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브라예 우뜨라 доброе утро는 아니고, 날이 매우 흐리다. 마음이 열쇠를 집에 두고 오는 바람에 15km 뺘뜨나쨔찌 пятнадцать를 더 달려야 했다. 아들 둘이 버스에 사람이 많다고 전철역까지 걸어가고 있었다. 차를 돌려 전철역에 데려다 줘도 되는데, 정신이 없어서 그냥 왔다.
일정이 순조로웠으면 금왕읍 체력단련장에서 헬스를 하고 들어가려 했는데, 꼬이는 바람에 집으로 바로 가야했다. 점심을 먹고 마을 회관에서 태양광 발전 설치에 대한 회의가 있었다. 내곡 저수지에 수자원공사에서 10% 정도 되는 수면 면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 때 망가져버린 수자원공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있는 일인데, 아무래도 접근 방식이 이런 식이면 실적이 좋지 못할 것같다. 마을 주민들과 수자원공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면서 환경 문제도 최소로 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서 추진하면 많은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디어는 없다. 공모라도 해서 확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어머님이 회관에서 치매예방 교육을 받으시는 동안 한 시간 정도 헬스를 하고 왔다. 개운하다.
쉴 틈도 없이 논으로 갔다. 지난 주 보다도 많이 넘어지고 있다. 남들은 삼광을 심으면 농사가 잘 되어 쓰러진다고 하는데, 우리는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 논둑을 한 시간 정도 베다가 시험삼아 논으로 들어가서 다섯 포기를 묶어 보았다. 발이 빠지기는 하지만 일할 만 했다. 가지고 간 비닐끈을 가지고 총 30묵음을 만들었다. 오늘 내리는 비에 어떻게 되는지를 보고 전체 메벼논에 적용하면 될 것이다. 대충 보아도 논의 절반은 벼가 쓰러지고 있다. 한 시간에 5% 정도 작업을 했다고 하면 10시간 정도 작업량이 될 것이다.
써레질과 우렁이로 올해 처음으로 논에서 풀뽑기를 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풀메는 일이 없어지니 벼가 쓰러진다며 걱정을 하시는데, 풀메는 일과 벼 묶어주는 하늘과 땅처럼 차이나는 일이다. 일도 그리 힘들지 않다. 앞으로도 계속 벼가 쓰러질 정도로 농사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일의 막바지에 먹장구름이 밀려 오더니 비가 쏟아진다. 그 비를 기쁘게 맞으며 일을 다 마쳤다. 이번 주 내내 논둑 풀 베기와 벼포기 묶어주기를 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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