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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_230418 dieciocho de abril martes_восемнадцать апрель Вторник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

 

1) 깨달음의 희열 : 모르는 상태였던 것을 깨닫고, 앎의 기쁨에 흥분한다.

2) 정확한 예측 : 예측은 행동으로까지 이어져야 하는데, 대부분의 예측은 예측으로만 끝난다. 정확한 예측은 단순하거나 드물고, 틀렸거나 틀릴 가능성이 높은 예측들에 주목하게 된다. 아마도 정확한 예측을 하기 위해서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모양이다.

3) 와아한 경제 놀이 : 돈이 들지 않으며, 시간이 잘 가고, 죽을 때까지 즐길 수 있는 놀이이다. 

 

인간의 기본 감정에 대한 구분이 다르다. 그것까지는 대체로 비슷해서 받아들일만 한데, 보편 감정이 없다고 단정하는 것까지는 동의하기 어렵다. 매우 용감한 주장인데, 근거가 있다고 한다. 

 

- 동양 : 기쁨 분노 슬픔 좋음 사랑 수치심 욕망 (희노애락애오욕)

- 서양(배럿) : 기쁨 분노 슬픔 역겨움 놀라움 공포

 

"(배럿) 인간의 감정은 문화 환경 속에서 살면서 학습되고 구성된다. (중략) 여섯 가지 기본 감정 슬픔 기쁨 분노 역겨움 놀라움 공포 (중략) 모든 사람에게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보편 감정은 존재하지 않으며, 감정은 문화와 전후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고 표현될 수 있는 구성된 개념이고, 일련의 개체군 사고이다." (6~7쪽, 정재승의 추천사 중에서)

 

[ 1/2강 ] 아주 짧은 진화학 수업 -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우리의 뇌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해진 신체를 운영하는 것이다.

그 시작은 캄브리아기에 출현한 포식자였다.

 

캄브리아기(5.7억만 년 전 삼엽충이 번성하던 시기) 이후 생물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예측prediction과 반응reacton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그 선택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행위의 선택이고, 신체예산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경제선택이다. 신체예산의 분배 allostasis에서, 대체로 예측prediction이 반응reaction 보다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다. 알로스타시스가 신체의 균형을 잡아주기 시작했고, 뇌가 그 역할을 담당하면서, 온갖 종류의 뇌를 가진 생물들이 번성하고 있다.

 

"캄브리아기에 포식자가 출현함으로써 지구는 경쟁이 더 심하고 위험한 곳으로 탈바꿈되었다. 잡아먹는 자(포식자)나 먹히는 자(피식자) 모두 자신들을 둘러싼 세계를 더 많이 감지하도록 진화했다. 그들의 감각계는 더 정교하게 발달하기 시작했다. (중략) 생물이 멀리서도 뭔가를 감지하고 더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진화는 이런 과업들을 효율좋게 수행하는 생물을 선호했다. 만약 어떤 생물이 먹잇감을 향해 너무 천천히 움직인다면 다른 생물이 먼저 그 먹잇감을 잡아채 먹어버린다. 만약 오지도 않을 잠재 위협을 피해 도망가느라 에너지를 다 써버렸다면 그들은 나중에 필요할지도 모르는 자원을 허비해버린 셈이다. 생존하려면 에너지 효율이 필수조건이었다." (24~5쪽)

 

 

[ 1강 ] 오래된 허구를 넘어서 - 뇌는 하나다, 삼위일체의 뇌는 버려라.

 

             뇌를 보는 관점이 바뀌면 이치에 맞는 게 뭔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진다는 게 무슨 말인지,

             심지어 사람이 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플라톤은 이성이 욕구와 감정을 제어해서 사람답게 만든다고 했고, 다윈은 '사람의 유래'에서 사람의 마음이 내면의 야수를 길들여 이치에 맞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주장했으며, 매클린은 사람의 뇌는 충동-감정-이성을 각각 담당하는 3층 구조의 뇌라고 했으며, 1977년 칼 세이건은 '에덴의 용'을 통해 삼위일체의 뇌라는 개념을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러나, 1990년대에 이미 뇌과학 분야의 전문가들은 '삼위일체의 뇌'라는 발상을 완전히 버린다. 

 

"세마학자들은 scientists 진화가 마치 퇴적암의 지층처럼 뇌에 층을 쌓아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42쪽)

 

파충류에서 포유류, 사람까지 뇌의 제조계획은 같다. 놀라울 정도로 동일한 순서대로 동일한 신경세포를 만들어낸다.  모든 뇌는 같은 종류의 뇌다. 사람에게만 특별하게 이성을 만들어내는 뇌가 있지 않다. 그러면 정신작용이 일어나는 대뇌피질이 다른 생명체들보다 사람이 큰 것일까? 이것도 아니다. 그저 뇌의 크기에 맞춰서 적당한 크기의 대뇌피질이 존재한다. 즉, 야수의 뇌를 다스리는 이성의 뇌가 커다랗게 존재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1940년대의 착각이다. 1등 뇌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의 반영이다.

 

"세마학자들은 최근 모든 포유류의 뇌가 단 하나의 제조계획manufacturing plan 에 따라 만들어졌으며, 파충류와 다른 척추동물들도 같은 계획대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략 / 뇌 제조계획은) 난자가 수정된 직후, 배아가 신경세포를 만들어내기 시작할 때부터 돌아간다. 포유류의 뇌를 형성하는 신경세포들은 놀라울 정도로 예측 가능한 순서대로 만들어진다. 이 순서는 생쥐, 쥐, 개, 고양이, 말, 개미핥기, 사람, 그리고 지금까지 연구한 모든 종류의 포유류 동물에게서 똑같이 발견된다. 

(중략) 왜 이 뇌들은 제각각 달라 보이는 것일까? 그 이유는 만들어지는 프로세스가 단계별로 이루어지며, 종별로 각 단계를 지속하는 기간이 짧거나 길기 때문이다. 구성요소들은 똑같다. 차이가 나는 것은 오직 시간이다. 예를 들어 대뇌피질을 구성하는 신경세포들이 만들어지는 단계는 인간보다 설치류가 짧고, 도마뱀은 이보다 훨씬 더 짧다. 그래서 우리의 대뇌피질은 크고 생쥐의 것은 작(다. 중략)

인간의 뇌에 새로운 부분이란 없다. 우리 뇌에 있는 신경세포들은 다른 포유류의 뇌에도 들어 있으며,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찾아낼 수 있다."(46~7쪽)

 

우리의 이성이 작동하는 것은 잘 발달된 대뇌피질 때문이 아니다. 포유류나 영장류와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일단 겸손해지라는 이야기다. 우리의 뇌는 특별하지 않다. 그러면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지배하게 되었는가? 5강에서 답한다. 협력하는 능력 때문이다. 그러면 협력하는 능력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협력과 갈등의 역사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다보니,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사람의 뇌에 비범하게 커다란 대뇌피질이 있어서 우리가 가장 이성이 발달한 동물이 된다는 이야기는 어떠한가? (중략) 우리의 대뇌피질이 뇌 전체 크기에 비해 특별하게 큰 것일까? (중략 / 우리의 대뇌피질은) 코끼리나 고래의 더 커다란 뇌에서 발견되는 더 커다란 대뇌피질의 축소 버전이기도 하다. 만약 원숭이의 뇌가 사람의 뇌만큼 크게 자랄 수 있다면 그 대뇌피질의 크기 또한 우리의 것과 같아질 것이다. "(48~9쪽)

 

[ 2강 ] 뇌는 네트워크다

 

1,280억개의 신경세포가 내장으로부터 영양분을 받아먹으며, 500조개의 연결상태를 죽을 때까지 유지해서 기억과 판단과 사룸을 유지하게 한다. 뇌는 죽을 때까지 작동을 멈추지 않는 네트워크다.

 

"뇌로 말하자면 1,280억개의 신경세포가 하나의 거대하고 유연한 구조로 연결된 네트워크다. (중략) 1,280억개의신경세포는 밤낮으로 쉬지않고 서로 통신한다. 이 신호는 부리에게 시냅스라고 불리는 신경세포 사이의 틈새로 화학물질을 방출하도록 한다. (중략) 우리의 뇌 네트워크는 항상 켜져있다. (중략) 각 신경세포는 수천개의 다른 신경세포에 직접 정보를 전달하고 수천개의 다른 신경세포로부터 정보를 받으면서 500조개가 넘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간에 연결을 만들어낸다. (중략) 거의 모든 신경세포가 부분에 집중하면서도 뇌 전반에 걸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두뇌허브는 뇌 전체에서 일어나는 의사소통의 중추다." (60~4쪽)dk

 

뇌의 복잡성은 신경세포의 구조 뿐만아니라 화학물질들에 의해서 더욱 높아진다. 신경전달물질이 없으면 뇌 네트워크는 작동하지 못하고, 신경조절물질에 의해서 속도와 정보의 처리 내용이 달라지고 풍부해진다.

 

"뇌의 배선은 신경세포 사이에서 부분부분의 연결을 완성하는 화학물질에 푹 잠겨있다. 글루타메이트, 세로토닌, 도파민을 비롯한 이런 화학물질을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한다. (중략) 신경조절물질과 신경전달물질 덕분에 하나의 뇌 구조는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활동 패턴을 만들어 낸다." (66~7쪽)

 

사람이 하는 의식과 행동은, 다양한 방법으로 조합된 신경세포들에 의해 그때그때 만들어진다. 워낙 복잡한 그물망을 갖고 있는 뇌에 의해서 감각하고 행동이 이루어지므로 그때그때 참여하는 신경세포들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미세하게 다르지만 대체로 비슷한 의식과 행동을 하면서, 항상성을 유지하되 새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다.

 

"한 신경세포가 다른 기능들이 아닌 특정 기능에 더 기여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어떤 신경세포도 하나의 기능만 갖지는 않는다. (중략) 모든 신경세포는 '두가지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중략) 무언가를 향해 손을 뻗는 간단한 동작도 한 번 할 때마다 다른 신경세포들의 조합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축중 degeneracy'이라 한다." (68~9쪽)

 

뇌의 기억방식이 돌에 새기거나 컴퓨터에 저장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것도 재미있다. 결국 정확하게 사진처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면 요약 정리가 필수다. 필요없는 것은 떼어내고 단순하게 축소해야 한다. 개념과 상징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신경세포들이, 과거의 자극과 비슷한 자극에 대응하기 위해, 비슷한 기능을 하는 인근의 세포들과 함께 움직이는 것은, 과거의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 것처럼 보인다. 똑같이 기억하면 똑같이 행동할 수밖에 없는데, 조금씩 다른 신경세포들이 참여한다면, 대체로 같지만 새로운 무엇도 만들어질 수 있다.

 

"뇌는 컴퓨터에 파일을 저장하는 식으로 기억을 저장하는게 아니라 전기와 소용돌이 치는 화학물질을 사용해 필요할 때마다 재구성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기억 remembering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모아서 '조합 assembling'하는 것이다. (중략) 복잡한 두뇌는 또한 더 창의력을 발휘한다. 복잡한 뇌는 과거 경험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해 이전에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일에도 대처할 수 있다. (중략) 복잡성이 높을수록  뇌가 손상에 더 탄력있게 대응할 수 있다." (74~5쪽)

 

사람의 뇌 뿐만아니라 다른 포유류의 뇌도 매우 복잡하다. 문어의 뇌는 몸 전체에 퍼져있다고 한다. 사람의 뇌는, 복잡하게 신경세포들이 얽혀 있어서 더욱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게 맞는 말인가? 뇌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포유류를 비롯한 여러 동물들도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사람은 그 구성요소들 내부에서 발달한 복잡한 신경세포망이 그물망처럼 조직되어 있어서 그들과는 다른 진화의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뭔가 알지도 못하면서 길게 설명하는 듯하다.

 

"고도로 복잡한 인간의 뇌가 진화의 정점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기억해 두라. 우리 뇌는 다만 우리가 거주하는 환경에 잘 적응했을 뿐이다. (중략) 놀랍게도 뇌 네트워크는 당신의 장까지도 확장될 수 있다. 세마학자들은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뇌와 의사소통하는 장내 미술물들을 발견해 내기에 이르렀다. (중략) 인간의 뇌 진화가 왕관을 받을만한 최고의 업적을 달성해냈다면, 그때의 업적이란 바로 그 왕관의 복잡성이다." (75~8쪽)

 

[ 3강 ] 어린 뇌는 스스로 세계와 연결한다

 

뇌의 발달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이루어진다. 어느 한 순간에 뇌의 발달을 위한 노력들을 멈춰버리면, 신경세포들은 가지치기되어 사라질 수 있다. 뇌는 인체의 자원을 불필요한 곳에 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계속해서 확장되는 뇌 신경세포들의 연결망은, 아이 스스로의 노력과 주변의 양육에 의해서 확장될 수 있다. 사랑과 양육이 중요한 이유다. 뇌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면, 감각과 의식과 행동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사람의 배아는 성인의 뇌에 필요한 신경세포의 두배를 생성하므로 아기의 신경세포들은 성인 뇌에 있는 신경세포들보다 훨씬 더 무성하다. 처음에는 사용하지 않는 연결들도 도움이 된다. (중략) 세부조정과 가지치기는 아기 몸이 성장하고 활동량이 많아짐에 따라, 그리고 아기 바깥에 있는 물리 사회의 세계에 의해 계속해서 종종 동시다발로 일어난다. 이 두 프로세스는 평생에 걸쳐 이루어진다. 무성한 나무가지 같은 수상돌기가 새싹을 계속 돋아내면 뇌는 그것들을 세부조정하고 가지치기한다. 세부조정되지 않은 새싹들은 며칠 내에 사라진다." (84~5쪽)

 

사람이 사회동물이라는 것은 결국 뇌의 발달과정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뇌가 집중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며, 필요한 감각을 획득할 수 있도록 신경세포망을 자극한다. 그렇지 못하면 사회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물리세계에서도 생존이 어려운 존재가 되어버린다.

 

"아기 뇌가 정상으로 발달하려면 사회 세계가 필요하다. 앞에서 배웠듯 망막으로 쳐들어오는 빛의 광가와 같은 특정한 물릴 입력자극이 없다면 아니의 뇌는 시력을 정상으로 발달시키지 못할 것이다. 아기들에게는 또한 주의를 끄로 말하고 노래해주며, 중요한 순간에 자신을 안아주는 다른 인간으로부터의 사회입력자극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요구사항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상황이 엄청나게 잘못될 수 있다. (중략) 당신은 알든 모들든 아기 뇌의 세부조정과 가지치기를 안내하는 것이다. 어린 뇌는 스스로를 세계에 연결한다. 배선지침이 풍부한 사회세계를 포함해 아이들의 뇌를 건강하고 온전하게 성장시키기 위한 세계를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92~9쪽)

 

[ 4강 ] 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우리는 착시가 있고, 환청이 들린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를 몰랐다. 착시나 환상을 통해 무엇인가 감각된 것은, 제대로 인식한 것인지 아닌지를 일단 확인해봐야 한다. 사회 세계가, 나 또는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므로, 제대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일단 확인해봐야 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런 확인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인식한데로 받아들이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투입해 늘 되새김질 하면서 확인하는 부지런을 떨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는 안된다. 북극성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항구에 도착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모든 것을 제대로 알 수는 없겠지만, 한가지라도 제대로 아는 것 또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제대로 알기 위해 나아가는 일은 즐거운 일이며, 사룸을 유지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세마학자들은 뇌의 시각계가 일종의 카메라처럼 작동하여 바깥세상에 있는 시각정보를 감지해서 마음속에 사진과 같은 이미지를 구성한다고 믿었다. (중략) 우리는 세상을 사진처럼 바라보지 않는다. (중략) 뇌는 두개골이라는 어둡고 조용한 상자에 갇혀 있다. (중략) 의미있는 광경이나 냄새, 소리와 같은 형태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빗발치는 광파와 화학물질, 그리고 기압의 변화에 불과하며 그 안에 의미같은 건 없다. 이렇게 모호한 감각데이터 조각들을 맞닥뜨리면 뇌는 어떻게 해서든 다음에 무엇을 할지 파악해야 한다. 우리 뇌의 가장 중요한 일이 몸을 제어해 잘 살아있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당신의 뇌는 감각데이터의 맹공격으로부터 어떻게든 의미를 만들어내어 당신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지거나 어떤 맹수의 점심식사가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103~4쪽)

 

'우리가 보는 것은 세상에 있는 것과 우리 뇌가 구성한 것의 조합이다.'  생존에 유리했거나 와아한 happy 상태의 기억들로 주의깊게 제어된 환각이, 우리가 외부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이다. 이 환각은 물리세계와도 사회세계와도 분리되어 있지 않고, 감각 데이터를 이용하여 다음 순간을 예측함으로써, 우리를 생존하게 하는 방식으로 제어된 환각이다. 

 

"우리의 기억이 우리가 보는 것을 만들어내는 결정 요소 (중략) 우리가 보는 것은 세상에 있는 것과 우리 뇌가 구성한 것의 조합이다. 당신이 듣는 것 역시 세상에 있는 소리와 뇌안에 있는 것의 조합이며, 다른 감각들도 마찬가지다. 이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뇌는 신체 내부에서 느끼는 것 또한 구성한다.

 

(중략) 당신의 일상 경험이란 외부세계와 당신의 신체가 주는 제약을 받지만, 궁극으로는 당신의 뇌가 구성하는 '주의깊게 제어된 환각' 이라고 말이다. (중략) 이것은 뇌가 감각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는 정상의 방법이며, 당신은 이런 과정이 일어나는 것을 거의 인식하지 못한다.

 

(중략) 이 경험을 구성하는 전체 프로세스는 '예측하는 방식'으로 일어난다. (중략) 실제로 물이 혈류에 도달하려면 20분 정도가 걸린다. 그러니 물을 마시고 몇 초만에 갈증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당신의 갈증을 해소했을까? 바로 예측이다. (중략) 그의 개들은 소리에 반응해 침을 흘린게 아니다. 개들의 뇌가 먹이를 먹은 경험을 예측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미리 몸을 준비시킨 것이다."(106~12쪽)

 

뇌는 사룸의 생존을 위해 작동하기 때문에 예측이 맞든 틀리든 현실과 행동을 만들어낸다. 맞는 예측은 경험으로 축적되고, 틀린 예측은 학습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학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개인과 사회에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

 

"예측이란 뇌가 자기자신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을 말한다. (중략) 들어맞는 예측은 몸에서 감지되는 감각데이터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어느쪽이 되었든 결국 성공한 예측이 당신의 행위와 감각경험이 된다. (중략) 새로운 예측은 뇌에 심어져 다음번 예측을 개선할 것이다. 세마학자들은 이 선택에 멋진 이름을 붙였다. 우리는 이것을 '학습'이라고 부른다. (중략) 뇌는 정확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살리기 위해 배선되어 있다."(113~6쪽)

 

뇌는 깊게 제어된 환각을 통해 가까운 장래를 예측하여 행동하게 한다. 그러므로 사람은 언제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바꿀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이나 새로운 경험을 뇌에게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편견과 아집에서 벗어날 수 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듣고 생각하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지만, 내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새롭거나 다른 생각과 경험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보다 와아하고 멋진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다.

 

"과거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조금 수고를 들이면 앞으로 뇌가 예측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 (중략) 오늘 배우는 모든 것은 내일을 다르게 예측하도록 뇌에 씨를 뿌려줄 것이다. (중략)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고 미래에 다르게 행동하도록 예측을 바꿀 수도 있다. (중략) 매일 5분 동안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그 문제를 생각해보라. (중략) 당신만큼 똑똑한 사람이 어떻게 해서 당신과 정반대 신념을 가질 수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다. (중략) 당신에게는 새로운 방향으로 예측하는 뇌를 길러낼 자유가 있으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당신이 져야한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두가 폭럷게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누구에게든 어느 정도 선택의 여지는 있다." (118~23쪽)

 

사람은 평생 자신의 활동무대를 선택하며 살아야 한다. 그 무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어느 무대에 설 것인지를 결정하고, 그 무대에 대해서도 늘 확인하고 검토해 봐야 한다. 힘든 일이겠지만, 한번밖에 살 수 없는 인생인데, 기왕이면 멋지고 와아하게 사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당신이 어렸을 때 뇌가 배선되는 환경을 보살핀 건 양육자였다. 양육자가 당신의 활동무대niche를 만들었지 당신이 그 활동무대를 선택한게 아니다. (중략) 어른이 되면 달라진다. (중략) 자신만의 활동무대를 바꿀 수도 있다." (122~3쪽)

 

[ 5강 ] 당신의 뇌는 보이지 않게 다른 뇌와 함께 움직인다

 

사회동물로서 사람은, 소통을 통해 생각을 만들어간다. 생각이 다르면, 그 생각을 받아들이거나 무시하거나 반대하기 위해서 신체예산을 사용해야 한다. 신체예산을 사용하면, 신경세포의 배선이 변화한다. 신경세포의 배선이 변화되면 생각이 바뀌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뇌의 신경세포의 배선을 바꾼다. 뭔가 돌고도는 느낌이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사람은 사회동물이다. (중략) 우리는 서로를 돌본다. (중략) 협력하는 능력은 사람이 지구 위의 거의 모든 서식지를 식민지로 만들고, 박테리아 정도를 제외하면 다른 어떤 동물들보다 더 많은 기후대에서 살아남아 번성하도록 해주었다. (중략) 우리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의 신체예산에 에너지를 예치하거나 인출하는 작업을 평생 하게된다. (중략) 우리 뇌는 새로운 경험을 한 뒤 배선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중략)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할 때 우리 뇌는 조금씩 세부조정되고 가지치기 된다." (126~7쪽)

 

공감을 위해서 이해하기 위해서 또는 뭔가를 하기 위해서 사람은 기꺼이 자신의 신체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 좋아하는 일에는 뇌가 기꺼이 예산배분을 해주지만, 그렇지 않은 일에는 망설이거나 반대한다는 이야기다. 그럴듯하다. 배럿은 이것을 세마라고 말하는가? 그렇다면 뭔가 근거가 있나?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인가? 나는 우물안에 갇혀 있는가?

 

"(공감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 대해 더많이 배워야 할 수도 있는데, 그러려면 신체예산에서 더 많은 자원을 인출하게 되므로 우리는 불편해질 수 있다. 이것은 때때로 사람들이 자신과 달라 보이거나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게 왜 공감하지 못하는지, 그런 경우 공감을 시도하는 것이 왜 불편하게 느껴지는지에 대한 한가지 이유가 될 수 있다. 뇌가 예측하기 어려운 일을 처리하려면 신진대사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사람들이 자기의 기존 믿음을 강화해주는 뉴스나 견해들로만 이루어진 이른바 반향실 echo chamber에 안주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131쪽)

 

나에게로 향하는 말은, 말로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몸을 제어한다. 이것을 믿어야 하는가? 근거가 있는가?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인가?

 

"사람은 동물계에서도 매우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말'로 서로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중략 / 위험한 상황에 처한 사람에 대한 글을 읽어주면) 가장 경이로운 것은 심박수, 호흡, 신진대사, 면역체계, 호르몬은 물론이고, 체내 잡다한 것들을 제어하는 뇌 시스템의 활동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변화가 단어들의 의미를 처리하면서 일어난다! 당신이 맞닥뜨리는 말들이 왜 그렇게 당신 내부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그것은 뇌에서 언어를 처리하는 많은 영역이 몸 내부도 제어하기 때문이다. (중략) '말의 힘'은 비유가 아니다. (중략) 말은 인체를 조절하는 도구다. 다른 사람의 말은 당신의 뇌 활동과 신체계통에 직접 영향을 끼치고, 당신의 말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똑같은 영향을 끼친다." (132~4쪽)

 

결국 말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말할 자유는 있지만, 사회종으로서의 우리는 말이 가진 힘을 이해하고 잘 이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자유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와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마치 나를 두고 하는 말같다.

 

"연구에 따르면 모욕과 위협을 계속해서 받은 사람은 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커진다. 세마학자들이 아직 이런 일들의 근본 메커니즘을 낱낱이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분명하다. (중략 / 신체 학대, 언어폭력, 따돌림, 심각한 방치 등 사람이 서로를 괴롭히는 수많은 방법으로 받은) 장기간의 만성스트레스는 사람의 뇌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중략) 누구에게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거의 모두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개인의 자유에 대한 믿음과, 사람이 사회에 의존하는 신경계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의 말이 다른 사람의 몸과 뇌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뜻하는 생물학의 사실 사이에는 실제로 긴장이 존재한다. (중략) 신경계에 가장 좋은 것은 다른 사람이다. 신경계에 가장 나쁜 것도 다른 사람이다. (중략) 개인의 자유에는 다른 사람에게 끼칠 영향에 대한 책임이라는 대가가 따른다. " (136~141쪽)

 

말로서 설득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원래부터 뜻이 비슷했던 사람이 아니고서는,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을 겪어보지 못했다. 그러면 나는 어떤가? 많이 변해 왔는가? 그렇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말로 설득하기를 포기하지 말고, 어떻게 말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단지 말하기만을 원하는가 (중략) 당신의 의견이 어떻게 효과좋게 전달되고 있는지 신경써야 한다. (중략) 우리가 자유롭게 말할 때는, 다른 사람들이 잘 듣게 만드는 방식으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중략) 우리 뇌는 다른 사람들의 뇌와 비밀리에 함께 작동한다. 숨겨진 협력이 우리를 건강하게 해준다. (중략) 우리는 아기들과 우리 자신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책임져야 할 뿐만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또는 바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 (142~3쪽)

 

[ 6강 ] 사람의 뇌는 다양한 종류의 마음을 만든다

 

변이들이 있고, 자연 환경의 변화에 의해서 선택이 이루어진다. 마음도 여러가지 변이들이 있고, 환경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날 때, 이 변이들 중에서 어떤 것들은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가? 

 

"찰스 다윈의 가장 큰 통찰 중 하나는 변이를 자연선택이 작동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식량 공급의 급격한 감소나 기온은 급격한 상승과 같이 환경에 막대한 변화가 일어났을 때 변이가 별로 없는 종은 완전히 사라져버릴 수 있다. 다양한 변이를 가진 종은 어떤 종류의 재앙이 닥치더라도 일부 생존자, 곧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 구성원을 남길 확률이 높다. (중략) 같은 원리를 인간의 마음에도 적용할 수 있다. (중략) 고맙게도 우리 종족은 하나의 문화권 안에서 또는 다양한 문화에 걸쳐 여러 종류의 마음을 가진 덕분에 멸종할 가능성이 작다. 이러한 변이는 우리 종의 진화능력을 보존해 준다." (150쪽)

 

생각은, 사람의 활동무대인 물리 세계와 사회세계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80억 인류는 각각 독특한 자신만의 물리세계와 사회세계가  있고, 어떤 부분은 비슷하거나 같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마다 매우 독특한 물리세계와 사회세계 속에서 산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요컨대 특정 문화에서 길러지고 배선된 사람의 몸에 들어있는 뇌는 특정 종류의 마음을 만들어 낸다. 인간의 본성은 하나가 아니라 다수로 존재한다. 당신의 마음은 당신의 뇌와 몸간의 거래로부터 생겨난다. 그리고 당신의 뇌와 몸은 물리 세계에 몰두하는 동시에 사회 세계를 구축하는 다른 몸에 든 뇌들에 둘러싸여 있다." (149쪽)

 

기분이 있다. 기분은 모든 순간을 지배한다. 기분은 영혼의 외침이 아니라 몸이 놓여있는 상태에서 비롯되어 뇌에서 만들어내는 신호다.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기분전환을 통해서 기분이 아니라 몸 상태를 좋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이것은 정말로 그럴싸해서 공감이 간다. 무엇으로 이것을 확인했을까? 정말 궁금하다. 기분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알겠다. 기분도 마음처럼 다양한 형태로 변이되어 있다.

 

"마음에서 특히 유용한 특성이자 우리의 보편 정신 특징에 가장 가까운 것 중 하나는 기분, 곧 몸에서 일어나는 느낌이다. 세마자들은 그것을 '정동 affect (그냥 기분이라고 하자. 무일)'이라고 부른다. (중략) 기분은 감정이 아니다. 당신의 뇌는 당신이 감정에 휩싸여 있든 아니든, 당신이 그것을 알아차리든 못알아차리든 관계없이 항상 기분affect을 만들어 낸다. 기분은 당신의 모든 기쁨과 슬픔의 근원이다.

 

(중략) 기분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중략 / 우리는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당신의 뇌는 매순간 당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요약하고, 당신은 그 요약을 기분으로 느낀다. (중략) 기분은 그렇게 정확하지 않다. 기분은 당신에게 다만 이렇게 말할 뿐이다. '삐이 기분이 정말 엉망진창이군요.' 그러면 당신의 뇌는 당신을 살리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다음에 무엇을 할지 예측해야 한다. (중략) 신체 신호가 정신의 느낌으로 전환되는 것은 여전히 의식의 위대한 미스터리 중 하나다. 그것은 또한 우리 몸이 우리 마음의 일부라는 것을 거듭 확인시켜준다." (154~7쪽)

 

[ 7강 ] 인간의 뇌는 현실을 만들어낸다

 

사이버세계를 '또다른 세계'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거부해 왔다. 그곳은 그냥 놀이터이고, 실제 세상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도 그렇다고 한다. 듣고 보니 그렇다. 우리가 합의해서 받아들인 것이 사회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사회 현실은 바뀌거나 충돌한다. 물리세계와는 다르다. 만들어진 것을 알았으면서도 인식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사이버 세계와는 다른 이유가 무엇일까? 사이버 세계가 실재 세계와 다를바 없다는 것을 충분히 받아들일만큼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들어진 것은 똑같지만 역사가 짧아서 실재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 곁에 실재했는데도 함께 하지 못하는 '역사'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에게 반인륜 범죄를 저지른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우리 곁에 없음으로 해서, 실재로 느껴지지 않고, 쉽게 잊혀져 버린다.

 

"우리 삶의 대부분은 만들어진 세상에서 일어난다. (중략) 그것은 당신에게는 진짜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당신의 이름만큼이나 진짜다. (중략) 바위와 나무, 사막과 바다가 있는 지구 자체는 물리 현실이다. 사회 현실이란 우리가 물리 세계에 집단으로 새로운 기능을 부과하는 것을 뜻한다. (중략) 사람들이 그저 마음을 바꾸기만 해도 사회 현실은 순간 드라마틱하게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1776년에는 13개의 영국 식민지가 사라지면서 미국으로 대체되었다. (중략) 사회 현실은 사람만의 독특한 능력이다." (165~6쪽)

 

사회현실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리사 배럿은 5C를 말한다. 창의성 creativity, 의사소통능력 communication, 모방 copy, 협력 cooperation, 압축 compression.

 

"첫째, 우리에게는 '만들어내는' 뇌가 필요하다. (중략) 우리는 사회 현실(국가들)을 만들고, 그에 해당하는 토지 영역에 시민권이나 이민같이 물리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기능을 부과한다. (중략 / 언어와 문자) 둘째, '의사소통하는' 뇌가 필요하다. (중략) 셋째, 서로를 확실히 '모방'함으로써 배워나가는 뇌가 필요하다. (중략) 넷째, 광대한 지리 규모로 '협력'하는 뇌가 필요하다. (중략) 다섯번째, 압축이 필요하다. (중략 / 압축과 요약) 대뇌피질의 배선은 압축을 가능하게 한다. 압축은 감각통합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감각통합은 추상화를 가능하게 한다. 추상화는 매우 복잡한 우리 뇌가 물리 형태가 아닌 사물의 기능을 기반으로 유연한 예측을 내놓을 수 있게 한다. 그것이 창의성이다. 당신은 그리고 의사소통, 협력, 모방을 통해 이러한 예측을 공유할 수 있다. 이것이 다섯가지 C가 사람의 뇌에게 사회 현실을 만들고 공유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166~74쪽)

 

사람은, 믿기지 않지만, 상징과 실체의 사회현실을 만들어내고 있다. 국가도 만들고 자동차도 만든다. 생각한 것을 모두 만들어낼 수 있다.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램프의 요정, 지니가 우리들 속에 존재한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 모두가, 진짜 실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만들어진 것 모두가 진짜는 아니다. 절대불변의 진리는 존재하지 않으니, 불편하거나 해가 된다면,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 현실을 다시 한 번 검토해 봐야 한다.

 

"사회 현실은 놀라운 선물이다. (중략) 우리의 사회 세계는 물리 세계를 둘러싼 완충장치다. (중략) 사회 현실은 또한 커다란 책임을 동반한다. (중략) 사회 현실에서 정말 놀라운 점은 우리가 그것을 만든다는 사실을 종종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자신을 오해하고, 사회 현실을 물리 현실로 착각해 온갖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중략) 하나의 문화로서 우리는 차별에 필요한 특성들을 선택하고, '우리'라는 집단과 '그들'이라는 집단 사이의 차이를 증폭시키는 구분선을 그린다. (중략) 사회 현실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사회 현실은 물리 현실의 제약을 받는다.

 

(중략) 모든 것이 영상으로 찍혔는데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모든 뉴스 매체가 동의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전체주의 사회에서 바로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 (중략) 사회 현실은 사람 두뇌들의 앙상블에서 나오는 초능력이다." (177~180쪽)

 

2023년 8월 28일 현재, 눈길을 끄는 대목이 사회현실이 조작에 취약하다는 말이다. 분명히 한발 앞으로 진보했는데, 여전히 뒤에 남아서 사회를 후퇴시키는 세력들이 강력하게 존재한다. 변한 듯하지만 변하지 않았다. 백년밖에 살지 못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현재 상태의 진보는 매우 취약해서 언제든 퇴행할 것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강력하지만 잘 변하고 조작에 취약한 사회현실은 인류의 업적이자 무기인 동시에 커다란 책임이다." (163쪽)

 

[ 부록 ] 과학 이면의 과학

 

리사 배럿은 이곳에서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들의 세마 science 근거를 설명한다.

 

활유어는 진화 변화를 거의 겪지 않은 오래된 동물이다. 창고기를 연구하여 뇌의 진화 변화를 알아내려는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활유어(창고기)는 약 5억 5천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바다에 살았다. (중략) 그들은 또한 뼈 대신 섬유질 물질과 근육으로 만들어진 척삭 notachord이라 불리는 일종의 등뼈를 가지고 있다. (중략) 활유어는 머리 자체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머리에 필요한 기초는 가지고 있다. (중략) 활유어의 환경, 곧 그들의 활동무대가 지난 5억 5천만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활유어 역시 많이 적응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척추동물은 멍게를 비롯한 척삭동물들이 그랬듯 엄청난 진화 변화를 겪었다." (184~7쪽)

 

알로스타시스는 와아happiness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현재의 환경에서 무엇을 위해 신체 예산을 사용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현재는 과정이고, 앞으로도 뇌는 알로스타시스를 수행할 것이다.

 

"어떤 것을 궁극의 끝점이 없는 목표를 구현해내는 프로세스로 보는 관점이다. (중략) 알로스타시스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으로부터의 입력자극을 예상하고 대처하는 하나의 프로세스다." (189~190쪽)

 

실수와 무지를 인정하는 일. 쉽게 해내야 한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그런 것이다.

 

"실수는 세마science 연구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며, 세마학자들이 실수를 인정할 때 비로소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낼 기회가 열린다." (196쪽)

 

핀레이의 시간번역 모델이 포유류의 뇌가 고등진화하지 않았다는 증명인 모양이다. 이 정도의 근거만 들어도 뭔가 세마의 근거가 마련된 느낌이 든다. 3위 일체의 뇌는 없다.

 

"16. 공통된 뇌 제조계획 : 이 연구는 친화발달신경세마학자 바버라 핀레이가 최초로 시작했다. 그는 이를 '시간번역 translating time' 모델이라고 부른다. 핀레이는 동물의 뇌 발달 과정에서 일어나는 271개 사건의 시기를 예측하는 수학 모델을 만들었다. 이러한 사건에는 신경세포가 생성될 때, 축삭이 성장하기 시작할 때, 연결이 확립되고 정제될 때, 축삭 위로 미엘린이 형성되기 시작할 때, 뇌 부피가 변화하고 팽창하기 시작할 때 등이 포함된다. 핀레이의 모델은 지금까지 연구된 18개 포유류 종과 원래 모델에 포함되지 않았던 일부 동물 종듥가지 포함해서 각 동물마다 발달 사건이 언제 일어나는지 날짜 수를 계산해낸다. 핀레이의 모델에서 예측한 시기와 동물들의 실제 뇌형성 시기를 비교해 보면 상관관계는 놀랍게도 0.993(-1.0에서 1.0사이의 척도)으로 나타난다." (200쪽)

 

사람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한 것은, 대뇌피질이 특별히 크거나, 다른 사룸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 특별한 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대뇌피질과 전전두피질의 신경세포의 연결이 고도로 발달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는 것이다.

 

"17. 인간의 뇌에 새로운 부분이란 없다. (중략) 인간 뇌의 독특한 능력 (중략) 커다란 (전체 뇌 크기를 감안할 때 특별히 크다고는 볼 수 없지만 대체로 큰) 대뇌피질과, 전전두피질의 상층을 포함해 피질 특정 부분에 있는 신경세포들의 연결이 고도로 강화된 것." (201쪽)

 

복잡한 그물망으로서의 뇌가 형성되려면 하나의 세포가 수천개의 세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하고, 수천개의 세포로부터 단 하나의 세포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어야 한다. 뇌는 그렇기 때문에 네트워크다.

 

"25. 배선 : 하나의 개별 신경세포가 수천개의 다른 신경세포에 영향을 끼치고 신경세포 수천개가 하나의 신경세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207쪽)

 

"26. 주요 시각피질이 손상된 사람앞에 장애물을 놓으면 그 사람은 그 장애물을 '의식해서' 보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장애물을 피해서 걸어간다." (2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