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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 미래에서 온 남자 폰 노이만_바타차리야_박병철 옮김_웅진 지식하우스_23년 10월 초판 2쇄 ] 260105

이책은 다사의 추천으로 읽는다. 새해 한달을 꾸준히 읽어도 다 읽지 못할수 있다. 뭔가 새로운것이 많이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 5년은 읽고 생각하고 쓸수 있을것이다. 운이 좋으면 5년더. 그렇다면 2036년까지는 이런 글들을 읽고, 그 다음부터는 쉬운 이야기들을 읽고, 그때그때 생각하고 잊어버리면 된다. 지금 아흔의 어머니가 하시는 것처럼. 

 

1장 부다페스트의 수학천재

 

폭력과 혐오. 극우는 혐오하는 적들을 폭력으로 쫓아낸다. 극좌는 꿈을 실현하려고 폭력으로 반동들을 쫓아낸다. 극좌와 극우는 모두 전체주의로 나아간다. 공권력 = 폭력을 바탕으로.

 

"노이만 형제의 가정교육은 아침에 시작되어 저녁까지 계속되었으며, 매일 새로운 주제를 선택하여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하루는 막냇동생 미클로스가 하인리히 하이네 Heinrich Heine의 시를 읽고 '반유태주의가 인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발표한 적이 있는데(하이네는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유럽문화권의 일원이 되기 위해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이다), 이때 나눴던 솔직한 토론 덕분에 어린 노이만은 국가사회주의가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지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한다." (29~30쪽)

 

순수수학자이며 세계 최초의 컴퓨터인 에니악을 설계한, 헝가리 현상의 대표인 노이만(1903~1957)은,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오로지 수학을 이용하여 팻맨의 폭발물 배열을 결정했다고 한다. 플루토늄 원자탄은 플루토늄을 균일하게 압축해야 하는데, 플루토늄을 둘러싼 폭탄들의 폭발력을 한점에 집중시키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계산을 해야했다. 에니악보다 노이만의 계산이 더 빨랐다고 한다.

 

"(프랑크 요제프 1세 시기) 특정 기간에 세마science 천재가 무더기로 쏟아져나온 '헝가리 현상'이 당시 헝가리 사회에 만연했던 2개의 사조, 즉 '자유주의와 봉건주의'의 산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유태인들은 주변에 있는 다른 유럽 국가의 유태인보다 자유로웠기 때문에 두각을 나타내기가 쉬웠지만, 권력의 핵심부라 할 수 있는 공무원과 군대는 헝가리의 귀족들이 거의 독점한 상태였다.

(중략 / 전통 귀족들은) 나날이 번성하면서 귀족사회까지 넘보는 비헝가리계 유태인들을 몹시 경계하고 있었기에 (중략)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금융계나 의료계에 종사하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유태인들이 다른 생각을 품지 못하도록 간간이  귀족 칭호를 하사하면서 충성심을 약속받았던 것이다. 

 

(중략) 유태인에게 관대했던 헝가리의 분위기가 하룻밤 사이에 바뀔 수도 있었기에, 오직 살아남기 위해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20세기 초에 유태인 학자가 사회의 민감한 부분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헝가리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분야는 수학과 물리학뿐이었고, 이 분야에서 성공하면 출신 성분에 상관없이 공정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한몫했다." (35~6쪽)

 

2장 무한대를 넘어서

 

1900년 불과 서른여덟살의 힐베르트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수학의 난제 23개를 발표하며 이렇게 선언한다. 좋겠다.

 

"우리는 반드시 알아야하며, 언젠가는 기어이 알게될 것이다." (55쪽)

 

노이만은 1903~1930년 유럽생활 / 1930~1957년 미국 고등연구소에서 일했다.

 

노이만이 풀었다는 러셀의 역설.

 

"모든 크레타 사람은 거짓말쟁이라고 어느 크레타 사람이 말했다." 이런 크레타 사람은 존재할수 있는가?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 사람만 면도해주는 이발사가 있다." 이 이발사는 존재할수 있는가?

 

참이라면, 이 사람은 크레타 사람이어야 하는데, 거짓말을 하지 않았으므로 크레타 사람이 아니다.

거짓이라면, 이 사람은 크레타 사람인데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어서, 이런 크레타 사람은 존재할수 없다.

 

이발사가 스스로 면도를 하면 면도를 해주지 말아야하는데, 면도를 했으므로 이런 이발사는 있을수 없다.

이발사가 스스로 면도를 하지않았으면, 면도를 해줘야하는데 면도를 하지 않았으므로, 이런 이발사는 있을수가 없다.

 

모르는 것인지, 말이 안되는것인지 알수가 없어서 모르겠다.

 

집합set과 클래스class로 나누었다는데, 이것도 알지 못하겠다.

집합은 원소를 갖고, 클래스는 집합들의 모임으로 집합보다 훨씬 크고, 커미universe처럼 크다.

 

3장 양자역학의 시대를 열다

 

양자역학이 프랑크의 양자론 - 하이젠베르크의 매트릭스 행렬(불확정성의 원리) - 드 브로이의 물질파 이론 - 슈뢰딩거의 파동함수 - 폴 디랙의 디랙방정식 -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등이 서로 조화롭게 쌓여서 완성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서로가 서로를 멀리했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이 주기율표로 합쳐지는 순간이 있을것이다.

 

헤르만의 지도교수인 에미 뇌터의 이야기.

힐베르트의 목욕탕론으로 그녀는 괴팅겐대학교의 교수가 될수 있었고, 헤르만을 키워낼수 있었다.

 

"헤르만은 괴팅겐 대학교에서 수학을 공부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녀는 엄청난 업적을 이룬 사람이 분명하다. 당시 여자아이들은 원칙적으로 김나지움에 입학할 수 없었고, 굳이 입학을 하려면 학교 재단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했다. 헤르만은 대학을 졸업한 후 수학과 박사학위 과정에 진학했는데, 그녀의 지도교수는 당시 괴팅겐대학교 수학과의 유일한 여교수였던 에미 뇌터 Emmy Noether였다.

 

몇 년 전, 괴팅겐의 사학과와 언어학과 교수들이 뇌터의 채용을 반대하고 나섰을 때, 힐베르트가 그들을 향해 날렸던 대사는 지금도 전설처럼 전해진다.

 

"저는 지원자의 성별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긴 대학교잖아요. 목욕탕이 아니란 말입니다!" (109쪽)

 

글쓴이는 자기가 써놓은 글을 다 알고 있을것이다. 나는 안된다. 여러번 들어서 말들과는 가까워졌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읽어 나가자.

 

히틀러는 독일이 쎄지는 것이 열려있는 연구에 있는것인줄 몰랐다. 수천만의 독일사람들도 몰랐기에 유태인들과 사상의 자유를 원하는 사람들을, 그들의 땅에서 내쫓았다. 그들이 쓰지않은 것은 좋았고, 죽이지않은 것도 좋았다. 미국과 소련을 위해서는 큰 도움을 줬지만, 세계의 젊은이들을 수도없이 죽여버렸다.

 

유진 위그너는 독일로 돌아가지않고 할일을 했다. 평화를 위한 일을 했다. 나라가 중요한게 아니라 나와 우리와 평화를 지켜주는 나라를 만들고 사랑하는게 중요하다.

 

"1933년 1월에는 아돌프 히틀러가 수상으로 취임하면서 권력을 한 손에 쥐게 된다. (중략) 히틀러는 '직업공무원법'을 제정하여 유태인과 공산주의 추종자들을 모든 직장에서 쫓아냈는데, 독일 공무원중 이 조치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5퍼센트에 불과했지만 (중략) 

 

물리학자의 15퍼센트, 수학자의 18.7퍼센트가 졸지에 대학에서 쫓겨났고, 개중에는 하룻밤 사이에 교수의 절반이 해고된 대학도 있었다. 이때 쫓겨난 학자들 중 20명은 이미 노벨상을 받았거나 앞으로 받을 사람들이었고, 이들 중 16명이 유태인이었다.

(중략) 위그너는 유럽에 등을 돌리는 것이 배신 행위라고 생각했다. (중략) 환영해줄 사람이 단 한명도 없는곳에 왜 굳이 가려하냐. (중략) 위그너는 유럽행을 포기하고 독일을 어렵게 탈출한 과학자들을 위해 사방을 돌아다니며 일자리를 확보하는 일에 매진했다." (129~30쪽)

 

교수들을 해고해서는 안된다고 매일같이 항의편지를 쓰고 있는 노학자의 굽은 등이 슬프다. 힐베르트는 1943년 노환으로 죽는다. 전세계가 하나의 나라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아메리카가 베네수엘라를 먹어도 좋고, 그린란드를 가져가도 좋다. 그들 모두를 똑같은 국민으로 섬긴다면 말이다. 이게 안되고 있다. 아메리카의 한 주가 되고 싶은 푸에르토리코는 아직도 아메리카만을 바라보면 1인당 GDP 3만달러 속에서 가난을 견뎌내고 있다.

 

"하이젠베르크는 독일에 남았지만, 과거에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하얀 유태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했다. 평소 쇼비니즘(극단적 애국주의옮긴 이)을 경멸했던 힐베르트는 허탈한 심정으로 사태를 관망하는 수밖에 없었다.

 

(중략 / 국제수학회의에 참석한 힐베르트는) 국가와 인종을 차별하지 않는 것이 세마science의 본질인데도  그동안 우리는 지극히 사소한 이유로 이런 일을 자행해왔습니다. 수학에 인종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관심이 오직 수학에 머무는 한, 전 세계는 하나의 나라입니다." (131쪽)

 

4장 맨해튼 프로젝트와 핵전쟁

 

부유한 유태인들과 놀기를 좋아했던 노이만은 군인이 되어 전쟁에 기여하려고 했으나 군인강령을 알지 못해 실패하고 만다. 그래도 폭발물과 탄도학 등 무기관련 연구에 고문으로 참여하였다. 1939년 드디어 핵분열이 독일에서 일어난다.

 

"1939년 1월 16일, '우라늄 Uranium (U)을 쪼갤 수 있다'는 초특급 정보가 배를 타고 미국에 전달되었다. 독일의 화학자 오토 한과 그의 조수인 프리츠 슈트라스만이 우라늄 원자에 중성자를 빠르게 충돌시켰을 때 우라늄의 절반보다 작은 바륨으로 쪼개지면서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중략 / 프리슈는 아메리카로 가는 보어에게) 중성자가 우라늄 원자의 핵과 높은 에너지로 충돌하면 (중략) 핵 전체가 분열되어 가벼운 원자핵으로 변하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방출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중략 / 노벨상을 받고 컬럼비아대학교로 온 페르미는) 아주 작은 폭탄 하나로 모든게 사라지게 생겼군." (155~7쪽)

 

원자폭탄이 일본을 끝장내고 스탈린의 욕심도 무찔러버렸다는 이야기다.

 

"전쟁이 끝나자마자 스탈린은 트루먼에게 일본 제2의 섬인 홋카이도를 넘겨달라는 소박한 부탁을 해왔고, 트루먼은 헛웃음을 참으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만일 미국에 원자폭탄이 없었다면 그토록 강경하게 대처하지 못했을 것이다." (182쪽)

 

그리고 노이만은 열핵무기 기술의 특허를 제출한다. 노이만은 국가사회주의 = 전체주의의 독일과 소련을 모두 버렸다. 그렇지않은 학자들은 소련으로 핵무기 기술을 넘기고, 아메리카와 영국에서 간첩협의로 체포된다. 전쟁중의 하이젠베르그는 어쨌든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았다. 그의 뜻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나찌가 핵무기를 갖지 못했다는 사실만 남아있다.

 

"하이젠베르크가 이끌었던 독일의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1942년에 하이젠베르크는 히틀러의 수석참모가 주최한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그 자리에서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도시 하나를 통째로 날려버리려면 얼마나 큰 폭탄이 필요합니까?"

 

(중략) 하이젠베르크는 "전쟁 결과에 영향을 미칠 만큼 강력한 폭탄을 만들려면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라며 살짝 찬물을 끼얹었고, 슈페어는 금방 마음을 접었다.

 

(중략) 전쟁이 끝난 후 하이젠베르크는 "도덕적 가책 때문에 일을 진행시킬 수 없었다"고 고백했지만, 이 말이 사실이라는 증거는 없다. 그는 시종일관 철저한 민족주의자였으며, 나치의 만행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도 없다." (187쪽)

 

5장 컴퓨터의 탄생

 

원자탄이 만들어진지 80년이 지났다. 리틀보이보다 천배나 쎈 폭탄도 있다. 그리고 시진핑과 김정은 - 푸틴이 있고, 아메리카의 대통령은, 두번이나 당선된 트럼프다. 괜찮은걸까? 노이만은 세마학자들이 혐오스럽다고 했다. 혐오스럽고 꼭 필요한 존재란 무엇일까. 이론을 실현해보고 싶은 그 커다란 바람과 기쁨은 정말로 괜찮은걸까. 관점을 가지고 싶은데, 안된다.

 

"지금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송두리째 바꿀 무지막지한 괴물을 만드는 중이라오. 물론 군사적으로 끔찍한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지만, 이론으로 가능한 일을 포기하는 건 세마학자의 도리가 아니지. 게다가 지금은 단지 시작일 뿐이거든! 지금 사용 가능한 에너지원은 훗날 모든 나라에서 세마학자scientist를 가장 혐오스러우면서도 꼭 필요한 존재로 만들어 줄거요." (197쪽)

 

튜링은 힐베르트의 결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용계산기계를 생각했고, 그것은 프로그램으로 제어하는 컴퓨터라고 했다. 힐베르트의 결정문제도 알지 못하니, 그저 옛날 이야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현대의 세마science가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지를 알려주는 이야기.

 

그래도 이런 생각은 해야한다.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따라 움직여가면, 언젠가는 그 생각대로 일이 이루어진다. 박문호의 표현을 따르면 뇌의 작용 = 생각이 램프의 요정 지니가 된다는 것이다. 곧 튜링의 생각이 컴퓨터를 만들어내는 길로 뭇사람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튜링을 '컴퓨터의 최초 발명자'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의 논문 '계산 가능한 수와 결정 문제의 응용에 관하여'는 추상 논리 수준에 머물렀을 뿐, 컴퓨터 제작을 위한 실질 지침은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논문의 진짜 목적은 컴퓨터 제작이 아니라 힐베르트의 결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튜링의 논문이 발표되기 12개월 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튜링머신도 머릿속에서만 진행되는 일종의 사고실험이었다." (227쪽)

 

세마가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이 세마를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사람이 사람과 자연을 죽이는 야만스러운 세상에서 벗어날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것을 역사가 말해주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젊은이들에게 군사기술연구에는 참여하지 말라는 부탁을 할수가 없다. 살아남아야 평화를 지켜갈수 있다.

 

이런 말도 하고 싶지않은데, 이것이 사실에 가까운 것같아 괴롭다.

원자탄처럼, 엄청난 파멸을 불러올 기술이 있되 쓸수없는 기술이 = 평화를 지키는 기술이다.

 

"(MIT가 노이만을 스카웃하면서 내놓은 제안) 컴퓨터를 만들려면 크고 좋은 실험실이 필요할 겁니다. 물론 이론만 캐는 상아탑에는 그런 실험실이 없겠지요? (중략) 열띤 스카우트 열풍에 위기감을 느낀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소장 프랭크 에이들럿은 이사회를 찾아가 연구비 10만달러를 당장 노이만에게 지급하라고 강력하게 주장했고, 함께 있던 노이만은 그를 진정시키면서 차분하게 말했다.

 

'이미 많은 학자들이 그런 기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요즘 사람들이 꿈으로만 그리는 것을 이 기계가 실현해줄겁니다.'

당시 노이만에게 필요한 연구비는 30만 달러였는데, 나머지 20만 달러는 군부로부터 지원받았다. 노이만이 육, 해, 공군의 장성들을 찾아가 끈질기게 설득했기 때문이다. 

 

'고성능 컴퓨터가 가장 필요한 곳은 군대입니다. 제트기와 미사일을 설계하고, 해상 작전 중 적의 동태를 파악하려면 컴퓨터가 꼭 있어야 합니다. 아, 물론 슈퍼폭탄을 만들 때도 없어선 안 되겠죠.'

 

놀라운 것은 프로젝트의 세부사항을 일반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노이만의 주장을 군부에서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당신들이 요구하는 강력한 무기를 가장 확실하게, 그리고 가장 빠르게 확보하는 길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 프로젝트의 초안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개발 도중에 필요한 요소를 외부에서 빨리 가져올 수 있으니까요." (240쪽)

 

어쩌면 무어의 법칙은 이제 죽은말이 될수도 있다. 컴퓨터의 시대가 아니라 인공지능의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노이만은 1955년에 컴퓨터의 전체적인 능력이 1945년 이후로 매년 거의 두 배씩 향상되어왔음을 지적했고, 그 후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노이만의 예측은 집적회로integrated circuit에 들어가는 회로소자의 개수가 매년 두 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 Moore's law'을 연상시킨다. 이것은 인텔Intel의 공동 창업주였던 고든 무어 Gordon Moore가 1965년에 했던 말인데, 연도로 보나 경험치로 보나 노이만이 원조였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중략)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해진 계산 능력이 과학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 침투하여 세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제 우리는 결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258~9쪽)

 

6장 게임이론이라는 혁명

 

안장점 saddle point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다. 제미나이에게 물어보고서야 알았다.

최대최소전략 = 작은것을 제일 크게 만들려는 전략과 최대전략 = 큰것을 택하는 전략은 케이크를 잘라서 나눠먹는 오누이의 이야기로 알아들었다.

 

"말안장을 가로로 자르면 가운데가 가장 높은 지점인데, 세로로 자르면 가운데가 가장 낮은 지점이기 때문이다." (272쪽)

 

자연과학은 천년이 넘은 학문이고, 경제학은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인데, 재미있어서 옮겨둔다.

 

"(노이만의 확장경제모형) 경제가 평형에 도달했을때 모든 상품은 최저가에 최대량으로 생산된다. (중략)

 

자연과학은 천년도 넘은 과거에 최초의 중요한 진보가 이루어졌다. 경제학도 다른 분야보다 빠르게 발전한 편이다. 그러나 기본 개념과 유용한 아이디어가 개발되려면 아직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한다." (277~9쪽)

 

 

위 모리어티 교수의 효용점수표를 보자.

 

1) 프랑스의 도버든 영국의 캔터베리든 모리어티가 먼저 도착해서 홈스를 기다리면 홈스는 죽는다.

     그러므로 모리어티의 효용점수는 100이 된다.

2) 홈스가 도버에 내렸는데, 모리어티가 캔터베리에 내렸다면,

     홈스를 추적할수 없게 되었고, 적어도 모리어티는 죽지는 않기 때문에 -50이 된다.

3) 홈스가 캔터베리에 내렸는데, 모리어티가 도버로 건너갔다면,

    모리어티가 다시 캔터베리로 와서 홈스를 추적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무승부 즉 0이 된다.

 

반대로 홈스의 효용점수표를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홈스는 목숨을 걸어야하기 때문에 모리어티의 효용점수표와는 다르다.

 

 

1) 두사람이 같은 곳에 내리면 홈스는 죽기 때문에 -100이 된다.

2) 홈스가 캔터베리에 내리고, 모리어티가 도버에 내리면,

     모리어티가 다시 캔터베리로 와서 홈스를 추적해야 하기 때문에 무승부, 즉 0이 된다.

3) 홈스가 도버에 내리고, 모리어티가 캔터베리에 내리면,

    홈스는 추적은 피했지만 여전히 모리어티가 목숨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100이 아니라 +50이다.

 

이제는 두사람의 효용점수표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았기 때문에 홈스가 도버에 내릴 확률을 구할수 있다.

먼저 모리어티의 효용점수표를 가지고 계산해보자.

 

 

1) 홈스가 도버에 내릴 확률을 p라고 하자.

 

2) 모리어티가 도버에서 기다릴 경우, 모리어티의 효용점수는 a+b다.

    a) 홈스가 도버에 내릴 경우 효용점수 = 100 x p

    b) 홈스가 캔터베리에 내릴 경우 효용점수 = 0 x (1-p)

    c) 모리어티가 도버에 내릴 경우, 모리어티의 효용점수 = 100p

 

3) 모리어티가 캔터베리에서 기다릴 경우, 모리어티의 효용점수는 a+b다.

    a) 홈스가 도버에 내릴 경우 효용점수 = -50 x p 

    b) 홈스가 캔터베리에 내릴 경우 효용점수 = 100 x (1-p)

    c) 모리어티가 캔터베리에 내릴 경우, 모리어티의 효용점수 = -50p + 100 - 100p = 100 - 150p 

 

4) 모리어티는, 도버에 내릴때의 효용점수와 캔터베리에 내릴때의 효용점수가 똑같을때.

     홈스가 도버에 내릴 확률을 구할수 있다.

     100p = 100 - 150p 

     250p = 100 

     p = 0.4 = 홈스가 도버에 내릴 확률

 

5) 똑같은 효용점수에서 홈스가 도버에 내릴 확률이 40% = 홈스가 캔터베리에 내릴 확률이 60%라면, 

     모리어티는 캔터베리에 60%의 확률로 내리는 것이 좋다.

 

이번에는 홈스의 효용점수표를 가지고 홈스의 효용점수를 계산해보자.

 

 

1) 모리어티가 도버에서 기다릴 확률을 q라고 하자.

 

2) 홈스가 도버에서 내릴 경우, 홈스의 효용점수는 a+b다.

     a) 모리어티가 도버에서 기다릴 경우 : -100 x q

     b) 모리어티가 캔터베리에서 기다릴 경우 : 50 x (1-q)

     c) 홈스가 도버에서 내릴 경우, 홈스의 효용점수는 -100q + 50 - 50q = 50 - 150q

 

3) 홈스가 캔터베리에서 내릴 경우, 홈스의 효용점수는 a+b다.

     a) 모리어티가 도버에서 기다릴 경우, 홈스의 효용점수 : 0 x q

     b) 모리어티가 캔터베리에서 기다릴 경우, 홈스의 효용점수 : -100 x (1-q)

     c) 홈스가 도버에서 내릴 경우, 홈스의 효용점수 = 100 q - 100

 

4) 홈스는, 도버에서 내릴때의 효용점수와 캔터베리에서 내릴때의 효용점수가 똑같을 경우,

    모리어티가 도버에서 내릴 확률을 구할수 있다.

     50 - 150q =  100q - 100

     250q = 150  

     q = 0.6 = 모리어티가 도버에서 내릴 확률

 

5) 똑같은 효용점수에서 모리어티가 도버에 내릴 확률이 60% = 캔터베리에 내릴 확률이 40%라면,

     홈스는 캔터베리에 60%의 확률로 내리는 것이 좋다.

 

위 두개의 분석에 따라 홈스와 모리어티 모두 캔터베리에 60%의 확률로 내리는 것이 좋다.

소설에서 홈스는 캔터베리에서 내렸다고 한다.

모리어티도 마지막 순간까지 확인하고 뛰어내렸을 것이다.

 

3인 이상 게임이론은 읽다가 생각하기가 귀찮아서 옮긴이인 박병철의 글을 읽었다. 재미있었다.

 

"노이만은 54세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의 머리에서 탄생한 보물같은 개념들은 수학과 물리학을 비롯하여 컴퓨터, 스마트폰, 커미선spaceship, 경제 이론, 진화생물학, 분자생물학, 심지어 정치계까지 골고루 퍼져서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할 줄 아는 사람은 그냥 하고, 할 줄 모르는 사람은 남을 가르친다 Those who can, just do. Those who can't, teach." (중략)

 

무엇이건 "정말로 할 줄 아는 사람"은 상아탑에 갇혀있을 이유가 없다. 본인은 갇혀 있고 싶다 해도 세상이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노이만이 바로 전자에 속하는 전형의 인물이었다. 그의 정식 직함은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의 연구교수였지만 국방부와 CIA, 그리고 싱크탱크의 대명사인 RAND 연구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아메리카 전역을 누비고 다녔다. "학자=교육자"라는 고리타분한 등식을 가뿐하게 타파하고 평생을 현장에서 뛰었던 만능의 천재, 그런 이유로 학계에서는 심하게 과소평가된 천재 중의 천재. 그가 바로 존폰 노이만이었다." (560쪽)

 

이런 문제와 함께 박병철의 이야기가 끝난다.

 

"마지막으로 노이만의 위대함을 기리는 의미에서, 그가 창시했던 게임이론의 문제 하나를 제시하는 것으로 마칠까 한다.

세 사람 A, B, C가 정삼각형의 세 꼭지점에 서서 권총 결투를 준비하고 있다. 둘이 하는 2인결투라면 먼저 뽑아서 먼저 쏘면 되지만, 세명이 하는 3중 결투에서는 상황이 매우 복잡해진다. A의 명중률은 3분의 1, B의 명중률은 2분의 1인데, C는 전직 스나이퍼여서 명중률이 1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정한 결투가 될 수 없으므로, 명중률이 낮은 사람부터 한 발씩 쏘면서 순서대로 돌아가기로 합의했다. 자, 여러분이 A의 입장이라면 첫발을 어디에 대고 쏴야 생존 확률을 최대로 높일 수 있을까?" (561쪽)

 

내가 계산해 보니 B를 쏠 경우에 A가 살아날 확률이 1/9로 가장 높다.

자신있게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더니, 틀렸다.

 

정답은 뭘까?

 

A가 허공에 쏘았을때 생존율은,

 

1) B가 C를 죽이고, A가 B를 죽이면 : 1/2 x 1/3 = 1/6이 되고,

2) B가 C를 죽이지 못하면, C가 B를 죽이고, A가 C를 죽이면 : 1/2 x 1/3 = 1/6이 되어,

3) 1)의 확률 + 2)의 확률 = 1/3의 높은 생존율을 얻게 된다.

 

경제학을 세마science로 만드는 바탕을 만들겠다는 노이만과 모르겐슈테른은 non-zerosum game = win-win 게임의 이론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지금 그것이 만들어졌을까?

 

"노이만과 모르겐슈테른은 (중략) '경제 행위 Economic Behavior'에 대해 무언가 유용한 결론을 도출하려면 비제로섬 게임을 다루는 방법부터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게임이론』의 마지막 부분에서 두 사람은 실제로 그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것은 노이만이 앞에서 다뤘던 2인, 3인 제로섬 게임과 달리 수학적 엄밀함이 결여된 임시방편처럼 보였다.

 

이 부분에서 노이만은 수동의 '가상 플레이어'를 도입했는데, 게임에서 그에게 주어진 유일한 역할은 다른 플레이어가 이득을 본 것만큼 손해를 보거나, 다른 플레이어가 입은 손실만큼 이득을 보는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일종의 '유틸은행' 역할을 한다).

 

n-제로섬 게임에 이 유령같은 플레이어를 끼워넣으면 (n+1)-제로섬 게임으로 변형되며, 이 문제는 앞에서 수백쪽에 걸쳐 개발한 각종 장치를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다. 이로써 노이만은 게임이론을 가장 단순한 경제 시스템에 적용할 준비를 마쳤다." (317쪽)

게임이론으로 할수 있는일들이 참 많구나.

 

이베이 방식(다음순위 가격 경매)내가 내려는 돈을 적어내어 최고가로 낙찰되면, 내가 적어낸 가격이 아니라 내 바로 아래의 가격보다 살짝 높은 가격에 살수 있다. 이렇게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값을 높이 써낼 것이고, 나는 내가 원하는 값보다는 낮은 값에 살수있게 된다.

 

그런데 왠지 파는사람 위주의 시장이겠다는 느낌이 온다. 사려는 사람은 사고 싶은 마음에 어쨌든 높이 써낼테니까. 

 

"기술 회사들은 온라인 광고와 시장, 입찰시스템, 우선 제품 선별 알고리듬 등을 개발하고 정부의 규제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 최고 수준의 게임이론가를 고용해왔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유용한(그리고 수익성 있는) 응용 분야는 '경매 설계auction design'이다.

 

특히 검색 결과에 광고를 같이 띄우는 데 사용되는 키워드의 가격을 효과적으로 결정하려면 이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현재 키워드 경매는 수많은 인터넷 관련 기업의 주 수입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 검색의 대명사인 구글은 말할 것도 없고, 광고보다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로 알려진 아마존, 애플, 알리바바 Alibaba도 키워드 경매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중이다.

 

요즘 게임이론가들은 '가격 책정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pricing cloud computing service'에서 웹페이지를 한 번 방문했던 사용자가 다시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보상 등급 시스템 rewardand ratings system'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상거래의 거의 모든 분야에 진출하여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택시를 부르는 콜 시스템도 이들의 작품이다)." (327~8쪽)

게임이론으로 진화를 연구한다. 최재천 교수가 아메리카에서 유학할때, 수학을 이용한 윌리엄 해밀턴의 연구논문이 잘못 해석되는 것을 보고, 떠듬떠듬 수식을 짚어가며 다른 해석을 내놓자, 한국에서 수학천재가 왔다며 온 대학이 들썩였다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은적이 있다.

 

결론은 쉽게 고끄할수 있지만 수학으로 어떻게 풀어냈는지가 정말 궁금하다. 제미나이는 rB > C 라는 간단한 수식으로 설명했다. 친족(r)의 이익(B)이 나의 비용(C)보다 크면 이타행동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게임이론은 인정사정없이 가혹한 자연에서 협동 관계가 형성되고 진화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분야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윌리엄 해밀턴 William D. Hamilton은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학부생이었던 1950년대 후반에 노이만과 모르겐슈테른의 '게임이론'을 읽은후로 (중략) 게임이론의 생물학 버전이 머리속에 섬광처럼 떠올랐다.

 

(중략) 그는 자신의 혈족에게 이득이 되는한, 희생을 감수하는 이타 유전자가 널리 퍼진다는 것을 입증했다. 흔히 포괄 적응도 inclusive fitness로 알려진 이론" (328~9쪽)

 

해밀턴과 액설로드와 함께 미시간대에서 죄수의 딜레마를 이용한 게임이론 대회를 열어서 확인한 새로운 전략도 재미있다. 팃포탯 tit for tat = 툭치면 툭친다 전략. 협동은 협동으로, 배신은 배신으로, 용서는 용서로.

 

"협동정신을 발휘하되, 상대가 배신하면 나도 똑같이 배신하는 것이다. (중략) 나만을 위한 쪽으로 진화한 동물들 사이에서도 협동관계가 만들어질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액설로드와 해밀턴의 연구는 수백편의 후속논문을 낳았고, 도킨스는 이것을 가리켜 완전히 새로운 산업이라고 했다." (332쪽)

 

7장 게임이 된 전쟁

 

일일이 모든 의문을 해결하면서 갈수는 없다. 노이만과 현대의 세마 science에 대해 바탕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전쟁을 위한 = 삶을 위한 = 죽이기 위한 세마.

 

"모름지기 전쟁이란 파괴여야하고, 어느 정도는 사람답지않고 무자비할 필요도 있습니다(헨리 해피 아널드, RAND 연구소 설립자?)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기술개발을 그만드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고 경고" (338~40쪽)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폭격기도 안전을 희생하고 폭탄을 많이 실어낸 결과였다.

 

"B-29 폭격기를 일본 본토 폭격에 적합하도록 개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콜봄은 항속 거리와 기체의 무게, 그리고 폭탄 탑재량을 신중하게 검토한 후 "기체에 부착된 대부분의 장갑판을 떼어내고, 기관총도 테일건 tail gun (비행기의 후미에 설치된 기관총옮긴이)만 남기고 모두 제거하면 B-29의 항속거리가 길어지고 폭탄도 더 많이 실을 수 있다"고 권고했다.

 

콜봄의 제안을 받아들인 공군은 튼튼하기로 유명했던 B-29를 거의 깡통 수준으로 개조해서 일본으로 출격시켰고, 일본의 주요 도시와 시민들은 쏟아지는 폭탄에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야 했다." (341쪽)

 

 

게임이론의 문제들을 살펴보면, 현실에서도 눈앞에서 끔찍한 일이 당장이라도 벌어질듯하다. 그런 상황이 마땅한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노이만은 이렇게 말한다. 막연한 꿈보다는 현실에 맞는 일을 찾아야 한다.

 

"물리학자에서 역사학자로 변신한 스티브 하임즈는 이렇게 말했다. "게임 이론은 이 세상을 가차없고 무자비한 경쟁의 장으로 묘사하는 것 같지만, 이론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지능과 계산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뿐이다.

 

물론 나만을 지키려는 가혹한 행동이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이만은 막연한 희망보다 불신과 의혹에 기초하여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쪽이 훨씬 현실에 가까우면서 쓰임새가 좋기 때문이다." (371쪽)

 

사람사는 일은 사람이 정한다. 게임이론으로 설명할수 있는 일이 많은데도 사람은 이치에 맞는 일만 하는것이 아니다. "4주에 걸친 해명에도 불구하고 (중략) 오펜하이머의 비밀 취급 자격을 박탈했다. (중략 / 50년후) 소련 정보부가 오펜하이머를 영입하기 위해 여러 번 접촉을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발견했다.

 

(중략 / 원자력위원회의 위원) 노이만은 정부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의 가까운 친구들은 “오펜하이머를 그토록 괴롭혔던 정부 기관에 어떻게 몸담을 생각을 할 수 있느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노이만을 미국으로 데려왔던 오스왈드 베블런은 그의 처신에 대노하여 두 번 다시 만나지 않았으며, 노이만이 병원에서 죽어가고 있을 때 병문안을 와달라는 클라라의 애절한 편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찾아가지 않았다. 이와는 달리, 당사자인 오펜하이머는 클라라에게 "양쪽(프린스턴과 원자력위원회)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며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386쪽)

 

게임이론으로 냉전의 두려움이 더 커졌다. 죄수의 딜레마는, 결국 서로를 배신하는 것이 최악을 막는 선택이고, 선제공격도 불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반대의 상황도 게임이론으로 말할수 있을까? 삶이라는 보상이 주어진다면 '사나운 적이 가까이 있다는 두려운 짐'을 기꺼이 질수 있지 않을까.

 

"(노이만) 적이 핵무기로 전면공격을 해올때 막을 방법이 없다는것은 항상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도록 강요당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402쪽)

 

아메리카의 국방부 지침 '합동 핵작전'은, 2019년 사고로 잠깐 공개되어 세상에 알려졌는데, 핵전쟁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어느 순간에서도 핵전쟁의 가능성은 늘 100년안에 일어난다고 봐야할 것이고, 그러므로 이제 잠시후에 핵전쟁이 터져도 이상할 것이없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면 허먼 칸의 계산에 따르면 1억명이 넘는 희생을 치르게 될 것이다.

 

"최악의 사태를 한번 상상할때마다 최악의 사태에 한걸음씩 가까워진다는 것도 생각해 둬야할 것이다. (중략 / 1945년 이후로) 핵무기는 앞으로 100년안에 사용되겠지만, 제한된 지역안에서 제한된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중략 / 토머스 셸링) 핵무기 사용에 대한 범세계의 거부감이 과거처럼 작동한다고 장담할수 없다. 우리는 지금 빌려온 시간에 살고 있는 셈이다." (404~6쪽)  

 

8장 사룸life의 논리를 찾아

 

사룸life을 다룬다. 시작은 자기복제다.

 

"노이만은 부모에 해당하는 기계가 새로 만들 기계의 모든 구조를 완벽하게 알고 있으면서 조립에 필요한 도구까지 모두 갖춰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중략) 인공 및 천연 오토마타의 원리를 모두 설명하는 이론이라면, 사람이 만든 기계가 번식하고 진화하는 방법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300년 전에 프랑스의 철학자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가 "사람의 몸은 기계에 불과하다"고 선언했을 때, 그의 23세 제자였던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여왕이 반문했다. “나는 아기를 낳는 시계를 본 적이 없는데요?

 

(중략) 기계도 사람처럼 번식할수 있을까?" (416쪽)

자기복제가 가능한 2차원 오토마타를 노이만이 1년에 걸쳐 이론을 만들었다. 다른 어떤 기능도 없이 순수하게 자기를 복제할수 있는 물질. 뭔지 모르겠다. 그런데, 복잡하지않은 게임 라이프life가 콘웨이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인공지능을 머리에 쓰고 싶은 사람이, 인공지능이 있지도 않은 1970년대에 나타난다. 에드워드 프레드킨.

 

"오토마타에 대한 프레드킨의 신념은 확고하다. "사룸체는 부드럽고 물렁물렁하지만, 사룸의 기반은 누가 뭐라해도 디지털이다. 다시 말해서, 컴퓨터로 구현할 수 없는 것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다. 컴퓨터가 할 수 없다면 자연도 할 수 없다.

 

1970년대에 이런 관점은 비주류에 속했지만 프레드킨은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소유한 컴퓨터 벤처기업이 잘 풀려서 카리브해에 섬을 사들일 정도로 백만장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면에서 아쉬울 게 없었던 프레드킨은 한 텔레비전 쇼에 출연해서 "미래에는 사람들이 머리에 나노봇을 뒤집어쓰고 머리카락을 자를 것"이라며 독특한 미래관을 선보이기도 했다." (440쪽)

 

12살때 머리에서 자연스럽게 오토마타가 떠올랐다는 울프럼과 프레드킨이 놀라운 일을 해낸다. 아직 뭔지는 모르겠다. 계산규칙과 세포 오토마타만 있다면, 우리가 아는 모든 물리법칙을 만들어낼수 있단다.

 

"프레드킨과 마찬가지로 울프럼은 자연계의 복잡성이 반복적으로 실행되는 단순한 계산 규칙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했다(심지어 그 규칙은 단 하나일 수도 있다)." 그는 약간의 계산을 거친 후, 단일 세포 오토마타가 이 규칙을 10의 40곱번 = 10^40번쯤 실행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물리법칙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442쪽)

 

만들어진 사룸은 = 사만사룸은 사룸인가? 아직까지는 사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크레이그 벤터가 옮겼다는 473개의 유전자는, 뉴클레오타이드(ATGC) - 코돈(ATG 등) - 아미노산 - 단백질 중에서 무엇일까가 궁금했다. 제미나이는 473개의 단백질로 약 31만개의 뉴클레오타이드 - 10만개의 코돈이라고 한다. 아미노산 21개를 알아야겠다.

 

* 사만 = 사람이 만든 = artificial

* 사만사룸 = artificial life

 

"사만 유기체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 2010년이었으니, 랭턴의 예측은 10년쯤 빗나간 셈이다. 바로 그해에 미국의 생명공학자이자 사업가인 크레이그 벤터와 그의 동료들은 박테리아의 일종인 우폐역균 Mycroplasma mycoides의 게놈 genome과 거의 동일한 복사본을 만들어서 게놈이 제거된 세포에 이식했다.

 

그러자 세포는 새로운 명령에 따라 '부팅'되었으며, 정상 박테리아처럼 증식하기 시작했다. 세땅 역사상 처음으로 “컴퓨터를 부모로 가지면서 자기복제를 할 수 있는 사룸체”가 탄생한 것이다. 다수의 과학자들은 벤터의 연구팀이 만든 것을 사룸체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새로 태어난 사룸에는 '신시아Synthia'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로부터 6년 후, 벤터가 이끄는 연구팀은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우폐역균 게놈의 크기를 절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자기복제가 가능한 생명체 중 "가장 작은 게놈을 보유한 생명체인 셈이다.

 

유전자의 수가 겨우 473개에 불과한 이 미생물은 지금껏 세땅에 존재한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종으로 'JCVI-syn.oa'로 명명되었으며, 연구팀은 이들의 생명 활동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예측까지 해놓은 상태이다." (465쪽)

 

아버지와 딸이 비슷하다.

이런 말을 위로라고 할수 있을까.

아쉽지만, 고끄가 살짝 된다.

완전히 다른 문제. 그는 살아서 할일이 너무 많았다.

 

"노이만이 죽음을 예감하고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마리나가 그에게 물었다.

"수백만 명의 목숨을 빼앗아가는 도구를 만들 때는

아주 의연하셨잖아요.

그런데 본인 한 사람의 죽음을 앞두고

왜 그렇게 심란해하세요?"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그건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492쪽)

신은 마음속에 분명히 있는데,
겉으로 드러내서는 안된다는 다사의 말도 좋다.

나는 만신론에 다리를 걸치며 살다가
로만 가톨릭신자로 죽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야 파스칼의 기대값을 더 높일수 있다.
어차피 무한대지만.

 

1) 신이 존재할 확률 = p
2) 신을 믿어 얻는 이익 = ∞

3) 신을 믿어 입게 되는 손실 = k 

4) 신을 믿을때의 기대값

     = (p x ∞) + (1-p) x k = p x (∞-k) + 1 = ∞

 

"죽음이 코앞으로 임박했을 때 노이만은 (중략) 신앙으로 되돌아왔다. (중략) 천주교가 신자로 살아가기에 매우 힘든 종교지만, 신자로 죽기에는 아주 좋은 종교

 

(중략)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마 하나님은 있을 거예요. 무언가가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보다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게 훨씬 쉽거든요"

(중략) 울람은 스트라우스에게 "신앙심이 그토록 초단기 속성으로 자랄 수 있다니, 내 마음이 다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마리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아버지는 마지막 순간에 '파스칼의 내기 Pascal's wager'(신의 존재 여부에 따른 득과실을 따져서 종교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옮긴이)를 떠올렸던 겁니다. 그분은 지옥이 존재할 확률이 아무리 낮다 해도 0이 아니라면, 평생 무신론자로 살다가 마지막 죽는 순간에 신도가 되는 것이 가장 효율높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지요. " (493쪽)

 

천천히 읽으려다가 오토마토까지 다 읽었지만,
되돌아가서 따져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컴퓨터로 해볼수 있다는데,
할줄 아는 사람있으면,
같이 해 주면 좋겠다.

 

에필로그 노이만, 그는 어떤 미래에서 왔는가?

 

세땅earth에 페인트를 칠해서라도 햇빛의 반사량을 조절하여 CO2로 인한 기후변화를 막아야한다고 했던 노이만은, 인내심과 유연한 사고, 그리고 지성으로 기술진보의 어려움을 이겨나갈수 있다고 말한다. 약간 찜찜하지만, 고끄한다.

 

1) 새로운 아이디어의 출현은 막을수 없다. 그것이 위험하든 안전하든

2) 위험한 기술도 얼마든지 쓸모있게 할수있다

3) 진보는 부작용side-effect을 일으키고, 이것을 완전히 막을수있는 치료제가 없다

4) 기술을 누리려면 100% 안전한 삶을 포기해야 한다. 어차피 그런 삶은 없다

5)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6) 우리는, 지성-유연한 생각-인내심이라는 부분치료제를 갖고 있다

 

"아무리 부작용이 심각하다 해도, 새로운 아이디어의 출현을 막을 수는 없다. 오직 세상을 불안정하고 위험하게 만들기 위해 개발된 기술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진보의 부작용을 막는 치료제 같은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분야에서 폭발하듯 이루어지는 발전의 혜택을 있는 대로 누리고 싶다면 100퍼센트 안전한 삶은 포기해야 한다.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은 '조금 더 안전한 삶이며, 안전도를 높이려면 국가 중대사뿐만아니라 일상으로 내리는 판단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기술의 모든 폐해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만병통치약은 없지만, 다행히도 우리는 부분 치료제를 갖고 있다. '인내심'과 '유연한 사고', 그리고 세땅earth의 생명체 중 오직 사람만 갖고 있는 '지성'이 바로 그것이다." (5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