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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의사들은 탄탈로스의 뒤를 따르려는가_200827

저승에서 가장 괴로운 사람은 탄탈로스다. 그는 연못 가운데 서 있지만 물을 마시려 하면 물이 사라져 버리고, 향기로운 열매들이 가득한 나무 아래에 있지만 그것들을 따서 먹으려 하면 바람에 날아가 버린다. 비극이다. 왜 탄탈로스가 이런 형벌을 받고 있는 것일까. 끔찍한 죄였다. 그 죄의 출발은 오만함이고, 오만함을 제어하지 못해 생명을 가지고 장난을 쳤으며, 그런 장난을 친 인간은 끔찍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그리스 신들의 경고다.

 

의사들은 최고의 엘리트이며, 오랜동안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쌓아온 것에 대한 자부심이 커서, 사회로부터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정당한 대우, 즉 높디높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만이다. 세상 어느 직업도 하루아침에 전문가가 되지 못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오랜 세월의 수련과 공부를 통해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로 발전해 간다.  존재는 모두 귀하지만, 다른 존재에 우선하여 대우를 받아야 하는 더 귀한 존재는 없다.

 

게다가 의사들이, 아무 죄없는 사람의 생명을 가지고 이득을 취하려 한다면, 승리의 쾌감을 분명하게 느끼지만, 그것이 마지막 즐거움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생명을 희롱하여 기쁨을 누리면, 기쁨이 없는 곳, 타르타로스(지옥)으로 가게 된다.

 

"탄탈로스는 원래 신들에게 총애받아 올림포스에 초대되어 신들과 어울리는 특권을 누리곤 했지만, 점차 오만해지더니 신들의 음식인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훔쳐내는가 하면 사람들에게 신들의 비밀을 누설하곤 했다. 또한 오로지 신들을 시험하기 위해 신들을 초대한 후 아들 펠롭스를 죽여 그 고기로 요리를 만들어 대접했다. 신들은 음식에 손을 대지 않았으나 당시 딸 페르세포네가 납치되어 실의에 빠져 있던 데메테르만이 무심코 고기를 먹고 말았다. 노한 신들은 영원한 형벌을 받도록 타르타로스에 탄탈로스를 떨어트리고 죽은 펠롭스를 다시 살려냈는데, 데메테르가 먹어 버린 어깨 부분의 살은 다시 살아나지 않아서 하얀 상아로 어깨를 메꾸어 주었다." (위키백과 중에서)

 

대한 의사협의의 홈페이지가 다운되어 성명서를 다른 곳에서 찾았다. 맞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 성명서를 토대로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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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학회 의료계협의체 결의문

 

의료계는 지난 반년간, 코로나 19라는 국가적 보건의료 위기에 맞서 의사로서의 사명을 다해 왔다. 대구경북에서 감염병이 무섭게 확산되었을 때,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현장으로 먼저 달려간 것 역시 우리 의사들이었다. 코로나19와코로나 19와 맞서는 과정에서 소중한 동료를 잃기도 하였다. 모든 의사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코로나 19와 직접 싸우거나 코로나 19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 의사들의 전문성에 의지해서 대구를 비롯한 현재의 코로나 사태를 극복해 오고 있는 것은 맞다. 병의 극복이 원래 의사들의 할 일이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을 가지고 큰 소리를 치면서, 내가 이렇게 훌륭한 일을 했는데도 알아주지 않으니 억울하다고 하면 황당할 뿐이다. 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는 것처럼, 소방대원은 불을 끄고, 목수는 집을 짓고, 농부들은 식량을 생산한다.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일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보통 자원봉사자들은 식비와 교통비를 제공받는다. 자신의 현업에서 시간을 빼서 봉사를 하는데도 회당 2만 원 정도가 최대의 보상이다. 그런데, 의사들은 자원봉사를 하지 않았다. 자기의 고유 사업장을 벗어나 수익이 다소 떨어지는 다른 사업장에서 일했다. 일에 대한 보상은 자원봉사와 차원이 다르다. 이 정도의 예우를 받는 것이 의사들이다. 당연한가.

 

"의원급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의료인은 운영 중단에 따른 손실을, 병원이나 기관 소속 의료인은 보수에 대한 보상을 최소한 지급하고, 이외 수당도 지급할 계획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우선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는 것은 최소한의 조치”이라며 “더불어 대구 현지에서 근무한 수당은 별도로 검토할 것이고, 이후 그 외 포상과 예우도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원본은 여기 : https://news.v.daum.net/v/20200226112900976

 

정부, 대구로 달려간 의료진에 손실뿐만 아니라 수당도 보상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정부가 병원 문을 닫고 대구와 경북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지역에 손을 보태기 위해 모인 의료인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예우를 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의원�

news.v.daum.net

그런데 '코로나 의병' 이자 '덕분에 캠페인의 주역'이었던 의사에게 돌아온 것은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일방적이고 민주적이지 않은 정책추진이다. 전문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마저도 없는, 모욕적인 보건의료정책 추진 앞에 우리는 허탈과 분노를 함께 느낀다.

 

비합리적인 의료수가와 무너진 의료전달체계, 현장을 모르는 관치행정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수준의 기대여명으로 대표되는 국민 건강의 질적 향상을 달성하고 세계에서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된 것은 의사들의 인내와 헌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좋은 이유는, 건강보험제도 때문이다. 의사들의 유능한 기술과 헌신 때문이 아니라 건강보험이 제공하는 저렴한 의료비 때문이다. 의사들은 이 사회보험제도에 잘 올라타서 1분을 일해도 10분을 일해도 차곡차곡 돈을 받아 챙긴다. 얼마를 버는 지 나는 알 수 없다. 아니, 알 수 있었는데, 그냥 알아보려 하지 않았다. 열심히 공부하고 수련했으며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더러운 피와 오줌 덩이와 고름 덩이와 싸웠기 때문이다. 많이 벌어야 한다. 

 

최근 10년 내로 우리나라 의사들의 수준이 더 좋아졌다. 의사라서 더 좋아진 것이 아니라 돈을 더 많이 벌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들을 싹쓸이 해 가기 때문이다. 결코 의사들이어서 뛰어난 것이 아니라, 평생 정년도 없이 고수익을 보장받기 때문에 한다 하는 집안의 난다 긴다 하는 수재들이 가기 때문에 의사들의 수준이 높은 것이다. 이유는 평생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대로 몰리는 인재들의 절반을 물리학에 투입했으면 노벨 물리학상을 진작 받았을 것이다. 추정이지만 우리나라는 결코 노벨 의학상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의사만 되면 돈벌이에 혈안이 되니 무슨 제대로 된 연구를 하겠는가 말이다. 의대로. 몰리는 인재들의 절반 만이라도 화학공학과에 보냈으면, 최고 수준의 깨끗한 배터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기반기술을 확보했을 것이다. 노벨 화학상도 진작에 받았을 것이다. 추정이기도 하고 바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부는 이러한 의사들의 목소리에는 눈을 감은채 의사인력 수요에 대한 정밀한 추계 없이 취약지와 비인기필수분야의 의사인력 충원을 명분 삼아 졸속적인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 의대 설립 정책은 문제의 근본 해결책이 아닐뿐더러 우리 의료의 고질적인 병폐들을 강화하고 고착화시켜 의료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것이다.

 

=> 환자는 수술이 필요하면 언제든 수술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몇 달씩 기다려서 수술 날자를 받는 상황은 말이 안된다. 한 달에도 수십 만원씩 의료보험료 내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다. 보험료 냈으면 혜택을 받고 싶을 때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의사들이 병원을 세우기 싫어하는 곳에도 병원은 필요하다. 그대들이 의사로서 수련받을 수 있는 모든 돈들이 국민들로부터 나왔고, 그대들이 떵떵거리고 먹고살 수 있는 돈 또한 국민들의 보험료로부터 나왔다. 공공 의대 설립으로 고귀한 그대들이 가고 싶지 않은 곳에 병원을 세우고, 제대로 된 의사를 보내려 한다. 우리들이 낸 세금으로 하려고 한다. 재벌이 되고 싶은 의사들은 열심히 돈 버시라. 아름다운 얼굴을 만들어 주시고, 날씬한 몸매를 만들어 주시라. 모두 허용한다.

 

또한 안전과 효과가 입증 없이, 건강보험 급여화의 기본적인 원칙을 모두 무시한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결정과, 진료의 본질을 무시하고 오직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비대면 진료 육성책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 한의사도 의사다. 양의의 기준으로 한의를 폄훼하지 마라. 그들도 똑같은 수련생활을 거쳤다. 첩약이 급여화될지 말지는 한의사들이 국민과 의논해 결정할 문제다. 양의들 일이나 똑바로 해라. 환자를 돈으로 보지 말고 생명으로 대접하라. 아픈 사람은 불쌍하다. 일부 의사들은 불쌍한 사람들 치료한다는 미명으로 약값 리베이트나 챙기는 정신 상태나 똑바로 세워라. 범죄를 저지르면서 떳떳한 사람들이 문제 아닌가?

 

한방 첩약도 그렇다. 회수 제한은 해야겠지만 열흘 먹는 한약이 20만원이나 되는 상황을 시민으로서 개선해 달라고 요구한다. 나도 한 약 한번 먹어보자. 57년 동안 약 한 첩 못 먹어봤다. 비싸서. 구안와사나 생리통 등 겨우 세 가지 부문에 시범 적용하는 것도 그대들 양의의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이 허술하다고 생각하는가 오만이다. 결국 탄탈로스가 갔던 길을 그대들도 따라가고 싶은가. 신과 같은 국민들이 그대들을 사랑하고 있다. 그 사랑을 오만하게 이용하지 마라.

 

지난 5일 부산의 모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의사가 유명을 달리하는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고(故) 임세원 교수를 잃었던 충격적인 사건의 악몽이 또 다시 반복된 것이다.

 

=> 소방대원도 불끄다 죽고, 목수도 집 짓다 죽고, 농부도 농사짓다 죽는다. 의대 정원 확대가 의사를 죽이는 것이 아니다. 한방 첩약이 의사에게 칼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다. 의사 한 명당 경호원 한 명을 배치해 달라는 것인가. 소방대원 1인당 경호원 한 명을 배치해 달라는 것인가.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경찰이 있다. 경찰이 있어도 사건 사고는 끊임없이 일어난다. 경찰관이 지키고 있어도 주방에서는 칼에 손가락이 베인다.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 의대 설립 등 ‘4대 악 의료정책’을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있는 의료인의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이 급선무임에도 이를 외면해 왔다.

 

의사가 평생을 어렵게 공부하고 익힌 전공을 버려야 하고, 그렇게 의료가 왜곡되고, 진료실에서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불안해하며 사는, 이런 의료환경은 말 그대로 '비정상'이다. 이제는 이런 '비정상'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이미 젊고 푸른 학생들과 젊은 의사들이 그 선봉에 섰다.

 

=> 아무도 그대들에게 의사 가운을 벗고 전공을 버리라 하지 않았다. 비겁하게 학생들과 전공의들 뒤에 숨지마라. 할 이야기 있으면 앞에서 하고, 뒤로 대가 요구하지 마라. 우리의 의료 환경은 전 세계의 시민들이 부러워한다. 공공의료의 틀만 더 확충되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그대들은 돈 벌어서 재벌이 되시라. 우리는 하나의 생명이라도 소중하게 살려야겠다. 응급실 의사도 늘리고, 외과수술 의사도 수련하게 하고, 감염병 전문가도 키워서 말이다. 그대들은 눈썹 라인 예쁘게 그리시라. 돈도 많이 버시고.

 

이에 대한의사협회와 26개 전문과목 학회는 정부에 ‘4대악 의료정책’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한다. 또한 26개 전문과목 학회는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의 투쟁에 적극 동참할 것임을 천명한다.

 

=> 이상과 아래 여섯 가지의 모든 근거없는 주장을 철회하고 열심히 진료해서 돈 많이 벌으시라. 우리는 시민들과 더불어 건강한 생활을 향해 나갈 것이다. 그대들과는 다른 우리의 의사 선생님들과 함께

 

하나. 정부는 졸속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정부는 비효율과 불공정의 산실이 될 공공의대 설립 계획을 철회하라!
하나. 정부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철회하고 필수의료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라!
하나. 정부는 비대면 진료가 잘못된 정책임을 인정하고 즉각 중단하라!
하나. 정부는 의료인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민관협력체계 구축 운영 등 국가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라!

 

2020. 08. 11.

 

대한의사협회, 대한가정의학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내과학회,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병리학회, 대한비뇨의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성형외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신경과학회,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안과학회, 대한영상의학회, 대한예방의학회,대한외과학회,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대한재활의학회, 대한정형외과학회, 대한직업환경의학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대한피부과학회, 대한핵의학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각 학회명칭 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