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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아름다운 한반도 여행

해파랑길 1코스_달맞이 마을에서 해맞이공원까지_230109 el nueve de enero el lunes_девять январь понедельник

너무 오랫동안 들어와서 약간 지겹기는 하지만, 김어준의 겸손은 괴로워를 구독 신청하고 첫 방송을 듣는다. 조윤범이 전체 음악을 홀스트 Holst의 행성 the planets을 쓰게 했다. 처음에는 활기가 좀 떨어져 보이는데, 익숙해지면 좋을 것이라 기대한다. 명곡은  실망시키지 않을 것으로 본다. 류밀희 기자와 피아노까지 그대로다. 넓어져서 쾌적해졌다고 하니 보기에는 좋으나, 빌딩 임대를 누가 했는지 걱정이다.

 

밥 한 공기를 너무 많이 해서 간신히 먹었다. 그리미는 야채 스프와 밥 한 숟가락. 물은 누룽지를 끓여서 두 개의 보온병에 넣어서 담고 출발.

 

아, 너무 더워. 옷을 벗어서 옆구리에 차고 걸었다. 반팔 입은 사람들도 등장한다. 해운대 - 동백섬 - 광안리 - 이기대 - 오륙도로 이어지는 해파랑 1코스를 거꾸로 돌았다. 이기대에서 오륙대 해맞이 공원 코스가 특별히 좋았다. 해파랑 1코스와 갈매길 2코스가 같은 길이다. 해운대 엘시티에서부터 시원한 바닷바람은 전혀 불지 않고, 뜨거운 햇살이 내리쬔다. 바다와 모래사장, 고층건물이 어우러져 하와이에 온 느낌이다. 거리도 깨끗하다.  

 

2시간 반 만에 민락교를 넘어섰다. 천재가 소개해 준 돼지국밥집으로 갔다. 헐, 사람들이 드글거리고 46팀이 대기하고 있단다. 맞은편 돼지국밥집도 마찬가지. 그 옆집의 중국집 해룡원. 사람도 없고 좌석도 넓어서 좋았다. 아, 그러나, 수영강사인 친구들이 낮술이 취했는지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한 마디 하려다가 간신히 참았다. 잘못하면 맞을 수도 있으니까. 쟁반짜장+탕수육+공기밥 셋트를 따뜻한 차와 함께 다 먹었다. 아, 밥은 반을 남겼다.

 

동백섬의 동백은 피고 지고 있다. 꽃이지만 아름다운지 모르는 꽃으로, 겨울에 핀다는 사실이 중요한 꽃이다. 10km가 넘어가니 발이 좀 아파오기 시작한다. 쉬는 시간마다 발을 주물렀다.

 

각섬석 amphibole. 초록빛이 나는 아름다운 암석이 해안을 따라 분출하여 길게 누워있다. 현무암의 검은 빛과는 달리 색이 보인다.

 

이기대에서부터 농바위를 거쳐 해맞이 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은 오르락내리락 땀을 흘리게 하는만큼 경치가 좋다. 공기도 한결 깨끗해져서 마스크 없이도 편안하게 산행을 할 수 있다. 마지막 3km는 제법 길게 느껴진다. 세 번이나 쉬면서 이동했다. 평일에도 이 정도로 사람들이 있으며, 주말에는 사람들 행렬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해맞이 공원에서 택시를 불러타고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전복죽을 먹으러 갔다. 헐, 영업 끝이란다. 재료가 없어서. 할 수 없이 돼지국밥을 먹고, 남은 밥 한 공기를 싸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김과 다이제, 치즈를 사 가지고 맥주 한 잔을 했다. 고소하고 시원하다. 배가 부르고 졸리다. 몸무게는 하나도 빠지지 않았다.

 

33,000보 20km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