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 지 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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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이 너를 만나다
- '너를 기다리는 동안'에 부쳐
무일 박 인 성
한 때 마음을 두드리고 떠난 시가
오늘 친구와 함께 돌아왔다
바람에 날려
부스러기처럼 흩어지는 것들을
즐거이 끌어 안고 있는 친구들이 있었다.
네가 오고 있는 그 길을
내가 먼저 가고 있다.
심장이 쿵쿵 뛴다.
너에게로 가는 모든 발걸음은
살떨리는 두려움이었다.
죽음이며, 환상이며, 착각이었다.
죽음이며, 환상이며, 착각인 것이
삶이며, 현실이며, 느낌이 되었다.
길고 두려운 다가감으로
네가 나타난 그 길은 아름다웠다.
누구의 희생도 없이 모두의 삶이,
환상이라고만 믿었던 현실이,
믿었던 느낌이 펼쳐지고.
내 가슴이,
아무 두려움 없이
쿵쿵 뛴다.
너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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