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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이랑 만들기에 다시 도전하다_140416, 수

정말 이런 시간이 올 수 있을지 몰랐다. 관리기의 비닐 피복기를 둑성형기로 바꿔다는 시간이 불과 80분이다. 물론 두 사람이 붙어서 작업을 했으니 160분이라고 해야겠지만 며칠씩 끙끙거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작업기 때문에 지난 한 달 무척 속이 상했다. 교체 작업을 하면서 오늘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정도로 관리기라는 장난감에는 무한한 비밀이 숨어있다. 둑성형기를 부착할 때는 한 쪽 바퀴를 나중에 달아서 하부에 있는 두 개의 결합나사를 작업하기가 편리하겠다. 바퀴가 없으면 관리기가 흔들릴테니 받침대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다음 번에는 꼭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해야겠다.

 

더 좋은 것은 지난 번에 뱀처럼 작업해 놓았던 이랑을 완벽하게 똑바로 작업해 놓았다는 것이다. 두 분께서 평하시기를 100점 만점이라고 한다. 한쪽에 줄을 띄우고 줄을 따라 천천히 작업을 하고, 만일 줄에서 많이 벗어나면 후진해서 작업을 하는 방식으로 했더니 원하는 수준의 품질이 나왔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관리기를 다루는데 자신이 생겼다. 아직까지 혼자서 완벽하게 교체 조정 작업을 할 수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정농과의 협업으로는 언제든지 이랑과 비닐 피복 작업을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지난 주에는 관리기가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으면서 힘은 들고 이랑은 뱀처럼 구불한데다가 비닐까지 손으로 덮어야 했으니 윗밭의 모양이 말이 아니었다. 열흘 이상의 연습 끝에 아래밭은 이랑이 직선을 잘 유지하고 관리기로 비닐을 씌워 모양이 일정하게 나왔으며, 비록 두 개의 이랑이지만 직선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행복한 일이다.





일이 잘되니 잘 크고 있는 마늘과 감자와 완두콩이 비로소 눈에 들어오고 사진기를 꺼내어 촬영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모내기까지 짧지만 다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일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니 시간도 절약이 되었다. 욕심 같아서는 다시 피복기로 교체해서 새로 만든 이랑에 비닐 씌우기에 도전하고 싶은데, 얼마 안되는 양이라 1시간이면 끝낼 수 있어서 효율이 없어서 하지 않기로 했다. 비닐을 다 씌우고 다시 윗밭에 부직포 깔기에 나섰다. 등짝이 뜨끈뜨끈하게 달아 오른다. 둑을 덮고 있는 이랑 위에 꽂은 부직포 고정 핀은 많이 빠져 있었다. 고정 핀은 비닐과 흙이 만나는 경계에 살짝 각도를 줘서 꽂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공기 중에는 미세먼지가 가득하고 밭에는 흙먼지가 가득하다. 비가 간간이 내렸지만 워낙 적은 양이라 밭이 너무 마른다. 그런 중에도 완두콩과 감자는 잘 자라고 있다. 병 걸리지 말고 무럭무럭 잘 자라주기를 기대한다.

 

오래만에 4시 조금 넘어 작업을 정리하고 휴식을 취한다. 며칠 동안 기계와 씨름을 했더니 근육이 아파서 자꾸 쉬고 싶다. 마침 온수 매트 더블을 절반 가격에 할인 판매를 한다고 해서 두 개를 구입했다. 태양광 발전과 결합해서 겨울 난방 준비용이다. 이제 거실의 공기만 따뜻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면 되는데, 전기 라디에이터도 알아보도록 해야겠다. 겨울철의 발전 효율이 충분하다면 전기온수기와 전기매트, 전기 라디에이터로 방한 대책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를 걸어본다. 워낙 춥다. 신나게 장구나 두드리러 가자. 마당의 꽃도 참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