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콤바인과 트랙터, 예초기의 사용 정비 교육을 받았다. 충청북도 자치연수원에서 진행되었는데, 돈 주고도 만져 볼 수 없는 트랙터와 콤바인을 이틀에 걸쳐 만져 보았다. 참 좋은 시절이다. 이렇게 만져 볼 때는 금방 알겠는데, 시간이 한 두 달 흐르면 까마득히 잊혀지면서 새롭다. 덩치도 크고 소리도 요란한 농기계들은 재미도 있지만 다칠까봐 두렵다.
트랙터는 수동기어 자동차를 몰 듯이 주변속을 바꿔주는데, 주로 3단에서 작업하고, 부변속은 표준에 놓는데 항상 정지상태에서 변속을 해야 한다. 주변속의 변속장치가 부드럽지 못하다. 트랙터는 가장 중요한 것이 PTO 장치인데, PTO를 자동에 놓고 작업 속도가 충분히 날 수 있도록 가속기와 손가속기를 조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콤바인은 왼손으로 전진과 후진, 자동기어 변속을 하고, 오른손으로 좌우 방향 조절과 콤바인 칼날의 높이를 조절한다. 손 가속기로 엔진 속도를 작업 속도인 2,500RPM 이상으로 올리는 것이 중요하고, 콤바인 칼날이 다치지 않도록 벼베는 높이를 잘 맞추어야 한다. 트랙터는 뒤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므로 앞으로 전진하면서도 자주 뒤를 돌아보면서 원하는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후진할 때는 두 기계 모두 최대한 천천히 보이지 않는 곳에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고 해야 한다. 경운기도 결국 후진할 때 사고가 날 확률이 크다.
아침에 깻잎을 딸까 하다가 어제 교육받은 것도 있고 해서 예초기 작업을 하기로 했다. 길쪽에 있는 쥐똥나무가 전지작업이 안되어서 크게 자라 있었다. 키가 넘는 가지들이 많아서 일단 길 위로 처진 가지들을 잘라내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 트럭을 대고 트럭 위에 올라가서 윗부분의 가지치기를 했다. 3미터 정도 작업하고 예초기 끄고 트럭에서 내려 운전을 해서 3미터를 전진시키고 차 시동을 끄고, 다시 화물칸으로 올라가 예초기를 켜고 가지치기 작업을 한 후에 다시 예초기를 끄고 트럭을 이동하는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
이 때 이 모든 동작을 귀찮아 하면 일 하기가 힘들어진다. 예초기를 끄고 내려올 때는 어깨를 쉰다 생각하고, 트럭을 이동시킬 때는 배터리 충전한다 생각하고, 트럭에 다시 오를 때는 운동한다 생각하고, 작업할 때는 나무들을 예쁘게 가꾸는 기쁨을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작업을 했더니 세 시간 만에 작업도 끝나고 오전 시간도 다 지나가 버렸다. 천천히 쉬엄쉬엄 잘했다.
월요일에 장구 기초반 수료 발표회가 있으니 사흘동안 잘 준비해야 한다. 칠채, 굿거리와 삼채, 휘나리 상수가락에서 장구가락까지 이어지는 가락과 삼채 연결가락을 집중적으로 연습할 계획이다. 올해도 정말 다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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