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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등골이 오싹하다_120812, 일

농부생활이 어떠냐는 친구의 물음에

놀 때만 좋고 일 할 때는 죽을 맛이라고 했더니,


'마음이 편하면 되지... 사람과 부딪힐 일이 적으니 스트레스 덜 받고... 

 나도 은퇴하면 낙향할까 하네 . 나에게 농부는 언감생심이고... 

 그저 전원에 판넬 집이나 짓고 가벼운 등산하면서 살 계획이라네.' 한다.


여건이 맞아서 농부가 되면 좋은데,

어쨋든 시골에 살겠다는 친구들이 많으니 좋다.


주 5일 근무를 원칙으로 하지만

이번 주는 7일을 일했다.

그러면 확실히 피곤하다.


단련되지 않은 손가락 근육들은 더욱 맥을 못추고

제대로 펴지지도 구부러지지도 않는 상태가 된다.


몸의 전체적인 상태는 괜찮은데,

키보드나 두들기던 체력으로는 

노동에 적응이 빨리 되지도 않고, 피로도 쉽게 가시지 않는다.

어차피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다.


어제는 낮잠에서 깨어나지 못해 오전 4시간 일한 것으로 끝냈고,

오늘도 오전 3시간을 일하고 나니 비가 쏟아져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오리 그물 걷는 일을 오늘 끝냈어야 했는데,

가뭄이 심해 비가 왔는데도 논에 물이 없으니

논바닥에 묻어 놓은 그물에 논흙이 잔뜩 묻어 걷어올 수가 없다.

결국 논둑에 제쳐 두었다가 쏟아지는 비에 진흙이 씻겨지고

햇빛에 말라지면 거둬 들이기로 했다.

온몸에 잔뜩 묻어있는 진흙물을 씻어 내는데,

지하수가 서늘하여 등골이 오싹하다.


엎어진 김에 쉬었다 가자.

다음 주는 휴가다. 




휴가는 휴가지만 천재아들 대입 수시원서를 써야 하기 때문에

이리저리 알아보고 원서에 자기소개서 쓰다가 보면

일주일은 휘익 지나갈 것이다.


몇 년 살지도 않았는데,

내 자식이 성인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하다.

제 앞가림 잘 하고 행복한 어른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