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스프와 어제밤 남겨 온 공기밥에 총각무와 김으로 아침을 챙겨먹고 대변항을 향해 출발. 해안열차를 따라 길을 걷는다. 아름다운 바다와 차가운 바람, 맑은 하늘이 길동무가 되어 주었다.
청사포. 푸른 모래의 포구. 아름답다. 그러고 보니 우리 소사동도 아름다운 이름이다. 흰모래마을. 앞으로는 흰모래마을이라고 불러야겠다. 주말도 아닌데, 열차와 놀이기구를 타고 많은 사람들이 이동한다. 올 때는 걸어오는지 제법 많은 사람들과 길에서 마주친다.
가는 길에 토스트를 파는 노란 푸드트럭을 발견했다. 7천원을 주고 4장의 토스트를 사서 점심 겸 먹었다. 예전에 먹던 그런 맛이 아니라 고급스러운데 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배가 불렀다. 대변항에 도착할 때까지 밥을 사먹지 않아도 되어서 시간을 절약했다.
바다를 바라보며 정성들여 가꾼 절. 아름답다고 스스로를 자랑하고, 평일인데 휴일로 느껴질 정도로 수많은 관람객들이 다녀간다. 화장실에 휴지를 비치해 놓지 않고, 자판기로 판매를 하고 있었다.
거대한 호텔 군락. 저렇게 많은 호텔에서 사람들은 편안하게 바다를 즐긴다. 발바닥이 아프게 아름다운 국토를 느끼는 나와 화사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의 산책은 좀 다르다. 발바닥의 고통을 아는 사람은 걸으며 여행할 수 있지만, 두 발의 고통을 모르는 사람은 아픔을 느끼지 못해서 누워 죽을 수도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대변항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누웠다. 검색을 해보니 낙곱새라는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 있었다. 집 앞의 낙곱새 식당으로 갔다. 손님은 우리 둘. 낙곱새가 끓는 동안 맥주 한 잔을 들이켰다. 고소하고 시원하다. 낙곱새도 맛이 좋았다. 다시 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