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이 아침부터 가마솥에 불을 때서 4시간 동안 푹 삶은 누런 메주콩을
절구에 넣고 실컷 찧어준다. 절구공이 무게가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내려치는 회수가 늘어날수록 천근만근이 된다.
정농이 교대로 절구공이를 찧는데,
힘이 드는지 끙끙 신음소리를 내신다.
잘 찧어진 삶은 메주콩을 직육면체로 성형하는 작업을 한다.
따뜻하고 부두러운 메주콩 반죽은 조금만 힘을 줘도 모양이 망가진다.
첫번째 메주는 이리저리 모양 만든다고 한참을 주물렀는데,
그럴 필요가 없겠다. 어차피 메주 모양아닌가?
정농은 잘 만들지 않으면 나중에 건조되면서 배가 터지니까
정성껏 만들라 하신다.
정성을 들일수록 모양이 안나와요.
완성돤 메주가 볏짚 위에 올려졌는데,
처음 하는 일이라 크기를 맞추지 못했다.
다시 만들까 하다가 그냥 두었다.
어차피 메주가 메주되는 상황이기에.
내년 봄 간장 담글 때 쯤이면
자연스럽게 이 메주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겠지.
메주담그는 일이 시간이 걸린다는 것 뿐이지
메주만들기가 과히 어려운 일이 아니라 다행이다.
도시에서는 막연하게 된장, 간장, 고추장 등
한국 전통의 삼장이 공장 속으로 흡수되어
전통기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었다.
막상 해 보니 어렵지 않아 잘 보존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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