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배추밭에 약을 뿌리고 고구마순을 따다_220915 el diecicinco de septiembre el jueves_пятнадцать Сентябрь Четверг

배추밭에 벌써 네 번째 약을 치게 되었다. 배추를 심기 전에 토양에 각종 벌레들을 죽이는 약과 붕소를 투입여 배추가 건강하게 자라게 한다. 원래는 흙 위에 뿌린 다음에 관리기로 한 번 로터리 작업을 한 다음에 이랑을 만들고 비닐을 씌운 다음에 배추를 심어야 한다. 비가 계속 내려 관리기 작업을 할 수 없어서 로터리 작업을 할 수가 없었다. 동생과 어머니가 배추 모종을 심고 난 후에 내가 배추 모종 주위에 벌레 약과 붕소를 둥글게 뿌려 두었다.

 

내가 코로나로 아파 있는 동안에 윗집 어르신이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두 차례나 약을 뿌리셨다고 한다. 오늘 또 약을 치니 벌써 네 번째로 약을 친다. 우리 배추에 뿌리고 약이 남아서 윗집 어르신 배추밭에 보답삼아 뿌려 드렸다. 2주 후에 한 번 더 약을 치게 되면 올해는 무려 다섯 번이나 약을 치고 배추를 키우게 된다. 예년 같으면 토양 만들때 한 번, 자리 잡고 한 번, 알이 차기 시작할 때 한 번, 총 3번을 약을 뿌렸다.

 

계획은, 토양 작업할 때 한 번, 알이 찰 때 한 번 등 두 번만 약을 치는 것으로 배추농사를 지으려 한다.

고추도 3번만 약을 치고 수확하는 것으로 하자.

 

올해는 그리미의 명령으로 유난히도 고구마순을 많이 뜯었다. 성장기에 고구마 순이 엄청나게 잘 자라줬기 때문이기도 하고, 고구마순 김치 맛에 중독된 이유도 있다. 고구마순은 변비에 좋은 것은 물론이고, 신선한 채소이니 아마도 오메가 3 지방산이 많아 영양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봄재배 감자와 함께 고구마도 단 한 번도 농약을 치지 않아도 잘 자라기 때문에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작물이다. 참깨, 들깨, 감자, 고구마, 강낭콩, 옥수수, 동부 등이 약을 치지 않고도 키울 수 있는 작물이다.

 

고구마는 뿌리를 먹는 작물로, 변형된 줄기(한자어로 괴물 같은 줄기라는 뜻의 괴경)을 먹는 감자와는 다르다. 자라는 모습을 보더라도 고구마는 줄기가 엄청나게 번성해서 고구마순과 뿌리인 고구마를 따로 먹는다. 감자는 땅속줄기에서 영양분을 간직한 줄기가 번성하므로 겉으로는 고구마처럼 왕성하게 줄기가 뻗지 않는다.

 

고구마는 메꽃과로 꽃이 핀다는데 기억이 희미할 정도로 보기가 힘들다.  멕시코와 콜롬비아에서는 5천년 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추정한다. 스페인에 의해 필리핀으로 전파되어 18세기 후반(영, 정조)에 우리나라에 전파되어 구황작물로 자리 잡았다.

 

조만간 고구마를 캐야 하는데, 고구마 밭은 덩굴로 뒤덮여 있다. 한 바구니의 고구마 순을 수확하면서 덩굴을 낫으로 잘라내었는데도 작업한 흔적도 나지 않는다. 다음 주에는 고구마 밭의 제초매트를 걷어야겠다.

 

부천으로 고구마 순 한 바구니를 가져와서 이틀에 걸쳐 깠다. 손톱 밑은 새까매졌고, 손끝이 아팠다. 농사를 지어 식량을 해결한다는 것은, 고통을 동반한 쉼없는 노동이다. 기계와 농약과 제초제에게 농사짓는 일을 양보해야 하는 것일까. 선뜻 '그러자'라는 답을 하지 못한다.

 

[ 사진 출처 : 무안군농업기술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