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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빅뱅과 생명체 기원은 밝힐 수 없을까_눈 먼 시계공 02_201230

논밭을 팔려고 내놓았다. 전부 팔려는 것은 아니고 무엇이든 하나만 팔려고 한다. 일을 줄이기 위해서다. 일단 팔리지 않는다는 전제로 내년도 농사계획을 세우자.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일어나고 뜨거운 낮에는 쉬거나 공부를 하고, 해가 지면 잠을 자는 것으로 새해 계획을 세운다. 철든 이후로 가장 간단한 계획이다. 코로나가 삶의 모습을 바꿔 놓았다.

 

3장 바이오모프의 나라

 

발생과 번식, 진화에 대해서 기본 개념을 머릿속에 넣고 읽어가야겠다. 사실 어렵지는 않은데 생소하다. 발생이라니. 발생은 어디로부터 생겨난다는 뜻이다. 씨앗에서 새싹이 나오는 것이 발생이다. 성냥에서 불이 발생한다. 도킨스가 말하는 발생은 유전 정보를 가진 세포(배)가 유전 정보를 드러내면서 자라는 것을 말한다. 긴 유전자는 길게 자란 세포를 발생시킨다. 이 세포로 구성된 어미가 자신의 유전 정보를 이어받은 자식을 낳게 되면 이게 번식이다.

 

자식들은 어미로부터  똑같은 유전 정보를 받지 않고, 어떤 자식은 아주 단순한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을 받을 수 있다. 키가 크지만 아주 살짝 뚱뚱한 유전 정보를. 이 유전 정보에 의해 자식은 다른 자식들과는 아주 조금 다른 생명(바이오모프)가  된다. 바이오모프는 희미하게 현존하는 어떤 생물과 비슷한 형태의 생물이다.  이 조금 다른 자식들 중의 하나가 번식을 통해 또 조금 다른 돌연변이가 일어난 유전 정보를 받게 되는 손자는 할머니와 아주 조금 더 다른 바이오모프가 된다.  이렇게 돌연변이 유전 정보들이 번식을 통해 수없는 세대를 이어 나간다. 수많은 돌연변이들 중에서 자연환경의 선택을(세대를 이은 누적 선택을) 받은 돌연변이가 계속해서 살아남게 되면 그 손자는 최초의 할머니와는 꽤 다른 진화된 자손이 된다. 선택의 누적으로 커다란 진화가 일어난다. 

 

"'1단계' 선택과 '누적적인 선택'을 구별해야겠다. (중략 / 1단계 선택이 아니라) 생물의 탄생은 '누적적인' 선택의 결과였다. (중략) 번식은 돌연변이가 일어날 확률과 함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물려준다. (중략) 진화는 기본적으로 번식의 끝없는 반복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세대에서 번식은 앞 세대로부터 유전자들을 받아 무작위적이며 조그만 실수인 돌연변이와 함께 다음 세대로 물려준다. " (88, 105쪽)

 

 

컴퓨터로 누적된 진화를 실현해 얻은 희미하게 생물과 닮은 그림들인 바이오모프(111쪽)

 

도킨스는 복잡한 기계도 인간에 의해 진화된다고 생각해서 생물이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식물도 진화하는가. 신체라고 하는 것은 외형을 말한다. 식물의 신체는 어떻게 진화했을까. 여러 종류의 꽃과 열매들이 다양한 진화의 결과물이다. 번식을 제대로 해내기 위한 변화가 다양한 꽃과 열매로 즉 표현형으로 드러났다.

 

"자연선택은 유전자를 직접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들이 신체에 미친 효과, 학술적인 용어로 '표현형에 미치는 효과'를 선택하는 것이다. (중략) 자연선택은 단도직입적이고 명확하며 단순하다. 자연선택은 사신(死神)이다. 물론 죽음을 면하고 살아남는 이유들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자연선택이 동물과 식물들을 엄청나게 복잡하게 만들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112~3쪽)

 

이 장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바이오모프의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고작 9개의 유전자 그것도 음양의 방향으로 한 칸씩만 이 변화하는 9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가 세대를 이어 벌이는 돌연변이의 잔치를 이해해야 한다. 길이나 각도의 단순한 변화라는 유전 변이가 29세대를 거치면서 수많은 다양한 바이오모프들을 광대한 유전자 공간에 다양하게 배치한다.

 

그리고 단순한 형태의 바이오모프에서 복잡한 형태로 바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매우 희박한 확률로 점프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점프는 목숨을 걸어야 한다. 조금씩 변화하면 어머니의 보호 아래에 있는 아이처럼 안전하지만 말이다.

 

게다가 현존하는 생명체들은 단순히 9개가 아니고 수만 개의 유전자가 결합되어 있으니 이들의 돌연변이 진화를 예측하거나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말들을 제대로 설명해 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 정리한 것도 제대로 정리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불행하게도 쉽게 이해하도록 인용할 부분도 찾지를 못하겠다. 

 

그러나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하지는 말자. 굉장히 어려워 보이는 수학도 결국은 이렇단다. 하나씩 따져보면.

 

"어떤 바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다." (122쪽)

 

4장 진화의 갈림길

 

만일 이 장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나는 진화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것을 받아들이거나 모른다고 해야 한다. 제발 그렇게 되지 말기를 빌면서.

 

시작부터 새로운 단어가 나온다. 물론 들어본 단어지만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았고,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단어다. 의태. 다른 무엇과 닮은 모양. 

 

"동물들이 의식적으로 다른 어떤 종을 닮으려 한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자연선택이 다른 종과 혼동되는 어떤 동물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막대기를 닮지 않은 대벌레는 자손을 퍼뜨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142쪽)

 

간단한 사칙연산을 하던 초등학생 시절에서 생각하면, 미적분을 이해하고 쓰던 고등학교 시절은 그야말로 오를 수 없는 경지다. 다시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지금은, 미적분을 다시 공부하지 않고는 절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사칙연산을 여전히 알고 있지만 미적분은 잊어버려서, 다시 중3이나 고1의 수학을 공부해야 점프할 수 있다. 단계를 거쳐 축적된 지식이 미적분을 이해하는 힘이다. 진화도 그렇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이해하면 쉬운데, 도킨스의 논리를 따라가는 일은 버겁다. 그래도 사칙연산을 자유롭게, 심지어 암산까지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논리 수준은 충분하다. 아니다, 충분하지 않다.

 

"조그만 변화가 여러 번에 걸쳐 단계적으로 축적된다는 개념은 강력한 힘을 가진 생각이다. (중략) 5퍼센트의 시각이나마 있는 편이 전혀 못 보는 것보다는 낫다."(156~7쪽)

 

진화의 갈림길이라는 제목을 왜 붙인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 장에서는 복잡한 기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교한 설계가 있거나 충분한 시간을 가진 자연선택이 진행되면 가능하다는 주장을 계속한다. 대륙이 나눠지면서 구대륙에는 태반류 포유류가 오세아니아에는 유대류 포유류가 번성했다. 자연선택이 갈림길에서 아무런 의도를 갖지 않고 이루어졌기 때문에 유대류와 태반류로 진화했다는 뜻인 모양이다. 마찬가지로 바퀴벌레에 가까운 흰개미와 벌에 가까운 개미가 비슷한 군집 생활을 하게 된 것도 자연선택의 갈림길에서 그런 방식의 흰개미와 개미들이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작은 개조가 수없이 거듭되는 것으로도 결코 만들어질 수 없는 어떤 복잡한 기관이 있다는 것이 증명이 된다면 나의 이론은 붕괴될 것이다." (158쪽 / 다윈, 종의 기원 중에서)

 

5장 유전자의 힘

 

큰일났다. 포기할 것인가 되돌아 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되돌아갈까. 세포, 아미노산, 단백질, DNA, RNA. 모르겠다. 아마도 3장이나 4장으로 돌아가서 머릿속을 정돈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오늘은 12월 31일이다. 더 젊은 나로 돌아갈 수 없다. 미래를 보면 지금이 가장 젊다. 어려운 것을 이해하는 데는 지금이 가장 최고의 순간이다. 그리고 바보가 이해할 수 있다면 사람도 이해할 수 있단다.

 

너무 많이 돌아가려니 피곤하다. 5장 처음으로만 돌아가자. 천천히 읽자, 이해되는 것만이라도.

 

1) 생물이나 사물이나 분자들의 집합체로 생명을 만드는 원형질은 없다. 생물은 즉 생명은 보다 더 복잡한 형태로 모인 분자들의 집합체다. 원형질, 플로지스톤, 에테르는 사장된 개념이다. 원자 -> 분자 -> 분자 집합체 -> 생명 또는 사물이다.

 

2) 생명(생물)을 이해하려면 정보기술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생물의 분자 배열은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이루어진다. 이 프로그램은 생물이 어떻게 발생하고, 프로그램을 어떻게 세대를 이어가며 보존해야 하는지를 지시한다. 정보기술의 핵심은 저장 매체(기억 장소)이다. 생명(생물, 유전자)의 정보 저장 기술은 디지털 방식이다. 한 상태나 다른 상태를 표현하거나, 무엇이 있거나 없다. 기억 장소에는 여러 상태(색깔, 크기, 온도 등)들이 고유의 번호나 배열을 가지고 저장된다.

 

3) 다윈 시대에는 유전 정보가 물과 잉크가 섞이듯이 섞인다고 생각했으나 멘델은 부모로부터 입자 형태의 유전자를 받는다고 했다. 피셔가 우리는 항상 남자와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입자 형태의 유전의 증거라고 했다. 유전 정보의 디지털 방식은 다윈주의가 효력을 발휘하는 전제이고, 변화는 특정개체의 몸에 있거나 아니면 없거나 하는 유전자들의  상대적인 빈도에 의해 나타난다.

 

4) 핵산은 DNA와 RNA를 말한다. 핵산은 뉴클레오티드의 중합체다. 뉴클레오티드는 인산 - 당 - 염기가 결합된 분자 화합물이다. 당은 리보스와 디옥시리보스로 나뉜다. 염기는 아데닌 A ,  티민 T, 구아닌 G, 사이토신 C의 네 종류가 있다. 인산은 뉴클레오티드의 결합에 이용된다. 40년 전 생물시간으로 돌아갔다.

 

5) 세포는 동물 세포와 식물 세포로 나뉜다. 동물세포는 세포막으로 둘러쌓여 핵과 세포소기관들이 있다. 세포소기관에는 소포체와 리보솜, 미토콘드리아, 골지체, 리소좀, 중심립이 있다. 중심립은 식물세포에는 없다. 식물세포는  세포막과 세포벽으로 둘러싸여 핵과 세포 소기관들이 있다. 세포 소기관에는 동물세포와 마찬가지로 소포체와 리보솜, 미토콘드리아, 골지체가 있고, 액포와 엽록체가 있다. 액포와 엽록체는 동물세포에는 없다. 유튜브에 잘 정리되어 있다.

 

세포구조와 세포 소기관 - YouTube

 

6) 모든 생물(생명)은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 세포는 단백질과 핵산으로 만들어진다 - 단백질은 아미노산의 펩티드 결합이다 - 핵산은 뉴클레오티드의 중합체다 - 아미노산은 아미노기와 카복실기를 가진 단백질의 기본 단위다 - 뉴클레오티드는 인산-당-염기로 구성된 핵산의 기본단위다 - 아미노산의 곁가지는 21개다 - 뉴클레오티드의 당은 디옥시리보스(D)와 리보스(R) 두 가지다 - 뉴클레오티드의 염기는 총 5개로 A(아데닌), T(티민), G(구아닌), C(사이토신), U(우라실)이다 - 핵산은 DNA와 RNA가 있다 - 핵산의 길이는 2미터다 - DNA는 이중나선구조다.

 

7) 4종류의 DNA의 염기 3개로 이루어진 트리플렛은 총 64개가 된다. A-A-A에서 C-C-C까지

     읽는 것을 중지하라는 트리플렛은 3가지다.

     20개의 아미노산은 1개 이상의 트리플렛과 대응하여 만들어진다.

     트리플렛의 배열에 따라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단백질은 폴리아미노산이다.

     만들어진 단백질 분자들이 화학반응을 일으킨다(효소, 항체, 헤모글로빈, 에너지원 등)

     세포 하나에는 2천 가지 종류의 단백질 분자 100만 개가 들어있다.

     이 분자들은 세포에서 특정한 공정을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

    모든 체세포가 똑같은 유전자(DNA, 염색체)를 갖고 있다.

    똑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도 체세포들의 형태와 기능은 천차만별이다.

    형태와 기능이 다른 이유는 세포마다 특정한 유전자들만(트리플렛들) 읽고 나머지는 무시한다.

    단 하나의 세포도 거대한 화학공장이다.

    6천 개의 원자를 가진, 2천 가지 종류의 단백질 분자, 100만 개를 가지고 있다.

 

6장 생명 탄생의 기적_210104_el cuatro de enero el lunes 신축년이로구나

 

갑자기 지난 한 달여의 독서가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친구들과의 만남도 일도 여행도 거의 다 없거나 취소가 된 상태에서 기분이 가라앉은 모양이다. 게다가 즐거움 중의 하나였던 카톡 하기까지 자제하느라 시들해졌다.

 

도킨스는 최대한 자세하고 어렵게 설명을 해서 진화론이 결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다윈이 4년 여의 비글호 연구 항해와 20년의 추가 연구를 통해 수립한 이론이다. 결코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소설이 아니다.

 

지구가 46억 년 전에 만들어졌고, 30억 년 전에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조류 생물이 만들어지면서 현재의 인류까지 진화를 거듭했다. 그렇다면 생명의 기원은 40억 년에서 30억 년 사이의 어느 시점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산소는 없고, 이산화탄소와 메탄, 암모니아와 규소, 물, 수소 등이 지구의 주인이었던 시절에 어떻게 해서 생명이 탄생했을까.

 

'원시 수프'에 자외선과 번개가 내려치면서 RNA를 만드는 뉴클레오티드의 일부인 자기 복제가 가능한, 그래서 누적 자연선택이 가능한, 퓨린기의 염기가 생성될 수 있었다는 것이 현재의 정설이다. 그리고 케언스스미스의 '무기 광물질 이론'이 있다. 마치 태양빛에 의해 소금 결정이 자라는 것처럼 점토 광물이 자기 영역을 확장해 가는 과정에서 유기 분자의(유기 물질의) 도움을 받아 자기 복제를 더욱 활발하게 진행했다는 추정이다. 이렇게 진화한 점토 광물의 유기 분자가 자외선과 번개의 도움으로 자기 복제가 가능한 RNA의 일부를 탄생시켰다. 광물의 누적 자연선택과 자기 복제가 RNA를 이용하다가 RNA가 자기 복제하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생명은 무기물과 분리되어 자신의 길을 가게 되었다. 있을 법한 이야기다.

 

"케언스스미스는 점토 결정 복제자가 초기에 사용한 것이 단백질이나 당류,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RNA 같은 핵산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중략) 광물 결정 '유전자'가 RNA(또는 비슷한 물질)를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RNA가 스스로 복제되도록 만들었다. (중략) 마침내 RNA는 자기 복제 능력을 갖게 되었다. 일단 새로운 자기 복제 분자가 탄생하자 새로운 종류의 누적적인 자연선택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복제자는 본래 찬조 출연자였지만 원래의 결정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나자 그 역할을 넘겨받게 되었다." (260~1쪽)

 

그런데 도킨스는 이 있을 법한 이야기를 스스로 부정한다. 원시 수프나 무기 광물질의 자기 복제로부터 생명이 출발해서 40억 년 만에 사피엔스가 통신기술을 개발했다면 우주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생명체가 있을까.

 

1. 우주 수 :  생명은 전 우주에서 오직 하나의 행성에서 출현한다. 우리 지구.

2. 은하계 수 : 생명은 은하계마다 하나의 행성에서 출현한다. 100억 개의 생명.

3. 태양계 수 : 생명은 태양계마다 하나의 행성에서 출현한다. 10의 20 제곱 개의 생명.

 

지구에서 16광년 이내의 거리에 약 50개의 항성계(65개의 항성)가 있다. 50년 전에 전파 기술을 발명한 지성 생명체가 있다면 우리와 그들은 서로의 전파 신호를 주고받아야 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어떤 전파도 받지 못하고 있다.

 

우주의 나이 140억 년에 비하면 50년은 너무 짧으므로 천 년 전에 전파 기술을 개발한 지성 생명체가 있다고 가정하다. 그 생명체가 1,000광년 떨어진 곳에서 전파를 보냈더라도 우리는 받을 수 있다. 그 주변에는 약 100만 개의 항성이 있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항성과 그에 따른 행성들이 충분히 생명체를 발생할 수 있을 텐데 우리는 아직도 전파를 받고 있지 못하다. 생명체는 없는 모양이다.

 

10만 년을 가정해도 우주의 나이에 비하면 별로 길지 않다. 약 10만 광년 전에 전파기술을 개발한 지성체가 있다면 우리 지구에 그가 발사한 전파가 수신되어야 하는데 여전히 우리는 아무런 전파도 받지 못하고 있다. 전 은하계에 걸쳐 수조 개의 항성에 역시 생명체가 없다는 증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불과 46억 년의 지구에서 5억 년 만에 생명이 우연히 만들어져서 사피엔스로 진화했다는 것은 너무 가능성이 높아서 우주에 다른 생명체가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원시 수프 이론과 무기 광물질의 자기 복제 이론은 생명의 기원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물론 이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외계의 지성 생명체가 보낸 전파를 수신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두 개의 생명체 기원 이론이 맞을 수도 있다.

 

빅뱅과 생명체의 기원 모두 확실하게 증명하지 못한 상태인가. 최초의 그 무엇을 과연 알아낼 수 있을까. 창조의 신이라는 유용하며 단순한 설명을 과연 대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