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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이만비 작업 후 잠에 빠져들다_320411 once de abril el martes_одиннадцать апрель Вторник

이만비(이랑 만들며 비닐 씌우는 기계)를 신나게 해서 힘든 줄을 몰랐다. 오른쪽 팔목이 아픈 것은 워낙 많은 일을 했기 때문이어서 그러려니 했다.

 

이만비 작업은 이렇게 하면 된다.

 

1) 로터리 작업을 곱게 하고,

2) 5일 이상을 가라앉혀서 적정하게 이만비 작업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3) 가라앉히는 동안에 비가 내렸으며, 사흘 정도는 쉬어서 겉흙이라도 수분이 빠지게 한다.

4) 기계를 돌리기 쉬운 쪽으로 작업을 하며 내려온다.

5) 경사진 밭에서는 올라가면서 작업길을 만들고, 내려오면서 이만비 작업을 한다.

6) 이만비가 무겁기는 하지만 작업기가 달린 앞부분을 들고 천천히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

7) 작업을 하게 되면, 이동바퀴에는 20% 정도의 동력만이 전달된다. 그래서 언덕을 오르며 작업하는 것이 어렵다.

 

우리 밭은 경사가 지고 모양이 자유로워서 작업이 매우 힘든 밭이다.

-2) 로터리를 치고 나서 흙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밭을 넘친 흙을 낮은 밭으로 이동한다.

-1) 이만비 작업을 하면서 흙 옮기는 작업을 하면 두 배 가까운 시간이 든다. 

1) 밭의 중앙에서 적당한 작업경로를 만든다.

2) 밭의 위쪽을 먼저 작업한다. 짧은 이랑이라 일이 빨리 끝난다. 쉬운 작업을 먼저 한다.

3) 밭의 아래쪽은 나중에 작업한다. 중앙에 폭 5cm 두께의 흙이 남도록 작업하여, 작업 공간을 만든다.

4) 나무 사이는 S자를 그리며 작업을 한다.

5) 맨 마지막 이랑으로 이만비가 빠져나올 수 있도록, 마지막 5줄은 기계 길이만큼 남기고 작업한다.

 

월요일에 농기계 임대센터에서 1시간 일찍 기계를 빌렸다. 그리고 천천히 작업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7시가 다 되도록 작업을 해서 아래쪽에 두 개의 이랑을 만들어 놓은 것이 오늘 작업을 끝낼 수 있었던 이유다.

 

기계를 씻을 때도 최대한 배수로 가까이에 붙여서 마당에 남는 흙을 치우기 쉽도록 작업했다.

 

기계를 반납하고 와서 샤워를 하고 3시 반에 점심을 먹었다. 무려 7시간을 연속해서 작업을 했는데도 힘든 줄을 몰랐던 것은 예상치 않게 원하는 데로 작업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밥을 먹고 잠깐 눕는다는 것이 7시가 다 되어서야 눈을 뜰 정도로 피곤하게 일했다. 부랴부랴 바이올린을 공부하러 평생학습관에 다녀와서 1시간에 걸쳐 전광훈 기자회견을 보다가, 또다시 잠이 들었다.

 

놀라운 것은 전광훈이 말을 청산유수로 잘한다는 것이다. 전혀 버벅대지 않는다. 엉터리 같은 이야기지만 자신 있게 질러대고, 간간히 엉터리 전문가들 - 전직 장군, 교수, 박사, 언론인 등을 등장시켜 자기 논리를 강화한다. 자기 생각이 없는 분들, 신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보면, 아멘을 외칠 만하다.

 

정명석, 아가야, 이재록도 그러리라. 그들이 선지자이며 신이 된 이유를 이해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