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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고추를 따서 건조기에서 말리다_230728 veintiocho de julio viernes_ двадцать восемь Июль Пятница

26일(수) 공항에서 천재를 보내는데, 매우 허전하고 걱정스럽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살벌한 주거 환경에서 인종 차별과 언어 문제를 극복하고 잘 해낼 수 있을까?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데도 걱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기운이 쫙 빠졌다.

 

그런 상태에서 27일(목) 저녁에 고추를 두 줄 땄다. 지난 주에 처음 딸 떄보다는 많은 양이다. 원래 두 번째가 가장 양이 많이 나온다. 날이 더워서 이기도 하겠지만 해가 조금 남았는데, 배가 고프다. 감귤 주스를 세 컵이나 마시고 간신히 두 줄 작업을 끝냈다.

 

오늘 새벽 4시에 잠을 깨어 설치는 바람에 7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아침을 먹고 났더니 8시가 다 되어 간다. 두 개의 바구니를 챙겨들고 밭으로 갔다. 간밤에 비가 제법 왔는지 축축하다. 날도 흐려서 늦은 작업 시간이 아주 힘들지는 않았다. 병이 든 나무도 있지만 대체로 건강하다. 제대로 크지를 않아서 고추가 많이 달리지는 않았다. 두 바구니가 넘쳐서 어제 작업한 것까지 합하면 5바구니는 된다.

 

해가 쨍하니 떠서 일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저녁에 약을 뿌리고 부천으로 가야한다. 어쩔 수 없이 참고 일을 한다. 시원한 물에 매운 고추를 씻는다. 처음 두 바구니는 힘들어도 괜찮았는데, 10시가 넘어가면서 해는 더 강해지고 팔힘은 점점 빠진다. 겨울 동안에 제대로 근력운동을 하지 않은 결과다. 11시가 다 되어서야 건조기에 집어넣고 습도 30% 55도 33시간을 돌렸다. 이 건조 시간이 끝나면 온도를 50도로 낮추고 15시간 정도 더 건조하면 된다.

 

지난 봄에 뿌린 천일홍이 9월 초가 되어서야 피었다.

아닌가?

작년 봄에 뿌렸었나?

모르겠다.

아무튼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