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활동은 '우리의 지식이 늘어갈수록, 우리의 무지도 늘어간다'는 역설을 낳는다" (8쪽)
그만두지 말고 꾸준하게 읽고 배우고 깨달으면 된다.
지식은 두가지 뜻이 있다고 한다.
1) 확실한 근거에 바탕을 둔 의심할수 없고, 부정될수 없는 진실
2) 믿을만한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 매우 쓸만하지만, 아주 낮은 확률로 부정될수도 있는 사실
2)번의 뜻이 학문의 대상이 되는 지식이다. 1)번을 향해 나아가되 여러가지 여건때문에 1)번이라고 주장할수 없다.
매우 낮은 확률이란 어느 정도일까? 10의 10빼곱 = 1Å = 원자의 크기 정도의 확률이라고 말할까?
지식은 관찰하고 생각하기를 통해 얻어진다.
생각하기를 포기한 경우에 가장 큰 문제는, 내가 사기를 당해 피해를 입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그 증거다. 생각하고, 되도록 바르게 생각해야 한다.
러셀의 생각 중에 깊은 충격을 주는 것은, 실제로 그렇게 한다는 말이다.
"모든 속임수는,
진실에 기초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생각할바엔 죽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한다(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라는" (32쪽)
모든 순간에 지식의 최전선에 서있는 '앞선사람'들이 있고, 그들은 최전선 너머를 바라본다. 그가 바라보는 방향이 맞는다면, 우리는 다시한번 더 넓은 앎의 세계로 나아갈수 있다. 과연 그들이 바라본 곳에 믿을만한 지식이 있는 것일까? 그것을 쫓아가보자.
제1부 세마 Science
* 세마 : 셈하는 학문 -> 셈학 -> 세막 -> 세마 = science / 과학은 일본의 번역이다. 우리의 말로 지식을 쌓아나가지 않으면, 제대로된 독립을 할수 없다. 반민족 반인륜 행위자들이 설치는 근본이유다. 아울러 친일파들을 비난하는데도 반대한다. 친일파는 일본과 친하자는 말이다. 올바르게 살아가는 일본사람들과 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우리가 비난하고 비판하는 자들은, 친일했기 때문이 아니라, 반인륜 반민족 행위를 서슴지 않은 자들이다. 그러므로 친일파는 척결할 이유도 반대할 이유도 없고, 반인륜 범죄자는 척결해야 한다.
1. 세마 이전의 기술
농경은 여러 의미에서 사피엔스를 다르게 만들었다. 지구로부터 얻어먹던 삶에서, 지구를 이용해서 살아가는 삶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종도 만들어내는 신의 지위에도 올라섰다. 농업발전을 위해 수많은 기술들이 사회가 발전하게 되었다. 저수지, 풀제거, 심는 시기와 거두는 시기, 달력, 도구 등등 헤아릴수 없다.
그레일링은 한가지 사실을 더 깨우쳐준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환경도 더 좋아졌다.
그리하여 사피엔스는 지구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지금, 사피엔스들은 더이상 아이를 낳고 기르는데 좋은 환경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인구는 결국 줄어들수밖에 없다. 기후변화가 아니더라도 산업화 정보화 AI화가 진행되는 현대사회에서 삶을 즐기기에도 바쁜 사피엔스들은, 번식이 아니라 놀이를 하고 있다.
"발견된 기원전 9700년 당시 여성 유골의 발가락, 무릎, 척추 등을 보면 작물 주변의 잡초를 뽑고 수확한 곡물을 빻기 위해 오랜 시간 무릎을 꿇고 노동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농경과 관련한 업무는 사냥이나 동물을 모는 일(주로 계절에 따라 겨울 목초지와 여름 목초지로 가축을 이동시키는 일)보다는 임신 및 육아와 병행하기 더 쉬웠다. 사냥하고 채집하는 삶에서 작물을 기르고 가축을 모는 삶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명백히 성별에 따른 분업을 동반했다. 그리고 이러한 분업은 이후 오랫동안 지속했다.
농경과 목축은 기원전 1만 2000년경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가장 먼저 등장했고, 기원전 6000년 무렵 기후가 비슷한 이집트, 그리스 및 유럽 인근 지역으로 펴져 나갔다." (49쪽)
바퀴. 오래된 궁금증이다. 증기기관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었다가 1950년이 되자 훨씬 오래된 발명품인 바퀴에 사람들이 더 눈길을 주었다고 한다. 왜?
바퀴는 발견된 이후로 한번도 폐기된 적이 없이 계속해서 사용되고 있다. 쓸수 없는 곳은 있어지만, 한번 쓰기 시작하면 절대로 버릴수 없는 사람의 위대한 발명품이다. 기원전 4천년기에 흑해 북쪽 스텝지역의 유목민이 발명했다는 것으로 정리된 모양이다.
시멘트. 로마시대에 이미 사용되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용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서로마제국의 멸망과 함께 기술도 사라졌다고 한다. 화산재와 석회의 혼합물로 만들어진 포촐라나(시멘트)는 5세기에 사라지고 19세기가 되어서야 제조법이 다시 발명되었다고 한다. 110년에 지어진 거대한 돔 건축물은, 15세기 중반 브루넬레스키가 재건할 때까지 역사속에 묻혀 있었다고 한다. 문화와 기술이 그리 쉽게 계승되어지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망원경은 네덜란드에서 발명되었다. 1608년 안경제조업자 한스 리퍼세이가 'kijker(키케르 =관찰자)'라는 이름으로 3배율의 망원경을 발명했고, 1609년 갈릴레오 이 생각을 듣고 20배율의 망원경을 만들어 베네치아 상원에 보고하여 큰 보상을 받은뒤, 1610년에 목성의 위성 이오-유로파-가니메데-칼리스토를 발견했다.
현미경도 역시 네덜란드의 안경제조업자 자카리아스 얀선이 1590년 발명했다. 스페인의 필리페2세에게 충성을 거부하고 80년의 전쟁끝에 1648년 네덜란드는 독립한다. 그리고 민주공화국을 만들어 모든 시민과 귀족이 힘을 합쳐 강한 나라를 만들어간다. 그 바탕에 이런 기술개발이 있었던 것이다.
2. 세마의 발흥
신은 왜 사람의 모습을 하게 되었을까? 곰이나 호랑이, 해와 달을 신으로 받드는 것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들이 드러내는 모습이 신처럼 강하고 신비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사람의 모습을 한 신이 만들어졌을까? 그레일링은 답한다. 세상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사피엔스 자신이다. 내가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데, 일어나는 변화는 나보다 더 크고 위대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는 신이고, 나와 비슷한 모습을 했을 것이다. 신이 자신의 모습을 따서 우리를 만든 것이 아니라, 사피엔스가 자신의 모습을 따서 신을 만든 것이다.
"무언가를 일으키거나 변화시킬수 있는 자신들의 힘을 인식하는데서 시작해서, 비슷하게 바람이나 번개뒤에도 이를 일으키는 행위자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행위자는 agent 우리 조상들보다 더 크고 강력" (87쪽)
뉴턴과 보일의 기체에 대한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겠다. 뉴턴은 기체입자의 크기가 줄어들었다 늘어났다 할수 있다는 말인가? 틀린 주장이니 되짚어볼 필요는 없겠지만, 이해가 안되니 찜찜하다. 그러다면 보일과 베르누이의 주장은 무엇인가?
뉴턴의 원자는 원자핵(양성자+중성자) + 전자(입자 또는 파동의 확률)가 아니라 정말로 더이상 쪼개지지 않는 딱딱한 당구공같은 알갱이라는 말로 이해한다. 그럴 경우 기체가 원자라면, 부피와 압력과 온도의 관계가 왜 달라진다는 것일까? 보일이 생각하는 원자와 뉴턴의 원자는 정말로 달랐을까?
기체는 작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 압력이 크면 부피가 줄면서 입자 운동이 활발해져 온도가 올라간다. 온도를 떨어뜨리면, 입자의 운동이 느려지고, 벽에 부딪히는 압력도 줄어들고, 부피는 줄어든다. 맞나?
"뉴턴은 기체를 당구공같은 입자들이 서로 튕기는 모습으로 묘사했고, 이 입자들의 상호작용으로 기체의 압력과 부피 사이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리고 17세기 화학자 로버트 보일이, 기체의 압력을 증가시키면 부피가 감소한다는 것을 보였다. 뉴턴의 관점에서, 압력을 증가시키는 것은 기체 입자를 다 함께 압축시켜서 그 사이의 공간을 줄어들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기체의 온도를 낮춰도 부피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했다.
뉴턴이 무시한 온도의 중요성에 주목한 것은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였다. 그는 기체를 구성하는 입자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기체의 온도는 이 운동의 빠르기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입자들이 더 빠르게 움직일수록, 기체 온도가 더 높아진다. 그리고 온도가 올라갈수록 기체가 가하는 압력, 즉 담긴 용기 벽을 입자가 때리는 압력이 증가한다. 액체의 경우 이러한 현상은 부피의 증가로 이어진다. " (102쪽)
뭔가 전선을 그리고 있다. 선만.
3. 세마의 세계관
물은 무엇이고, 파동은 무엇인가?
물을 물이고, 파동은 파동이다. 파동은 에너지의 흐름이다. 파도는 파동이라는 에너지가 물을 움직이는 모습이다. 그러면 파동에너지와 파도는 같은 것일까? 파동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파도이므로, 파동과 파도는 다르다. 다만 파도는, 파동에너지의 세기를 우리가 볼수 있게 해준다.
공기는 무엇이고, 소리(음파)는 무엇인가?
공기는 공기이고, 소리는 소리다. 공기중에서 소리가 우리 귀에 도달하면, 우리는 소리를 듣는다. 공기중으로 소리(음파)에너지가 퍼져나오기 시작할때, 우리는 소리를 들을수 없다. 그 소리의 파동에너지가 우리 귀에까지 도달하면, 비로소 우리는 소리를 듣게 된다. 파도와는 다르다. 파도는 파동이 시작되어서 우리몸에 도달하지 않아도 볼수있다. 소리는 음파에너지가 약해서 우리 귀에까지 이르지 못하면 우리는 소리를 들을수 없다.
파도는 파동이 퍼져나가는 모습을 모두 보게하지만, 음파는 눈에 보이지 않다가 우리 귀에 도착했을때만 들린다. 소리도 파동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귀로만 들을수 있는 파동이다.
소리와 파도는 어느 지점에서 어떤 힘에 의해 시작된다. 소리는 공기와 물이라는 매질을 통해서 전달되고, 파도는 물이라는 매질을 통해서 전달된다.
그러면, 전자기파는 무엇인가? 공기나 물이라는 매질이 없이도 이 에너지는 전달된다. 왜? 아직 모르겠다. 전자기파는 그런 성질을 가지고 있다.
"입자는 움직일때 질량과 에너지를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운반하지만, 파동은 에너지만 운반하면서 공간으로 퍼져나간다. 하지만 양자론이 다루는 작은 규모에서는 이렇게 익숙한 파동과 입자의 구분이 깨지고, 우리의 직관에서 벗어난 파동-입자 이중성 wave-particle duality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1912년, 루이 드브로이 louis de broglie(프랑스 공작으로 공작신분으로는 유일하게 노벨상을 받았다)가 파동-입자 이중성이라는 개념을 광자에서 입자로 확장했다." (118~9쪽)
전자는 입자이면서 파동이라는 것은 많은 증거와 설명으로 충분히 이해할수 있었다. 그런데, 양자역학의 슈뢰딩거방정식과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설에 따르면, 확률이란다. 입자이자 파동이 아니라, 확률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확률이 빛을 내기도 하고, 성질을 결정하기도 하고, 크기와 무게도 결정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입자가 되는 것도 확률, 파동이 되는 것도 확률이라는 것일까? 설사 그렇더라도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인가? 이럴때 쓰는 좋은 방법은, 그냥 외우는 것이다. 무슨 뜻인지 설명할수 없지만, 전자는 확률이라는 실체다.
"전자를 입자로 보는게 아니라 원자핵 주변에 퍼진 확률로 보는 완전히 새로운 관점이 생겨났다. 이에 따르면 전자는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잃을때, 핵 근처의 특정 위치에서 사라지면서 그 즉시 다른 위치에 다시 나타난다." (119쪽)
현대의 원자론이 만들어지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보자 : 57 발헤 567 xyz 3113 식빵러보 45678 이하슈불락
1803 돌턴의 원자가설
1885 발머의 스펙트럼 공식 - 1887년 헤르츠의 전자기파 발견
1895 뢴트겐 X선 발견 - 1896 자연붕괴하는 우라늄 발견 - 1897 톰슨의 전자 발견
1903 톰슨의 푸딩 원자모형 완성 - 1911 러더포드의 햇님계 원자모형 - 1913 보어의 궤도 원자모형
1924 드 브로이 물질파 - 1925 하이젠베르크 확률분포함수 - 1926 슈뢰딩거방정식 - 1927 불확정성의 원리 - 1928 디락방정식 + 1915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해 주기율표가 완전하게 해석되면서 원자는, 가설이 아니라 세마가 되었다.
불확정설의 원리는 아원자 입자에서 적용할수 있다.
거시세계에서는 뉴턴 역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작동한다.
하이젠베르크는 인과론,
즉 현재의 상태를 완벽하게 알수 있다면
미래를 예측할수 있다는 인과론을,
아원자의 세계에서는 적용할수 없다고 했다.
인과론이 틀렸다는 것이다. 왜 틀렸느냐?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가 현재를 완벽히 알면 미래를 예측할수 있다라는
인과율의 날카로운 공식에서 틀린부분은,
'미래를 예측할수 있다'는 결론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를 완벽히 안다'는 전제이다.
(중략) 양자론은 미시세계의 사물이 존재하는 모습이
측정의 결과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중략)
측정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양자상태가 여러가지 가능성으로 이루어져있고,
측정이 비로소 그 가능성 중
어떤게 실제상태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지식의 최전선, 119~120쪽)
사회는 거시세계지만
80억의 사피엔스가 따로따로 움직이는,
아원자세계와 같은 거시세계다.
사회와 아원자세계의 공통점은,
1) 모든 입자와 사람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수 없다
2) 확률로 결정된다. 미래가.
계속되는 측정으로 아원자들의 확률 분포를 알수 있듯이
계속되는 민심의 측정으로 사회의 확률 분포를 알수 있다.
아원자세계가 확률분포를 가지고 있고,
관찰과 측정이 이루어지면
확률분포 중 확률이 높은 어떤 것으로 실현된다.
사회에,
1) 이건희가 되고 싶은 김건희의 인정
2) 술과 골프와 여행을 즐기는 윤석렬의 인정
3) 탄핵
4) 임기단축 개헌 등의 확률 분포가 있고,
민심을 계속해서 관찰하고 측정하면,
그 확률분포 중 확률이 높은 어떤 것으로 실현된다." (119~120쪽)
중력적색편이란 빛의 변화를 말한다. 한울universe을 연구하는 것은 빛을 연구하는 것이다. 별이 보내는 빛을 연구하여 커미universe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연구한다. 별이 보내는 빛은 감마선이라는 강력한 빛에서 시작한다. 이 빛이 에너지를 잃으면, X선도 되고 자외선-> 가시광선 -> 적외선 -> 마이크로파 -> 라디오파로 변한다.
중력 적색편이는, 중력으로 만들어진 휘어진 공간을 돌아나오는 빛이 에너지를 잃으면서, 파장이 길어져 .... 아, 모르겠다. 적색 가시광선이 나타난다는 것일까? 아닌것 같다. 일단 파장이 길어진다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거기까지만 이해하자.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따라 빛의 중력적색편이가 나타나고, 중력파와 블랙홀도 예측하고 확인했다.
중력파는 별과 같은 거대한 존재나 목성이나 지구와 같은 거대한 물체가 존재하면, 끊임없이 계속해서 에너지의 흐름, 공간의 휘어짐이 생긴다는 것으로 일단 이해하자.
블랙홀은 중력장이 너무 강해서 아무것도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태다. 빛을 반사해야 보이는데, 빛이 빠져나오지를 못하니, 암흑이다. 아인슈타인 이전인 1795년에 라프라스는, 물체가 매우 작은 반경으로 압축되면, 그 탈출속도는 광속보다 빨라야 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중력 적색편이는 전자기 복사가 '중력 우물gravity well'을 빠져나올 때, 파장이 길어지는 현상이다. 중력 우물이란 질량이 있는 어떤 물체가 끌어당기는 중력장을 뜻한다. 우물을 빠져나오려면 에너지를 써야 한다. 하지만 광자는 언제나 광속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속도가 느려지는 대신 진동수가 낮아지는 형태로 에너지가 줄어든다. 따라서 빛의 스펙트럼에서 빨간색 쪽으로 파장이 더 길어진다. 1960년대에 일반 상대성 이론의 예측이 실험적으로 확인됐다." (126쪽)
블랙홀은 중력에 의한 압축으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후의 밀도높은 잔해다.
별의 연료가 소진 -> 거대한 중력의 작용으로 별의 압축 -> 압축되던 별이 폭발하면서 초신성이 된후, 남아있는 밀도 높은 잔해가 블랙홀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빛이 나오지 않는 이 블랙홀을 무엇으로 관측하는가? 적외선?
"현재 우주론에서는 일반적으로 블랙홀의 기원을 별의 죽음(정확히는 질량이 우리 햇님의 질량보다 적어도 15배 이상 큰 별의 죽음)에서 찾는다. 별은 거대한 핵융합로다. 이 핵융합로는 그 크기가 만들어 내는 중력보다 연료를 공급하는 힘이 더 큰 이상 계속 존재하다가 고유한 크기의 별이 연료를 전부 소진하기 시작하면, 자신의 중력에 의해 내부로 끌어당겨지면서 붕괴한다. 특정 단계에서 핵이 심하게 압축되고 그에 따라 발생한 열이 너무 커지면, 별은 초신성으로 폭발한다. 이때 밀도 높은 잔해가 남는데 그 중력장이 굉장히 커서 아무것도, 심지어 빛조차도 이 잔해를 빠져나 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127쪽)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았다면, 블랙홀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 사건의 지평선 - 특이점까지는 알아야겠다. 이 개념들이 현실세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아직 이해할수 없다.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1차대전의 참호안에서 계산되었고, 그 결과는 아인슈타인에게 보내져 세상에 드러났으며, 젊은 슈바르츠실트는 참호안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모든 구모양의 질량이, 커미와 자신을 차단할 정도로 압축되는 임계반지름.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사건의 지평선은, 블랙홀의 경계로 이 선안으로 들어가면 빛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계선이다. 알기 쉽다.
특이점singularity이란,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이라는 정지한 블랙홀의 중심으로 표준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특이한 곳을 말한다.
이유는 알수 없지만, 한울이 계속해서 팽창한다면, 최초의 순간인 138억년 전에는, 하나의 특이점에서 빅뱅으로 커미가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해 왔다는 것을 계산할수 있다.
블랙홀은 중심의 특이점이 없어서 무엇을 압축시켜 빨아들일뿐만아니라 특이점이 없이, 즉 중심이 없어서,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들어온 물체들을, 또다른 공간이나 우주로 뱉어낼수도 있다고 한다. 그것을 화이트홀이라고 한다.
화이틀홀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특이점이 있어도, 휘어진 공간을 통해 빨아들인 물질을 뱉어내는 웜홀 기능을 하는 블랙홀도 있다. 이런 개념들을 수학자들이 계산했다고 하니 단순한 상상만은 아닌데, 이것이 과연 제대로된 계산일까? 몇년이 걸리더라도 이 계산을 따라가보고 싶다. 누군가 이 계산을 이끌어줘야 할텐데, 그렇게 한가한 수학자는 없을 것이다.
빅뱅이론은 1929년에 에드윈 허블이, 멀리있는 은하의 스펙트럼이 붉은색 쪽으로 더 치우친다는 것을 관찰하여,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멀리있는 은하의 멀어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밝히면서 시작되었다. 우주가 팽창한다면, 시간을 거꾸로 돌리면, 모든 것이 시작점, 특이점으로 모일수 있다는 생각이, 1927년에 먼저 나왔다. 1929년은 대공황으로 많은 사람들이 삶의 고통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커미는 우리와 조금 더 가까워졌다. 사람은 참 묘한 존재이며, 특이한 사룸이다.
10의 43빼곱이라는 시간(플랑크 시간)에 대해서 늘 의문이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커미를 만드는 물질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올 수 있을까? 학자들은 현재 한울의 팽창속도를 측정하고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서 처음의 시작점(특이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시간을 가정해야 했기 때문이란다. 급팽창이론 inflation theory다.
만일 커미의 나이가 138억년 이상이라고, 제임스웹의 관측결과가 나오기만 한다면, 플랑크 시간은 고쳐야할지도 모른다.
"커미는 단지 130억~140억 년 전에 형성됐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규모가 크다. 그래서 세마학자들은 커미의 구조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더 많은 시간을 한울의 추정 나이와 일치시키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임시방편으로 급팽창 모형을 도입했다. 빅뱅 이론은 이 점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부 구상성단(공 모양으로 밀집한 성단 - 옮긴이)의 나이는 우리가 계산한 한울의 나이보다 더 많아 보인다. " (137쪽)
빅뱅으로 138억년의 커미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 아직까지는 커미의 표준생김새이다. 그런데, 다섯가지 중요한 문제에 대하여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1) 양자와 중력의 통합
2)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3) 왜 자연의 상수들이 지금과 같은 값을 가져야 하는가? 맞아, 왜 그래야 해. 측정값이란다.
4) 양자세계의 불확실성을 어쨌든 해결해야 한다.
간신히 견디면서 여기까지 읽었는데, 더 깊은 곳으로 끌고 들어가겠단다. 세마에 대한 마지막 장이 남아있다. 무사히 읽어낼수 있기를 기도할 뿐이다.
"끈이론과 달리 이 이론들은 전부 직접 시험가능한 예측을 내놓는다. 즉 틀렸으면 틀렸다고 증명할수 있다.
고리양자중력loop quantum gravity은 플랑크 규모에서 중력장을 스핀네트워크로 양자화해서, 물질의 구조자체가 양자화됐다는 사실과 중력과의 조화를 꾀한다. 끈 이론과 비교했을때 고리양자중력의 장점은 공간차원이 추가로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142쪽)
4. 핀홀을 통해
프톨레마이오스 문제. 틀린 세마이론도 관측과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는 현실과 잘 들어맞는다. 이론이 실험과 관측으로 확인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진리인 것은 아니라는 문제가 여기에서 발생한다.
칼 포퍼의 말대로 반증 자료들을 보여줌으로써 이론이 가진 한계를 계속 이야기하면서, 진짜 이론을 제시하는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다. 프톨레의 이론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연구와 검증이 천년이 넘게 걸리기는 했지만, 코페르니쿠스와 부르노, 하위헌스, 갈릴레오와 케플러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론을 받아들이되 그냥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이 연구하는 사람들이다. 뉴턴 역학도 뭔가 해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200년 이상이 걸려서야 아인슈타인에 의해서 수정될수 있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커미의 중심에 지구가 있다고 상정한 뒤, 제멋대로인 것처럼 보이는 행성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기발한 방법을 고안했다. (중략) 이 모형은 행성의 위치, 일식과 월식을 예측하고 항해에 활용하는데 굉장히 효과가 좋았다. 하지만 순전히 제한된 범위안에서 일종의 도구로서 작동했을뿐 현재의 천문학이 말하는 행성과 항성의 진짜 위치와 움직임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
(중략) 프톨레마이오스 문제는 실험으로 검증을 거치지 않으면 세마가 될 수 없다는 논점에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바로 가설을 확증하는 실험의 결과가 어떤 식으로도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이론을 긍정하는 실험 결과가 반드시 진실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세마철학자 칼 포퍼 Karl Popper는 이 문제에 대한 응답으로 '반증falsification'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어떤 가설이 예측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임으로서, 그 가설을 반박하는 걸 목표로 삼는 게 최선이라는 견해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주장도 제기됐다. 예측에 반대되는 결과는 그 예측과 관련 있는 결과만을 반박할 뿐 가설 전체를 반박하지는 못한다는 것인데, 각각의 반박이 가설의 신뢰도를 더 높이거나 낮추기는 하겠지만 완전히 결론을 내지는 못한다는 주장이다." (148쪽)
플랑크 길이 : 1.6x10의 35빼곱m
지구에서 우주 끝까지의 거리 : 4.4x10의 26곱m(465억광년 = 9.5조km x 465억)
이 작은 m와 큰 km에서 무엇을 느끼나? 아무런 느낌이 없어진다. 너무 작고 너무 커서. 어떻게 해야 이것을 실감나게 받아들일수 있을까?
들을수 없는 소리와 볼수없는 빛이 있는것과 같이, 생각할수 없는 것이 있을 것이다. 듣고 보는 것은 감각인데, 생각은 그야말로 생각이다. 물론 현실에서 감각으로 느낄수 없는 것, 양자세계는, 생각할수 없다? 맞는 말같기도 하고 아닌 것같기도 하다. 전파도 보거나 들을수 없다. 생각할수 없는 생각도 있다?
"해밍은 단지 인지능력의 한계 때문에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아이디어를 인용한다. '개는 맡을 수 있지만 우리는 맡을 수 없는 냄새가 있는 것처럼, 또 개는 들을 수 있지만 우리는 들을 수 없는 소리가 있는 것처럼, 우리가 보지 못하는 파장대의 빛이 있고 우리가 맡지 못하는 냄새가 있다. 이렇게 우리의 뇌가 특정 방식으로 조직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왜 놀라운가? " (164쪽)
슬프게도 그레일링의 이야기들을 따라갈수가 없다. 이 시간에 미적분학의 역사를 따라가는 것이 더 낫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경험주의와 관념론에 대해서 정리가 어느 정도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프톨레 문제로 흄이 제기한 문제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러면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끈 이론처럼 수학에서 발생한 이론에 실험 검증을 요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지지하게 될 것이다. 수학으로만 볼 수 있는 세계를 검증하는 데 있어서, 핀홀 구멍이라는 한계에 갇힌 원시자원을 요구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복해 말하건대, 그렇다고 이론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통제라는 원칙을 깨버리는 행동은 몹시 성급할 수 있다. 경험원리는 추구할 만한 가치가 매우 크다. 우리는 어떤 가설이 옳은가 하는 결정을 당연히 자연자체에게 맡겨야 자의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172쪽)
얼음이 물에 뜬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매우 특별한 일이고, 원인이 수소원자 때문이란다. 뭘까? 그리고 물에 뜬 얼음이 추위를 막아서 바다 아래에서 사룸들이 살아갈수 있었다고? 그랬을 것같다. 그렇다면 물이라는 오직 하나의 특이한 분자가 모든 사룸의 뿌리라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로 에너지를 운반하고, 화학작용을 일으키고 이런 작용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수소원자의 성질덕분에, 물은 분자중에 유일하게 액체일때보다 고체일때 더 가볍다. 즉, 얼음은 물위에 뜬다. 그렇지 않았다면 바다 전체가 얼어버려서 지구는 사룸에 맞지않는 얼음덩어리가 됐을 것이다." (177쪽)
인류원리. 현재의 조건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사룸일뿐인데, 우리를 만들기 위해서 한울이 설계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자기중심주의 아닌가? 인류원리는 다른 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지금 현재의 자연 상수들을 포함하여 모든 조건들이 변화하지 않도록 우리가 관리하지 않으면, 우리는 생존할수 없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즉, 우리가 만들어지는 조건이 기적이 아니다. 우리는 조건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진화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계속해서 살기 위해서는, 지금의 조건들을 유지하려는 뭇사람들의 노력이 합쳐져야 한다. 우리의 생존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기적일 것이다.
안경이 있기 때문에 코가 있는 것이 아니고, 코가 있고, 눈을 위해 코에 거는안경을 만든 것이다.
우리가 있기 때문에 커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커미가 있고, 사룸을 위해 커미의 현재 상태를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살고 싶다면.
"인류원리라는 용어는 1973년 천체물리학자 브랜던 카터가 코페르 탄생 500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에 참여했을때 만들었다. (중략) 카터는 자연의 상수와 우리 존재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히려 노력했다. (중략) 인류의 존재를 허락하는 한 시점이자 공간인 '지금 여기'를 정의하는 몇가지 자연의 상수들 사이의 두드러진 관계를 설명한다.
(중략) 물리상수의 현재값들을 기적이라고 여기는 건, 마치 우리 개개인의 조상이 만나서 짝짓기를 한 우연들을 고려하면서 내 존재가 기적임에 틀림없다고 여기는 것과 비슷하다." (177~9쪽)
"가장 단순한 이론이 진실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오컴의 면도날)" (182쪽)
일단 세마를 읽어내었다.
제2부 역사
1. 역사의 시작
청동기 시대와 암흑기. 이유는 상호의존과 전문화. 암흑기의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기록이 사라져버린 것일까? 매장과 문자로 복원되는데 약 200년 이상이 필요했다. 굶주림에 지친 철기로 무장한 도리아인과 스키타인의의 침입(220쪽)이 청동기 문명을 파괴했을까.
초고대문명은 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일까.
우리는 기록되지않은 오래된 유적들을 왜 알아야하는 것일까? 무엇이 궁금한가.
"중앙 정부와 궁전 문화가 있는 곳에는 기록뿐만 아니라 법률, 외교, 상업의 소통이 필요하다. 이런 일에는 문해력이 필요하고, 결국에는 학교가 필요하다. 그리고 필경사를 배출하는 교육이 있는 곳에서는 문학이 꽃피게 된다. 청동기 시대는 우리에게 사회, 정치, 경제 조직이 고도화되면 문해력, 문학, 소통, 생각과 지식의 교환이 증가하고, 그로 인해 다시 조직이 한층 더 고도화된다는 되먹임 고리의 증거들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청동기 시대가 붕괴한 이후 수세기 동안은 이러한 되먹임 고리가 멈춰 버렸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지 간에, 청동기 시대의 종말은 인류학자 조지프 테인터Joseph Tainter가 말한 것처럼 '체제의 붕괴'였다. 그 시대를 지탱해 주던 높은 수준의 상호의존성 중 일부가 무너지면서, 체제 전체가 실패해버렸다. 에릭 클라인Eric Cline과 다른 학자들은 청동기 시대 말기와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이에 걱정스러운 유사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너무나도 복잡하게 운영되는 중앙집권적 사회, 삶과 경제의 거의 모든 측면에 대한 과도한 전문화, 식량이나 에너지 같은 필수 자원에 대한 취약한 의존성 등이 오늘날 우리 세계의 특징이다. 사이버 공격, 심각한 기후 재앙, 대규모 분쟁, 팬데믹 등이 이런 연결 조직을 무너뜨리면 사회 구조 전체가 쉽게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 (219쪽)
* 아나톨리아 반도(흑해와 지중해, 에게해와 연결된 터키의 반도)의 괴베클리 테페(배불뚝이 언덕) 기원전 9,500년 신석기 유적. T자형 기둥 200개. 클라우스 슈미트가 96년부터 2014년까지 20년간 발굴했고, 엄청난 규모로 앞으로도 60년 동안 발굴. 생활의 흔적이 없어서 종교시설인 것으로 추정 => 그보다 천년 앞선 카라한 테페가 인근에서 발굴 => 의외로 호모 사피엔스는 이런 기념물들을 만들 능력을 가지고 있다. 15,000년 전이든, 구석기 시대든.
* 홍산문화 : 만주에서 발견된 bc4천년의 적석총. 신전으로 보이고 정교한 옥돌공예기술을 갖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폐기되어 사라지고, 전혀 다른 유목문화가 발전한다.
* 파레이돌리아 pareidolia 현상 : 모호한 시각 자극에서 명확하고 식별할수 있는 패턴을 추출하려는 심리. 또는 그런 심리에서 비롯된 일종의 착시현상.
"언어학의 증거는 원시 인도유럽어 기반 언어들이 단일한 기원에서 확산했다는 점을 암시한다. (중략) 사람들이 실제로 이동했을 뿐만아니라 도착전에 그곳에 있던 사람들을 상당한 비율로 (어떤 경우에는 거의 완전히) 대체했다는 것이다.
(중략) 유전자 데이터는 유럽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의 두 갈래에 대해 말해주면서, 원시 인도유럽어의 스텝지대 (폰토스-카스피 스텝지대 : 말을 길들이고 마차를 발명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지역) 기원설을 강하게 지지한다. 기원전 7천년기쯤부터 동쪽에 있던 농경인 중 한 갈래는 유럽으로 이동해 헝가리, 독일, 스페인을 점령했고, 한 갈래는 그보다 좀 더 이른 시기에 아나톨리아에 도달했다. 후자의 선구적인 농경인들은 그리스로 이동했고, 일부는 지중해 해안을 따라 이베리아Iberia로, 일부는 다뉴브Danube강을 따라 독일로 이동했다. 그 후손들은 그들 DNA의 90퍼센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 농경인들이 원래 그 지역에 살고 있던 수렵채집인들과 섞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222~3쪽)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뭇사람의 조상으로 알았는데, 다윈이 추정한 아프리카 기원설을 뒷받침하는 발굴이었다고 한다. 띄엄띄엄 알고 있는 이상한 기분. 왜 이랬을까? 30년전에는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이론이었을까?
"최초로 이름 붙은 오스트랄로피테신은 1924년 남아프리카에서 레이먼드 다트Raymond Dart가 발견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다. 다트는 모든 젖니가 그대로 남아 있는 '타웅 아이Taung Child'라는 어린아이 유골을 발견했다. (중략) 오스트랄로피테신과 연관 있는 화석 환경의 연대가 350만 년 전에서 300만 년 전이라는 게 드러나면서 정당성이 입증됐다. 다트의 발견은 인류의 고향이 아프리카일 수도 있다는 다윈의 견해에 무게를 실어주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의를 지닌다. 그 당시까지는 네안데르탈인이 발견된 유럽이나 '자바 원인Java Man'(호모 에렉투스)이 발견된 동아시아가 인류의 고향이라고 가정되고 있었다." (242쪽)
자바섬을 3주나 여행했는데도, 자연사박물관을 가보지 못한 것은 너무나 아쉽다. 여행 목적이 그것이었는데도 왜 실행하지 못했을까? 호모 에렉투스도 보고, 데니소바인도 보고, 순다랜드의 문화도 볼수 있었는데 말이다. 참으로 허망한 여행이었다.
"아마도 아프리카를 떠난 최초의 호모 집단으로 추정되는 에렉투스는 지구상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았다. (중략) 낮게 잡아 약 11만 년 전까지만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약 200만 년 전에 등장한 종이 이렇게 오래 살아남았다는 건 참으로 놀랍다. 참고로 여기서 약 11만 년 전이란 수치는 임의로 언급한 게 아니라, 자바의 솔로강Solo River 계곡에서 발견된 에렉투스 화석들의 연대이다.
주류 관점에 따르면 에렉투스는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와 호모 안테세소르의 직계 조상이고, 하이델베르겐시스는 다시 유럽에 등장한 네안데르탈인, 아시아에 등장한 데니소바인, 아프리카에 등장한 현대 인류의 직계 조상이다. 에렉투스는 뇌 부피 1,200cc에 정교한 아슐리안 석기를 다루고 항해 능력을 갖추었으며, 사회조직을 구성하고 언어를 구사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장신구를 만들고 심지어는 예술 활동으로 보이는 흔적 등 겉보기에 이들은 사피엔스의 직계 조상이거나 직계 조상과 긴밀한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자바에서 발견된 50만 년 전 조개껍질 위 긁힌 무늬가 장식 목적으로 고의로 새긴 것이라면, 에렉투스는 예술을 창조할 줄 알았다. 상징적 표현이 존재한다는 건 다른 많은 것에 대한 중요한 지표가 된다. 실제로 유럽의 에렉투스들은 오커ochre(그림 물감의 원료로 쓰이는 황토-옮긴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커의 유일한 쓰임새는 안료이다." (245쪽)
왜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모계 쪽으로만 전해지는 것일까? 15만년전의 한 여성에 수렴한다는 것은, 사람의 미토콘드리아 DNA와 그녀의 DNA가 100% 완전히 일치한다는 말인가?
"하지만 현존하는 모든 뭇사람의 가장 최근 공통 모계 조상이 살았던 장소가 15만 년 전의 아프리카임을 식별하는 데 성공한 건 그보다 훨씬 이른 1980년대 연구였다. 이것을 일컬어 '미토콘드리아 이브 Mitochondrial Eve'라 부른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를 따라서만 전해지기 때문에, 나의 조상의 사슬을 역추적하면 우리 엄마, 할머니, 증조할머니 등을 거쳐 15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던 한 여성에게로 수렴한다." (252쪽)
단세포인 정자는, 수정될 때 운동부분인 꼬리를 떼어낸다. 정자는 최소한의 기능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의 기능도 가장 작게 만들었을 것이고, 정자의 움직임과 운동기능을 위한, 즉 꼬리를 위한 미토콘드리아 정보만이 있지 않았을까? 정자의 미토 정보와 남자 체세포의 미토 정보는 다른가? 같겠지? 모르겠다.
"동물의 예에서 수컷의 정자와 암컷의 난자가 수정될 때 정자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참여하지 못하며, 수정란에 있는 모계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다른 미토콘드리아와 재조합하지 않는다고 이해되고 있어 모계에서 모계로의 유래된 미토콘드리아DNA의 비율이 유지된다고 보고있다. " (위키백과 중에서)
5.5억년의 가장 간단한 지질시대 구분 : 제1기 ~ 제4기(지층으로 구분)
- 제1기 : 고생대 COS DCP (2.9억년 : 642 665)
- 제2기 : 중생대 TGV (1.9억년 : 8-6-5 : 트라이아스기-쥐라기-백악기) : 백악기 대멸종으로 공룡이 사라진다.
- 제3기 : 신생대
- 제4기 : 신생대 플라이스토세(홍적세 = 빙하기와 매머드 / 구석기 오스트랄로피테쿠스) - 홀로세(충적세 / 신석기 사피엔스)
신생대는 6,600만년으로 지구 46억년 역사에서 1% 정도 차지하는 현재의 지질시대를 말한다. 공룡이 사라지고 포유류와 호모의 시대가 된다. 2개의 시대, 3기와 4기로 구분되고, 4기는 플라이스토세와 홀로세로 나뉘며, 플라이스토세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홀로세는 사피엔스의 시대로 틀을 만들어본다.
3. 과거의 문제
역사(4천년 ~2024년) - 고고학(12,000년~4천년) - 고인류학(1.2만년 이전)
지구의 나이는 46억년이고, 커미의 나이는 3배인 138억년이다.
"우리의 (역사) 실재론의 감각은 과거가 현재의 창조물이라는 생각으로 인해 훼손된다. 바로 특정한 역사 수정주의revisionism와 조우할 때, (중략 /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지배했다는) 사실이 부정될 때 그렇다. 이러한 예가 보여주듯이 역사가 창조된 예술인가, 아니면 발견된 세마인가 하는 질문은 쓸데없는 질문이 아니다. 이 질문은 역사적 진실이라는 게 과연 있는가, 있다면 어느 정도까지 우리가 알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된다." (259쪽)
* 아르메니아 대재앙(메즈 예게른 Medz Yeghern 1915~17) : 오스만투르크에서 기독교를 믿었던 아르메니아 사람들은, 1차대전이 터지면서 백만명 이상이 살해당하고, 공동체의 터전이었던 아나톨리아에는 아무도 살수 없게 된다. 지금의 아르메니아는, 러시아령 아르메니아가 독립하면서 만들어진 나라. 튀르키예는 이 사실을 전란에 의한 희생이라고 말한다.
오늘 이후로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 Thucydides는 구분할수 있어야 한다. 헤로도토스 이야기꾼이고, 투키디데스는 역사학자다. 학자가 되고 싶기는 하지만, 너무 늦었으니, 이야기꾼이 될수밖에 없다.
"오늘날에는 히스토리코스라고 할 수 있는 유명한 이야기 역사학자들(아서 브라이언트와 존 줄리어스 노리치 등)과, 히스토레온이라 할 수 있는 현장에서 기록 문서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들(거의 모든 학술 역사학자들)이 좀 더 확실히 구분된다.
고대 역사학자들은 이 문제를 굉장히 잘 이해하고 있었다. 본인을 단호하게 히스토레온으로 정의한 투키디데스는 자신이 보기에 히스토리코스였던 헤로도토스를 강력히 비판했다. 페르시아와 그리스 사이의 대규모 전투와 그 기원에 관한 역사를 기술하면서 헤로도토스가 이야기와 사실, 전설, 추측을 한데 뒤섞었기 때문이다." (261쪽)
왜 라틴어와 이태리어-그리스어가 나뉘었지? 그리스어는 아테네어이고, 이태리어는 뭐지? 라틴어는 발칸반도 전체에서 공동 사용한 언어인가? 왜 이제야 이런 의문이 들었지? 정말 몰라도 너무 모른다.
라틴어는 로마의 언어였다. 라틴어(고전라틴어와 속라틴어) -> 속라틴어 -> 유럽의 언어.
"라틴어는 이탈리아 반도의 중부에 있는 고대 로마와 그 주변 지역 라티움(Latium)에 정착하여 살던 라티움 사람들이 쓰던 언어이다. 로마가 지중해를 정복하면서 라틴어는 지중해 전역과 유럽 지역의 상당 부분으로 퍼져나갔다. " (위키백과 중에서)
향신료 -> 노예 -> 아프리카 노예의 비극 -> 퀘이커 -> 1861 남북전쟁과 노예해방.
퀘이커에 대해서 또한번 놀랐다. 왕과 귀족 앞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는 그들은, 노예제도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세상의 어떤 종교가 퀘이커만큼 사람에게 기여했을까.
"15세기에 동양의 향신료를 거래할 수 있는 항로를 찾고자 탐험을 떠나면서 시작됐다. 동양에 다다르기 위해 서쪽으로 항해한 결과, 얼마 지나지 않아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의 침략자들이 '신세계에서 원주민들을 정복하고 그들을 노예로 만들기 시작했다. 북아메리카의 동부 해안 일부에서도 이러한 식민지화가 뒤따랐다.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대규모 노예무역은 동아프리카의 아랍 노예 제도를 위축시켰고, 이후 영국과 미국이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하지만 동시에 처음으로 양심이 동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18세기에 노예제도에 대한 퀘이커Quaker(프로테스탄트의 한 교파. 영국과 식민 아메리카 등지에서 일어난 급진적 청교도 운동의 한 부류이다-옮긴이) 교도들의 반대가 시작됐다. 그 결과, 19세기 초에는 노예무역이 사라졌으며, 19세기 후반에는 노예제도 자체가 폐지됐다." (265쪽)
레이놀즈와 호주의 역사에 대하여 길게 기록해두지 않을수 없었다. 그레일링의 요약과 요약의 틀 모두 훌륭했다. 늘 가슴아픈 일은, 계몽주의 진보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인종혐오-우월의식-노예만들기-폭력으로 계몽주의를 들이민다. 말도 안된다. 계몽주의는, 깨어나기-평등-평화-나아가기-사랑-열정이다.
"역사의 의미와 책임에 관한 긴 논쟁의 뿌리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원주민에 관한 문제로 오스트레일리아를 괴롭혔던 '역사 전쟁 History Wars'을 예로 들어보자. 이 논쟁은 18세기에 영국인들이 오스트레일리아를 발견하고 정착한 것인지, 아니면 침략한 것인지를 놓고 1960년대 후반에 역사학자 헨리 레이놀즈Henry Reynolds가 제기한 의문으로, 이후 결코 꺼지지 않는 격렬한 논쟁에 불을 지폈다.
레이놀즈는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주에 있는 제임스쿡대학교의 교수로 지내면서, 대학 정원사로 일하는 토레스 해협 Torres Strait 섬 원주민 출신 에디 코이키 마보Eddie Koiki Mabo와 친해졌다. 마보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고향 메르Mer(머레이섬Murray Island)의 땅이 법적으로는 나라 소유의 영지 Crown Land라는 사실을 레이놀즈와 동료 노엘 루스Noel Loos를 통해 알게 됐다.
자신이 소유했다고 생각했던 땅이 자신의 소유가 아님을 깨달은 마보는 원주민의 토지 권리를 놓고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법원은 마보 측의 손을 들어줬다. 1992년 오스트레일리아 고등법원이 오스트레일리아는 무주지 terra nullius, 즉 '주인 없는 땅'으로 여겨져서는 안 되며, 원주민들이 그 땅에 대한 권리를 소유하고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마보는 판결이 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이 판결 이후 1993년에는 원주민 토지 소유 권리법 Native Title Act이 통과됐다. (중략) 오스트레일리아 전체 면적의 15퍼센트 정도에 해당하는 일부 토지에 대한 권리 (중략)
원주민 토지 소유 권리법은 폴 키팅Paul Keating 총리의 노동당 정부에 의해 통과됐다. 하지만 1996년 선거에서 보수 자유당이 승리하자, 후임 총리인 존 하워드John Howard는 '검은 완장을 찬 국가 역사(중략)가 지긋지긋하다며, '유대 기독교 윤리, 계몽주의 진보 정신, 영국 문화의 제도와 가치'를 회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략 / 이 발언은) 유럽중심가치의 우월성을 가정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오스트레일리아인들은 어쨌든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이 없으며, 상처를 다시 꺼내는 일은 통일된 국가 정체성 형성에 방해가 될 거라는 취지의 주장이었지만, 그것으로 하워드의 발언 아래 깔려 있는 인종차별주의를 가릴 수는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이 논란은 '빼앗긴 세대Stolen Generations'에 대한 보고서 출판과 동시에 일어났다. 이 보고서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과 토레스 해협 제도 원주민의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강제로 분리되었고, 그들 대부분이 (중략) 정부 기관이나 교회 기관에 강제 수용된 채 길러졌다는 내용이다. 1905년부터 1960년대까지 지속된 이 정책으로 원주민들이 말살되어 갔으며 (중략) 아이들은 무려 세 명 중 한 명꼴로 가정에서 분리됐으며, 보고서에 따르면 그 수는 최소한 10만 명이 넘는다.
헨리 레이놀즈는 역사학자답게 역사의 맥락에서 이 사건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보고, 연구를 수행했다. 그리고 18세기에 영국인들이 오스트레일리아를 '침략했는가, 아니면 발견하고 정착했는가'하는 문제와 그 이후로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착민들과 원주민들 사이에서 폭력 갈등이 일어났는가 하는 문제를 구분했다. (중략) 레이놀즈는 이 사건이 침략이자 폭력사건이었다고 주장한다.
레이놀즈의 주장에 대한 보수 진영의 반응은 예측 가능했다. 반응은 크게 두 가지 주요 형태 중 하나 또는 모두를 취했다. 첫째는 힘겹게 황무지를 개척하고 위험한 오지를 탐험하는 등 '새로운 세계에 정착하는 영웅'이라는 오랜 관점을 레이놀즈가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레이놀즈의 주장은 원주민과 백인들 사이의 적대감을 되살리고 서로 등을 돌리게 함으로써, 분열을 초래하고 통합으로 가려는 노력을 좌절시킨다는 것이었다. 한편, 레이놀즈의 노력에 동조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사안이 주요 요점 두가지를 섞어서 다루고 있었다. 바로 '일어난 사건에 관한 진실'과 원주민의 권리회복이다." (267~9쪽)
호주 침략전쟁은 140년, 미국 침략전쟁은 310년이 걸렸다. 아파치 전쟁이 끝난 것은, 1924년이었다. 피가 끓는다, 너무너무 잔혹한 사람들 때문에. 폭력이라는 단어에는, 어떤 잔혹함도 없어보인다.
"백인들의 폭력과 착취, 땅과 금에 눈이 멀어 조약과 약속을 번복하고 깨트리는 배신행위는 조명되지 않았다." (279쪽)
역사를 바라보려는 노력을 게을리해 왔다. 논쟁이 피곤했기 때문이고, 내 생각에 충실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계몽주의와 같이 엉터리 이해를 바탕으로 해석되는 것은 막고 싶었다. 그런 마음에서 출발하여, 사실을 만나고, 해석을 위한 논쟁도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나아가기 위해서는 깨어나야 한다. 피곤하지 않고 즐겁게. 가능할까?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특정 시대 또는 일련의 사건이 진보냐 퇴행이냐를 주장하는 일은 역사를 논쟁으로 만들지만, 어디까지나 해석의 수준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이것은 정당한 일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일이다. 과거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끊임없이 재평가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종류의 토론은 필수기 때문이다." (307쪽)
4. 역사 판독
행동의 현대성을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상징으로 대표되는 현대 사피엔스의 독특한 행동을 말한다. 예술, 선물, 언어 등도 상징의 핵심이다. 사피엔스라는 종의 행동의 현대성과 함께 해부학의 현대성도 있다. 뇌도 크고, 키도 크다. 씹는 기능이 여러가지인 치아 구조와 여러가지 소리를 만들어낼수 있는 입안구조 등이 해부학의 현대성에 해당한다.
"‘행동의 현대성’이라는 개념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적어도 다음 사항에 대해서는 점점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첫째, 해부학의 현대성으로부터 행동의 현대성을 직접 추론할 수 없다. 둘째, 행동의 현대성의 다른 특징이 무엇이든, 그 핵심은 상징의 사용이다. 셋째, 행동의 현대성은 한때 생각했던 것처럼 서유럽에서 비롯되지 않았다. 넷째, 후기 네안데르탈인도 적어도 어느 정도는 행동의 현대성을 보였다." (325쪽)
* 이해이론 : 역사의 판독은, 세마와 같이 경험과 관찰, 반복되는 실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사람됨의 공통 특성을 바탕으로 한 이해하기를 뜻한다. 객관과 보편의 틀을 갖고 싶어하는 주관이다.
판독이든 해석이든, 이념을 해석에 도입하려면, 편견이나 선입견을 바로잡기 위한 자기비판의 노력, 사실을 왜곡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해서 역사를 바로 보고, 바르게 이해하고, 사실에 가깝게 바라볼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 역사란 무엇인가? 과거인가, 탐구하는 과정인가, 지식인가, 거울인가?
제 3 부 두뇌와 마음
세마는 언제든 무너질수 있는 이론 또는 진리라는 것을 늘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런 말을 들으면, 또다시 고끄하게 되는 것은, 연습부족이다. 세마가 경험과 관찰을 통해 진리에 다가가는 귀납지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부족하다.
"신경세마에 관해 생각할때는 좋은 의미로 신중해야 한다. 엄청난 진보가 워낙 빠르게 일어나다보니, 뇌에 관한 현재의 그림을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이는건 너무 섣부른 행동이다." (336쪽)
마음과 뇌에 관한 지식의 최전선. 그것으로 가는 물음에 전념 commitment이 있다. 뭔가? 생각을 전담한다. 몰입. 생각에 빠진다. 뇌의 활동이 마음인가, 마음은 뇌에서 만들어지나? 생각은 뇌에서 만들어진다. 느낌은 뇌에서 만들어지나? 느낌과 생각과 같은 정신활동이 하나로 합쳐져 마음이 만들어진다. 결국 뇌는 마음을 만들어낸다. 뇌는 몸의 일부이다. 마음은 몸이 만들어내는가, 아니면 뇌에서 만들어내는가? 몸이 있어야 뇌가 있을수 있고, 뇌가 있어야 몸이 있을수 있다. 마음을 포함한 모든 정신활동은 뇌에서 만들어지는데, 몸의 지원을 받는다.
1. 마음과 심장
해부학실험실을 들어가 본적이 있다. 차가운 기운이 가득한 깨끗한 공간은 시신들과 시신조각들로 가득하다. 숨이 막혀서 말을 하기가 힘들었다. 단 한번의 경험으로 어떤 곳이라고 표현할수는 없다. 죽이든 살리든 사람의 몸속을 들여다봐야 한다. 몸속을 보고 나서야, 마음이 뇌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790년대에 메리 셸리의 아버지는 런던에서, 시체에 전기를 가하는 갈바니즘 공연을 관람했고, 이는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에 영감을 주었다. 전기작용에 대해 알지 못하던 이전 시기의 수많은 연구들은 한계가 있었는데도, 제법 그럴싸한 연구들이 진행되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 세상에 심장이 없는 동물은 거의 없지만, 뇌가 없는 동물은 많다. (중략)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어릴 적 친구였다가 이집트의 통치자가 된 프톨레마이오스 1세는 알렉산드리아에 무세이온Musaeum이라는 거대한 기관을 설립했는데, '뮤즈의 신전'이라는 뜻의 무세이온은 대학이자 연구기관이었다. 이곳에서 수많은 학자가 국가의 지원을 받아 공부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했다. (중략) 이들이 사형수 600명 이상을 산채로 해부했다 (중략)
헤로필로스와 에라시스트라토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바로 뇌였다. 헤로필로스는 최초로 대뇌와 소뇌를 구분했고 시신경과 눈돌림신경oculomotor nerve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냈으며, 눈 자체의 내부 구조를 인식하고 머리뼈 안의 신경과 혈관의 차이를 알아차렸다.
에라시스트라토스는 심장 판막을 묘사하고 심장이 펌프 같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으며, 운동 신경과 감각 신경을 구별하고 이 두 종류가 뇌까지 가는 경로를 추적했다. 두 사람 모두 경험에 의거하여 마음의 위치가 뇌라고 결론지었다.
(중략) '사람의 생체를 해부하는 일은 (제3제국 전까지는) 다시는 체계적으로 실행되지 않았다(어쩌면 1930년대와 1940년대에 일본이 점령한 영토에서 자행한 생체 해부 실험을 그로스가 덧붙였을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중세 대학에서 되살아나기 전까지 서양에서는 생체가 아닌 시체해부조차도 행해지지 않았고, 의학이나 세마의 목적이 아니라 법의학 목적으로만 행해졌다.
(중략 / 사람의 시체해부도 금지된 로마시대에) 갈레노스의 이론에서 핵심 개념은 프네우마pneuma(숨결)이다. (중략 / 폐로 흡입된) 프네우마는 심장에서 사룸의 정기pneuma zotikon로 변해 몸에 온기(사룸)를 불어넣고, 뇌에서 프시케 또는 동물의 정기pneuma psychikon, 다시 말해 마음 또는 영혼으로 변한다. 프시케는 뇌실을 차지하고 거기서 온몸에 퍼진 신경을 활성화하며, 운동을 전송하고 감각을 수신한다. 뇌는 사고, 기억, 상상, 의지, 감각 등 모든 인지 기능의 위치다. 갈레노스는 뇌를 지배자 또는 통치자라는 뜻에서 헤게모니콘hegemonikon이라 불렀다." (350~4쪽)
뇌의 활동을 연구하는 방법. 문제가 발생한 뇌와 사람의 병 사이의 관계를 관찰하고 치료하면서 연구할수 있다. 여러가지 장비로 뇌의 활동을 측정한다. 양전자와 전자가 만나서 발생하는 빛을 촬영하거나 산소포화도를 측정하여 사람의 반응을 연구하는 방법. 궁금한 것이 많아야하는데, 왜 궁금증이 생기지 않는지 신기한 일이다.
2. 인지두뇌
영어 원서를 들고 읽는 것과 같다. 모든 것을 읽어내지만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전혀 알수 없는 상태.
일단 어려운 문제와 쉬운 문제를 구별하자.
어려운 문제는, 뇌의 활동이 의식을 어떻게 만들어가는가? 또는 의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분석하는 문제.
쉬운 문제는, 뇌의 활동과 지각-기억-판단-언어-움직임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는 문제.
어려운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으로는, 영웅의 해결책이 있다. 의식이 없거나, 의식은 모든 것에 기본으로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
이 정도의 틀로 신경과학을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렇게밖에는 시작할 방법이 없다.
"몸과 마음의 문제에 관한 데카르트의 주장을 둘러싼 논쟁을 다루면서, 특정한 '영웅의' 해결책을 소개했었다(행동주의를 지칭한다-옮긴이). 방금 언급한 다양한 어려움을 고려했을 때, 의식 문제는 그 자체로 영웅의 해결책을 도입할 수밖에 없게 한다.
이러한 영웅의 해결책 중 하나는 가장 명백해 보이는 사실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으로, 의식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제거주의자 관점Eliminativist View'이다.
또 하나는 의식의 보편 근본 편재성ubiquity(어디에나 있음_옮긴이), 다시 말해 일종의 범심론panpsychism의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는 데이비드 차머스가 받아들인 관점이기도 한데, 더 창의로운 급진스러운 해결책이 아니고서는 '의식의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게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따라서 줄리오 토노니 Giulio Tononi의 관점에서와 같이, 의식이 없는 물체에서 어떻게 의식이 발생하는지를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대신에, 의식을 기본 사실로 받아들이고 시작한다" (416쪽)
무의식이라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습관으로 몸에 배어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과거의 지식과 경험으로 축적되어 습관으로 배어있는 것을, 새로운 지식과 경험으로, 즉 새로운 의식으로 제어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것이 선택이고 자유의지고 가치관을 가진 행동이라고 믿었다. 그렇다면, 습관이 곧 무의식이이라는 말인가.
"무의식의 정신작용이 말하는 내용을 의식이 관찰하고, 수정하고, 중단할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결국 선택, 자유의지, 정신의 삶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사람의 본성과 도덕-사회의 차원을 고려할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개념들이다." (418쪽)
그래도 머리속에 쏙 들어와 박히는 말은 있다. 이것은 비유에 가깝고, 추정이고, 실재를 조금 이야기한다. 하나는 마음이 없지만, 여럿이 뭉쳐지니 마음이 나타난다. 비록 얼간이들이 잔뜩 모여 우글거리지만, 완전히 다른 것이 만들어진다. 양질전환이라는 오래된 이야기의 틀에 걸리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이 존재하지 않는 개별요소가 모인 일명 '얼간이들의 집단 squadron of simpletons'이 마음을 구성한다" (418쪽)
우리가 정말 궁금해하는 것이 마음인가? 마음이 왜 일어나고, 기쁨과 불안이 왜 일어나는가를 알고 싶은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답이 있는 것이 아닐까?
"마음이론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행동과 의도를 해석하는 익숙한 방식으로, 믿음-욕구-느낌-기억-추론에 대한 비공식 이론이다." (419쪽)
4. 마음과 자아
마음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수 없고, 마음은 뇌에서만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해서 마음이 물질이 아닌 무엇인 것은 아니다. 마음은 뇌와 환경이 서로작용하여 몸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몸의 어디인지는 아직 말할수 없다. 한사람의 뇌를 넘어서는 어딘가에서 마음이 만들어진다.
"우리는 절대 무언가를 보는게 아니라, 항상 무언가로서 본다는 걸 기억하자. 개념은 언제나 시각 경험에 바탕을 둔다. 그리고 이 개념들이 우리에게 수정체 너머 바깥세상에 무엇이 존재하는지를 알려준다. 따라서 마음을 이해하려면 그것을 발현하는 뇌만 이해하는 '좁은 내용'이 아닌, '넓은 내용'의 접근법이 필요하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뇌가 마음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 마음이 물질이 아닌 무언가라는 뜻은 아니다. 마음은 데카르트가 말한 것처럼 천상의 것, 영성인 것이 아니다. 여기서 의미하는 건 마음이 뇌와 뇌, 또는 뇌와 자연환경이 상호작용한 산물이라는 것이다.
(중략) 한사람의 마음은 그것을 발현하는 사람의 뇌 이상이다." (423~6쪽)
관념론의 시대는 어쨌든 끝났고, 물자체와 현상이라는 이원론도 끝났다. 남은 것은 유물론이고, 여러가지 믿을만한 방법들이 도덕성-의도-자유의지-자아-합리성에 대해 답하고 있다. 신경세마에 이어 신경철학까지 나온다고 한다.
"이원론과 유물론이 아닌 일원론(다양한 이상주의 및 중립 일원론)이 주요 가능성에서 배제된 이후, 특히 주관성-의식- 표현에 관한 정신 상태와 뇌 상태의 관계에 대한 질문은 심리철학의 중심이었다. 신경철학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깊이 있는 신경과학의 연구 기술을 이용해 도덕성, 의도, 자유의지, 자아, 합리성에 대한 질문을 더 많이 탐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철학 탐구의 전통인 안일한 추측 방식은, 이제 더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이미 놀라운 발견을 하고 있는 새로운 방식에 자리를 내어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426쪽)
자아란 몸과 기억이다. 그 기억이 허구일수 있을까? 이렇게 또렷한데. 자기동일성이 유지되는 기억과 그 기억을 담고있는 몸. 자아는 반은 물질이고, 반은 관념이다. 몸이 없으면 기억도 없으므로, 기억은 몸을 따르는 부속물이다.
* 안토니오 다마지오 : 의식의 근원, 자아라는 느낌feeling에 있다. 의식은 느낀다는 느낌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아는 처음에는 막연하지만, 나중에는 자신만의 고유한 일인칭 관점이라고 여기게 되는 강하게 지속되는 인식이다. 자신이 중심인 세계이며, 뇌속에서 상영하는 영화의 소유자이자 관찰자라는 느낌. (431쪽)
"(로크는) 인격체가 자기 인식을 하려면 기억이 필요하며, 기억이 자기 인식을 지속해 준다고 보았다. 따라서 로크는 지속하는 개체로서의 '인격체'를 선택했다. (중략) 이는 약간 논점을 회피하는 측면이 있다. 영혼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형이상학의 개체(즉, 자아)라는 개념을 다시 도입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로크의 18세기 후계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도 이를 부인했다. (중략) 우리는 그저 지각의 '잠깐의 다발'만을 발견할 것이다. 흄은 (중략) 자아란 우리가 시간이 흘러도 자기동일성을 유지한다고 착각하게 하는 유용한 허구라고 묘사했다." (428쪽)
결론 : 올림퍼스산에서 내려다 본 풍경
지식이 합리성을 갖느냐는 것은, 그 지식을 뒷받침하는 증거의 비율이다. 그리고 증거는 관찰과 실험이다. 100%의 진실은 없지만, 꽤 높은 비율의 관찰과 실험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기다란 이야기의 결론은 매우 단순하고 허무하지만, 고끄한다. 앎의 기쁨말고 뭐가 있겠는가, 살면서.
"지식의 최전선을 넘어가는 느낌은 연구자들에게 뭇사람이 왜 끊임없이 노력하는지를 알려주었다. 바로 다른 무엇에도 비할수 없는 발견의 흥분이다. 경계선이나 울타리, 담벼락과 달리, 최전선의 위대한 덤은 바로 자신을 넘어서, 더 멀리까지 여행하도록 우리를 초대한다는 점이다." (44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