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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신들의 나라 발리 여행

[ 어린 신들의 나라 발리 ] 비는 세차게 쏟아지고, 병아리들처럼

비를 맞으며 해발 1000 미터가 넘는
발리의 산골 마을을 걷고 있다. 

아이들 세명이 걸어오길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갑자기 세차게 비가 쏟아졌다. 
암탉의 품으로 밀고 들어오는 병아리들처럼. 

비는 좀처럼 그치지 않았다.
애미가 된 기쁨을 누렸다. 

그리미로부터 우선을 건네 받은 아이들은,
아쉽게도,,,,
손키스를 날리며 멀어져갔다.

 

 

 

 

 

 

밤새 비가 내렸는데, 지붕이 날라갈 것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윌리엄 펜에 대한 자료를 뒤적이다가 그의 이야기가 실린 문서가 있기에 구글번역기를 돌려 번역을 했다. 새벽 6시가 되자 잠이 쏟아졌다.

 

8시가 넘어 천재의 전화로 간신히 잠을 깨었다. 비가 그친듯하다. 수영장을 깨끗이 청소하고 있다.

아침을 먹고, 또 빈둥대다가 잘란잘란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전에 그리미의 기침감기가 낫지를 않아서 병원을 먼저 들르기로 했다.

작은 병원에는 환자가 없다.

간호사가 먼저 혈압과 열을 잰 다음에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증상을 설명하는 모양이다. 원격진료다. 불행하게도 그녀와 내가 모두 영어가 짧아서 진료는 불안하게 이어진다. 보다 못한 의사가 본원에서 내려오겠단다.

 

의사를 기다리는 동안 두곳의 입원실을 들여다보니 사람들이 가득하고, 침대에는 노인 한분씩 수액을 맞고 있다. 가족들이 심각한 얼굴이 아닌것을 보면 큰 병은 아닌 모양인데, 온가족이 모여서 함께 걱정을 나누고 있다.

 

5분만에 그가 왔다. 젊고 잘생긴 친구다. 한국어 번역기를 돌리며 열심히 문진을 한다. 청진기로 숨소리를 점검하고, 목의 염증도 확인한다. 다른 점은, 폐의 숨소리는 우리 의사들은 등쪽에서 확인하는데, 여기서는 가슴과 배에서 확인한다. 그러려니 한다.

 

계속해서 문진이 들어오는데, 방어(?)가 되지를 않으니, 답답해진 그리미가 구글 어시스턴스의 도움을 받아 적극 자신의 상태를 알린다. 열은 없고, 기침이 많이 나고, 가래는 옅지만 기침을 많이하면 탁하기도 하다. 목은 아프지 않다. 수영은 해도 되는가?

 

의사는 열심히 진료기록을 작성하고, 약을 처방한다. 진해거담제로 추정되는 2개의 약을 처방하고 직접 약도 가져다 준다. 왓삽으로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여권사진을 찍은 다음에 진료비 영수증을 발급해준다. 한국에 돌아가서 필요한 서류가 있다면 이 번호로 연락하기로 했다. 비가 너무 내려 내 유심이 작동을 하지 않는 바람에 어렵게 진료가 이루어졌다. 진료비는 약값 포함 무려 50만루피(5만원)이다. 보험청구해야겠다.

 

비가 쏟아진다. 5분 정도를 기다리며 2학년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가족들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더 이상 지체할수는 없으니 비를 맞으면서라도 걷기로 했다. 우리의 유일한 여행이 잘란잘란이니 여기에서 포기할수는 없다.

 

길도 험하고 차들도 오래 되었으니 다들 안전하게 운전을 한다. 길이 밀리지 않으니 서두를 이유도 없다.

 

 

 

 

 

두시간에 걸친 우중산책을 마치고, 비를 맞으며 수영을 하고 쉬고 있다. 비가 많이 내려 숙소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차가운 물로 샤워를 했다. 그래도 절대기온이 20도를 넘는지라 추운줄 모르겠다. 이불속에 들어가서 잠시 졸았다.

 

전기가 들어오고, 손님들이 들어오고, 하늘도 갠다. 이게 며칠만이냐. 아방산의 최고봉이 살짝 드러났다. 숙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덴파사르에서 온 발리사람들은 이곳에서 숨좀 편안하게 쉬고 싶어서 가족들과 함께 왔단다.

 

킨타마니의 워터파크는 외국인과 내국인의 가격차가 심하다.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숙소의 가격도 외국인과 발리 사람들이 다르냐고 했더니, 똑같단다. 워터파크는 내국인의 경우 한두개 수영장만 이용할수 있고, 외국인들은 음료와 4개의 온천수영장을 모두 이용할수 있기 때문에 비싸다고 한다. 빌라의 경우, 내외국인 모두 똑같은 시설을 이용하므로 가격이 모두 같다고 한다.

 

5시가 다되어서 저녁식사를 주문하고, 처음으로 한국에서 가져온 육계장 가루를 뜨거운 물에 타서 먹었다. 먹을만했지만 한국의 맛을 전해주지는 못한다. 뉴스를 보니 온갖 사과와 귤을 비롯한 과일값과 고등어 등의 생선가격이 자꾸 오르고 있다고 한다.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