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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영란은행은 잉글랜드나라은행으로 하자_231204 el lunes, cuatro de diciembre_Понедельник, четыре Декабрь

英蘭銀行은 영국은행 england bank의 중국식 표기다. 중국은, bank를 인항(銀行) 이라는 자국의 단어로 표기하고, 나라 이름인 잉글란드는, england가 스스로를 지칭하는데로 불러주되, 자신들의 문자인  잉란( Yīng lán  英蘭)으로 표기한다. 英蘭을 중국사람이 발음하면 england와 거의 비슷한 '잉란'으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단어들은 그대로 사용하되, 굳이 새로운 단어를 만들 필요가 없는 고유명사들은, 소리나는대로 중국어로 표기한다.

 

그러면 england bank를 우리말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 잉글랜드은행이나 브리티시은행으로 표시하면 된다. 혹시 비슷한 이름의 은행이 있을 수 있다면, 잉글랜드중앙은행이나 브리티시중앙은행이라고 표현하면 된다. 이것을 우리는 영란은행이라고 표현한다. 중국어(英蘭)와 아마도(?) 일본어(銀行)의 짬뽕이다.

 

우리의 말을 굳이 지킬 필요가 있을까 늘 의문이 들기는 한다. 우리말과 글은 풍부하고 편리하다. 그런데, 세계를 상대로 살아가는데, 굳이 우리말과 글을 배우고, 또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를 배워야 할까? 그냥 최고로 많이 쓰이는 영어와 외국어 하나를 더 배우는 것이 효율이 높지 않을까?

 

정말로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고 발전시키려면, 일단 bank 銀行이라는 우리말을 만들어야 한다. 일본식 한자어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쓰려면, 銀行이라고 쓰고 징꼬라고 발음해야 한다. 우리는 징꼬銀行라 써놓고, 은행으로 발음한다. 英蘭이라 써놓고 잉글란드로 발음해야 하는데, 잉글란드英蘭라 써놓고 영란이라고 발음한다. 매우 독특해서 좋은가?

 

한자를 배우지 않으니,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은행이 한자어에서 나온 것인지 순우리말인지 구분도 못한다. 그래서 좋은가?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한 일인가? 그렇다면 영란은행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말과 글로 어떻게 쓰고 표현해야 하는가? 우리말과 글로 표현하는 것이 불필요한가? 우리의 지식은 하찮은가? 일본과 중국이 만들어놓은 것을 따라하되, 그냥 우리식대로 표현하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다 바꾸기 어려우니, 우리말과 글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려면, 영란은행은 최소한 영국중앙은행으로 바꿔서 부르고 써야 한다. 잉글랜드중앙은행이면 더 좋겠다. 잉글랜드나라은행이면 더더욱 좋겠다. 英蘭銀行은 실제로는 민간은행이지만 발권권한을 갖고 있으므로 나라은행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