그 뒤로 1주일에 한 번 씩 꾸준히 혈압을 쟀지만 170에 110까지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 술은 천천히 마셨더니 꽤 많은 양을 먹을 수 있었지만 머리는 계속 살살 아파왔다.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혈압 측정을 해도 나아지지 않아서 박내과로 가서 다시 검진을 받았다. 혈압이 높으니 일단 약을 먹고, 체중 감량과 금주를 해 달라고 한다. 세월 이기는 장사 없다더니 결국 혈압약 섭취 대열에 참여하기로 했다.
약은 참으로 신비로운 물건이다. 진통제와 소염제가 인체에 작용하는 것을 보면 경이롭다. 13일 토요일 11시. 첫 혈압약을 입에 넣었다. 어쩌면 다시는 이 녀석과 이별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괴롭지 않다. 내 몸에 신비한 변화를 주는, 물과 함께 마셔 버리면 내 아픈 곳을 정리해 주는 이 녀석에 대한 신뢰 때문인지 오히려 즐거워진다. 원기소 보다도 작은 유디핀 알약 하나에 협심증을 예방하고 혈압을 낮추는 효능이 있단다. 참 대단한 일이다. 화학공업은 인간을 완전히 새로운 단계에 올려 놓았다. 과도하지 않게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지 신비로운 화학식은 아름답다. 어쨌든 한 달 동안 노력을 해 보기는 해야 하는데, 날이 너무 춥구나. 그동안 농사 짓느라 운동을 외면해서 그런 것 같아서 백팔배를 다시 시작해야겠다. 전기자전거도 구입해서 내년부터는 농장 출퇴근은 자전거로 하리라. 일단 이번 겨울은 꽹가리나 두드리고 오카리나나 불어야겠다. 시간 나면 대금도 불고.
유디핀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나서 검색을 해 보았더니 '약학정보원'이라는 곳에서 자세하게 나와있다. 아마도 포장지에 깨알같이 적혀있는 내용과 같을 것인데, 웹에서 보니 글씨가 커서 잘 보여서 좋다. 몇 가지 내용을 옮겨 본다.
- 성분명 : Amlodipine Besylate
- 약효분류 : 고혈압 협심증 치료제 > 칼슘채널 차단제(아래 나무위키 발췌 내용 참고)
- 상호작용 : 암로디핀은 자몽이나 자몽쥬스와 병용시 일부 환자에서 생체 이용률 증가로 인한 혈압강화효과의 증가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병용투여를 권장하지 않는다.
- 복약지도 : 증상이 개선되더라도 전문가와 상의없이 투약을 중단하지 마세요.
- Amlodipine 분자식 : C20H25ClN2O5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
칼슘 채널 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dipine / pamil, diltiazem) : 칼슘은 뼈를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근육의 수축을 시작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것을 이용해서 심근육의 수축성(cardiac contractility)를 줄여 혈압을 낮추는 약. ~dipine약들은 말초 혈관에 주로 작용하고 다른 약은 심장에 작용하여 베타차단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주로 처방되는 약은 ~dipine. ARB와 같이 최근에 자주 쓰이는 혈압약이다. 약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적면증, 저림, 두통이나 verapamil의 경우 변비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괄약근의 힘을 약화시켜 위 내용물이 역류하게 되는 부작용도 있다. 즉 역류성 식도염, 역류성 인후염 / 후두염을 일으킬 수 있다. [ 출처 : 나무위키 ]
'사는이야기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몸살 나겠다._150320, 금 (0) | 2015.03.20 |
---|---|
전기자전거 탱고를 대신하여 시티를 구입하다_150307, 토 (0) | 2015.03.10 |
다섯 가구를 위한 집을 짓는다고 한다_141210, 수 (0) | 2014.12.11 |
주식은 자본주의의 꽃이다_141202, 화 (0) | 2014.12.03 |
[스크랩] 통 큰 투자가 깡통으로?..자원외교의 `통` (0) | 2014.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