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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운동도 하고 일도 하고_181029 빠니질리닉 понедельник

그리미의 배웅을 받으며 씩씩하게 농원으로 출발. 10시 반이 넘어 삼성 헬스장에 도착했다. 금왕 헬스장에 비해 좁고, 기구들이 낡은 데다가 샤워장도 없다. 연회비까지 1년에 만 원을 내라고 커다랗게 써 붙여져 있어서 마음이 불편하다. 일 하느라 한 달 동안 헬스를 하지 못해서 온 김에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했다. 완전 전세 내었다. 불편한 기구들이었지만 운동을 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운동을 마치고 농원에서 부모님과 점심을 먹고 20분 책 읽고 30분 자다가 들깨를 베러 나갔다. 오후 3시가 약간 넘은 시간인데, 날이 쌀쌀하고 바람이 분다. 감기가 나으신 어머니는 밭을 엉덩이로 쓸고 다니시면서 일하고 계신다. 이런 모습도 얼마나 오래 볼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다. 앞으로는 내가 일하는 동안 두 분이 교대로 새참이나 내오시게 될 것이다. 슬슬 산책이나 하시면서. 그 전에 밭을 지배해야 한다. 완전하지는 않겠지만.


열 줄 정도 남아 있던 들깨는 두 시간 만에 전부 베어내고, 벌레들 덕분에 한 톨의 수확도 건지지 못한 콩을 잘라내기로 했다. 낫으로 정성껏 자르려니 팔이 너무 아프다. 예초기를 가져다가 순식간에 해치우고 밭둑 주변의 풀도 일부 베어냈다. 밭의 경사를 잘 고르고, 이랑을 잘 만들어야 한다. 두 시간 반 정도 일했는데도 허리가 아프다. 주말 2박 3일을 운전과 술로 보냈더니 지난 주 노동에 지쳤던 허리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한 모양이다. 들깨 탈곡기를 1일에서 7일로 변경해서 빌렸다. 내일 아침에는 안개가 끼지 않는다면 찰벼논의 벼 벨 준비를 해 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