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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주식은 자본주의의 꽃이다_141202, 화

유사 이래로 가장 이상적인 경제체제는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가장 생명력이 길고 효율성과 유연성을 갖춘 제도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다. 자본 임노동 관계를 핵심으로 해서 무한경쟁과 독점이 혼재하고, 무엇이든 만들어 팔 수 있고, 누구나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누구나 투표에 참여하여 정치인을 선택할 수 있는 시민투표제와 잘 어울리는 제도이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역시 주식이다. 비록 주식에 사활을 걸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투기나 사기에 가까운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기업 활동을 위한 자금 확보가 이루어진다는 차원에서 주식 시장은 여전히 건재하고 유용하다. 기업을 일으키기 위한 자금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이자도 없는 돈으로 기업활동을 할 수 있으며, 사업 실패에 대한 위험도 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나누어 지게 됨으로써 기업의 도전 정신이 잘 발휘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많든 적든 반드시 주식투자를 해야 한다. 오랜 동안 빚을 갚고 저축을 하느라 주식을 사 볼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부채를 청산하고 여유 자금이 생기면서 조금씩 투자를 하고 있다. 다만, 주식을 사는 순간부터 너무 자주 주식 시세판을 바라보게 되는 문제가 있다. 주주가 되더라도 주식 시세판에서 눈을 돌리고 본연의 일을 하려고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주식은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해야 한다. 10만원이어도 좋고 100만원이어도 좋다. 그러나 천만원이 넘어가면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주식은 회사의 주인으로서 돈을 자본으로 투자했다는 것이고, 회사가 망하면 투자금도 제로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100만원을 잃으면 기분은 좋지 않아도 좌절감은 생기지 않지만 천만원을 잃으면 일반 서민에게는 커다란 타격이다. 몇 년 동안 온 가족이 여행하고 외식할 수 있는 돈이 하루 아침에 날아가는 것이다. 여유자금의 10% 정도를 가지고 투자를 하고, 전액 손실이 나더라도 훌훌 털고 일어설 수 있는 규모로만 투자해야 한다. 절대로 돈을 빌려서 주식투자를 해서는 안된다. 폐인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아직도 완벽하게 이해를 못하고 있지만, 소위 기관이나 외국인, 거대 자금을 소유한 투자자들은 공매도와 자전거래와 은밀한 작전을 통해 주가를 조작할 수 있다고 한다. 주식 가격이 오를 때도 돈을 벌고 떨어질 때도 돈을 벌 수 있는 제도를 주식시장에 만들어 놓았다. 그것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러니 개인들은 주식 투자를 할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

 

주식 가격의 인상으로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으로는 배당금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 올바른 주주의 자세다. 투자한 자본금에 대한 배당금이 은행 이자율 보다 높은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한 투자방법이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분기 발표되는 기업들의 실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당기 순이익이 실현된 회사는 거의 예외없이 연말 배당을 충실하게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분기 결산이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기업의 주식은 되도록이면 사지 않는 것이 좋다. 배당금이 줄어들거나 아예 없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이 혼탁하게 된 것은 과도한 욕심 때문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속성상 무한 이윤이나 손실이 가능하기 때문에 욕심이 끝도 없게 되고, 그 욕심은 커다란 이익이나 손실로 실현될 수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10차례 상한가(하루에 주식 가격의 15%가 오르면 그 날 하루는 더 이상 주가가 오르지 않게 하는 장치다)를 기록한 중국원양자원을 3년 전에 구입했었는데, 지난 3년 동안 5천원에서 1천원으로 80%가 떨어지는 일을 겪었다. 다행이 최근 한 달 사이에 최초 구입 가격으로 원상복귀 되었지만 지난 3년 동안은 억울하고 답답한 기분이었다. 과도한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니었지만 10% 정도 이익을 보려다가 80%의 손실을 볼 뻔 했던 것이다. 아직 주식을 처분하지 않았으니 이익이 날지 손해가 날지 알 수는 없으나 지나친 욕심은 피하려고 끊임없이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주식이 없다면 자본주의 기업들은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거대한 자본금을 몇몇 개인이 마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식을 가진 주주들은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 기업들이 올바른 사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주주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일이다. 투자금에 대한 배당금만 많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 아니라 좋은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감시하고 요구하는 것도 주주의 책임이다. 그래서 주주의 증표인 주식은 자본주의의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