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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아름다운 한반도 여행

내변산 세봉과 관음봉 산행_230305

입장료를 강제 징수하는 양절(양아치 같은 절)에 반대한다. 내소사는 양절이다. 신천지도 신도들에게 감동을 주어 교단을 운영하게 하는데, 이천 년이 넘은 불교가 양아치처럼 통행료를 뜯어서 교단을 유지해서야 쓰나. 불자들이나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어 불전 앞에서 주머니를 열게 하시라.

 

변산 세봉과 관음봉 산행은 이런 경로로 해야 한다.

탐방지원센터 주차장 - 입암마을 - 세봉삼거리 - 세봉 - 관음봉 - 관음봉삼거리 - 탐방지원센터 - 주차장

 

가벼운 마음으로 알밤 한 봉지를 사서 씹으며 내변산 관음봉을 오른다. 중고등학교 때 양아치들에게, 엄마한테 3개월만에 받은 용돈 천 원을 삥뜯기는 기분으로 2명 입장료 8천 원을 뜯겼으나 절문은 들어서지도 못했다. 산을 다 돌고 내려와서 잠깐 들를 생각은 있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양절에 삥뜯기지 않고 이처럼 멋진 산행을 할 수 있는 경로를 아시는 분들은 추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입장료 삥뜯기기 실으면, 탐방지원센터와 입암마을 중간에 위치한 주차장에(하이패스 징수 장치까지 갖춘 모든 주차장의 위치가 다 여기에 있다) 차를 주차하고, 입암마을에서 출발하여 세봉삼거리와 세봉을 거쳐 관음봉에 이르는 경로로 산을 오르면 된다. 관음봉을 바라보는 경치가 남다르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관음봉 삼거리를 거쳐 내려오면서 절에 들러, 삼계의 고생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자는 석가무니의 말씀을 되새기고 내려올 수 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1) 탐방지원센터에서 관음봉을 들러 직소폭포까지 갔다가 센터로 돌아오는 경로를 선택하거나

2) 관음봉 - 세봉 - 세봉삼거리 - 내변산분소로 종주하는 길을 선택한다. 세봉삼거리에서 내변산분소까지는 산불위험기간이라 3월 현재 등산로가 폐쇄되었다.

우리는 3) 관음봉 - 세봉을 거쳐 입암마을로 내려오는 순환경로를 선택했다.

 

산길은 정말 아름다웠고, 꽤 길었다.

 

세봉에서 한 가족을 만났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우리를 쫓아왔다. 단란한 가족이다. 다만 젊은 그들은 산을 너무 몰랐다. 물이나 비상식량 등 필요한 것을 전혀 챙겨오지 않았다. 20대의 우리가 생각났다. 세봉삼거리에서 그들과 다시 만났다. 내변산분소로 가는 길이 폐쇄된 것을 모르고 이곳으로 왔다. 발목을 살짝 삐끗한 상태에서. 그래도 참 잘 걷는다. 우리도 가볍게 생각한 터라 두 통의 물만 가지고 올라왔는데, 생각보다 산행이 길어져서 물이 거의 바닥난 상태다. 다행히도 올라오시는 등산객이 물의 여유가 있으셔서 부탁을 드렸더니 흔쾌히 내어 주신다. 과자와 사탕을 나눠주고 격려하며 내려오는데, 이번 산행으로 가족의 유대가 더욱 깊어졌으리라.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외변산은 서해 바다를 끼고 지질 관광 도보여행을 할 수 있는 지역이고, 내변산은 멀리 바다를 보면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을 말한다.

 

양절을 양절이라 조롱하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나쁜 것을 나쁜 것이라 지적하며 조롱하는 것이 왜 이리도 불편할까. 가족 아니면 친구인데, 친구를 조롱하는 것이 불편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면 친구에게 속아주고, 친구의 나쁜 짓을 덮고 넘어가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일까? 친구가 도와달라고 부탁했으면 만 원은 줄 수 있는데, 친구가 없는 통행료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변하면 어떤 마음일까? 그래도 친구의 안타까운 상황을 이해해서 그냥 내 주어야 하는 것일까?

 

외변산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솟은 관음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