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아이는
- 대전 골령골 학살 현장을 보고
정대호
엄마는 머리에 총 맞아 죽어도
아이는 꼭 안고 있었다.
조국의 분단도 전쟁도 이념도
별것 아닌 것.
엄마에게 아이는
구덩이 속에서 흙에 묻히는 순간에도
두 팔로 꼭 감싸고
머리는 숙여
가슴속에 묻고 싶은 것.
몸은 죽었어도
쏟아지는 흙 속에서
아이만은 품 속에서 지키고 싶었을까.
흙 한 덩이 아이의 얼굴에 묻을세라
두 팔로, 어깨로, 머리로
꼭 감싸 안고 있는 엄마의 유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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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줄 한 줄 어디에도 메타포 metaphor는 없다.
그런데도 시인은 시라고 했다.
왜 시일까.
시에는,
전쟁으로 파괴된,
엄마와 아이의 비극과 사랑만이 담겨있다.
끔찍한 저 문장. 속에
엄마의 사랑이 절절하게 흐르고 있다.
전쟁이 일으키는 증오와 공포, 광기가
엄마와 아이에게 저지른 끔찍한 범죄가 드러난다.
시 전체가 메타포 metaphor다.
[ 위키백과 자료 ] 전쟁 중 남과 북의 정부에 의해 저질러진 민간인 학살사건 : 대전 골령골 민간인 학살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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