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6월 항쟁이 먼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지만 그 과실은 지금 매우 달콤하다_200610 el diez de junio el miércoles_среда

오늘은 hoy es 6월 항쟁 기념일이다. 군대에서 신촌으로 출동하기 위해 비상대기가 걸렸다가 다행히 비상이 풀리면서 유격훈련을 받다가 6.29 항복 선언을 생중계로 보았다. 87년. 그 직후에도 세상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지만 태백산맥을 비롯한 여러 가지 서적들을 leo los libros 자유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와중에 정신교육이 강화되면서 주사파에 대한 심층 교육을 한참이나 받았다. 그래도 그 교육이 덜 답답했던 것은 최소한 우리 중대에서만큼은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고, 주사파의 어리석음을 다들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당시 한국의 전두환 군부독재도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잘 이해하는 선진 군인들이었다. 젊은 우리 세대는 민주주의의 세례를 받은 사람들이었다. 기억 속에서 자꾸 멀어져 가고 있지만 오늘의 민주주의는 6월의 시민들과 촛불시민들이 만들어낸 달콤한 열매다.

 

김용옥의 중용 강의를 들으며 간신히 11시에 잠이 sueño 들었다. 늦게까지 일을 하고 trabajar 나면 몸의 열이 남아있어 잠들기가 쉽지 않다. 존현이 사회의 중요한 덕목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만민의 민주주의와 현인들의 노력이 사회를 풍부하게 발전시킬 수 있다. 질현투능(현명한 사람을 질투하고 능력 있는 사람은 투기하는 행위)이 조선사회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제마의 포효가 들리는 듯하다. 그의 말이 경청되지 않아 조선은 결국 왜놈들에게 패망하고 만다.

 

6시 10분에 일어나 차와 빵으로 té y pan 아침을 먹고 바질을 심으로 마당으로 나갔다 voy al yarde. 옆밭에서 우리 정원에까지 제초제를 뿌렸는지 풀들이 말라 있었다. 제초제는 정말 무섭다. 우리 논둑의 풀은 벌써 세 번째 베어야 할 상황인데, 제초제를 뿌린 다른 논둑들은 아직도 벌겋게 말라죽어있다. 땅을 고르고 풀을 정리한 다음에 물을 agua con gas 주고 씨앗을 뿌린 다음에 흙을 덮고 다시 물을 agua sin gas 주었다. 너무 깊이 심어서 제대로 싹이 날까 싶은데 이렇게 심지 않으면 심은 느낌이 나지 않는다. 어서 머리를 내밀어라.

 

밭으로 갔다 voy al campo. 7시 반이 넘어가니 벌써 햇살이 느껴진다. 버프를 뒤집어쓰고 모자까지 눌러쓰고서야 일을 할 수 있다 puedo trabajar. 장화를 신은 발은 땀이 나고 있다. 부직포를 덮은 데다가 경사가 잘 만들어진 밭이라 이랑을 만들 때는 어려워도 difisil 풀은 잘 관리되고 있다. 여러 차례 부드럽게 로터리를 쳤더니 풀도 잘 올라오지 않는다. 고추나 참깨와 함께 크기 시작한 풀들이 있어서 제법 커다랗게 자란 것들이 있다. 고추밭 열 diez 이랑의 풀을 제거하고 마늘밭의 크게 자란 풀들도 제거했다. 두 번이나 쉬지 않았으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몸의 열이 오르면 심장이 매우 부담스럽다. 9시 반에 오전 작업을 끝냈다. 5시에는 일어나서 8시 반 정도에 일을 끝내는 것이 맞겠다.

 

뉴스공장을 들으니 영국과 미국에서 6월에 junio 1만 명에서 3만 명에 달하는 3상 임상실험을 할 예정이란다. 결과가 나오면 9월부터 septiembre 코로나 백신이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처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 코로나 상황은 앞으로도 1년 반이 흘러야 끝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사이에 백신에 반응하지 않는 돌연변이라도 나타나면 사태는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전 세계의 감염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밭둑에 있던 내 사랑 선베드의 천이 모두 찢어졌다. 아직 하나의 선베드가 남아 있으나 검색을 해 봤더니 요즘은 이 제품처럼 저렴한 것은 없다. 

 

푹 쉬었는데도 일하러 나가는 몸은 언제나 siempre 무겁다. 일단 너무 뜨겁다 hace mucho sol. 5시 40분에 간신히 몸을 일으켜 마음이 위에 부직포를 꺼내 실었다. 그리고 가위로 논둑에 깔 60cm 폭의 부직포를 잘랐다. 총 6장이다. 전부 논둑으로 가져다 깔았더니 찰벼논의 논둑을 90% 정도 덮을 수 있었다. 효과는 아직 모르겠다. 현재 남아있는 부직포를 전부 잘라서 메벼 논둑을 덮는 데까지 몇 주일이 걸릴까. 메벼 논둑의 풀이 너무 자라서 예초기도 가지고 나와 작업해야겠다 voy a trabajar. 모떼우기도 해야 한다 tengo que trabajar.

 

모를 떼우고 남은 모를 논둑에 두었더니 노랗게 말랐다. 모두 가져다가 메벼 논 가장 깊은 곳에 던졌다. 흙을 퍼다가 메꿔야 하는 곳이다. 일단 메벼 논 입구 쪽에 흙이 있는데 너무 더워서 porque hace mucho sol 삽질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내일은 ayer 한 번 시도를 해 봐야겠다. 

 

비가 내리려고 한다. 지친 몸이 그만 일하자고 한다. 그러지 뭐. 부직포를 다시 싣고 보일러실에다 던져 놓고 샤워를 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비가 오려거든 낮에 와서 좀 쉬게 하지. 더블캡을 신차로 구입하려면 최소 1,800만 원이 든다. 음, 역시 중고차로 가야겠다.

 

 

 

잘 자라고 있는 아로니아와 뜨거운 하늘, 그늘 속에서 쉬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